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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의 연구개발시설에서 시험 장비 보전 업무를 수행한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과 원청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된다고 본 사례

2024.07.29.

[노동팀 뉴스레터 제5호]


대상판결: 대법원 2024. 6. 17. 선고 2019다279344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의 자동차 연구·개발 시설인 A연구소는 판매용이 아닌 각종 시험용 시제차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새로 고안, 설계된 자동차의 품질과 성능을 평가해 자동차의 연구·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습니다.


피고는 1996년경부터 도급 형식의 계약을 체결하여 협력업체 B사에게 A연구소의 보전 업무 중 예방점검 및 이에 수반하는 경정비 업무를 맡기고, 보전 업무 가운데 수리 업무는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들이 수행하도록 해왔습니다.


원고 등은 피고가 불법으로 근로자들을 파견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제1심은 A연구소의 보전 업무는 피고가 정한 전체 장비 목록 등에 의해 결정됐고, 이들에 관해 B사가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사실상 거의 없었다고 보아, 원고 등이 협력업체 B사에 고용된 후 피고의 A연구소에 파견돼 피고로부터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반면 원심은 ① 원고 등이 A연구소 시험팀 일정에 맞춰 업무를 수행한 것은 예방·보전 업무 특성에서 비롯된 업무상 협력관계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원고 등이 시험팀이 지정하는 시간에 구속돼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볼 수는 없고, ② 피고가 작성한 예방점검표 역시 기본적인 점검사항을 담고 있을 뿐 이를 통해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한 건 아니며, ③ B사에 소속된 원고 등이 수행하는 예방·보전 업무와 A연구소 소속 피고 근로자들의 연구·개발 업무는 명확하게 구별돼 작업량, 작업내용면에서 연동될 여지도 없어, 원고 등이 구조적·상시적으로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하나의 작업 집단으로 구성되어 공동 작업을 하였거나, 피고 소속 근로자의 업무를 대신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 등과 피고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근거로 원고 등과 피고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피고는 1996년경부터 도급 형식의 계약을 체결하여 협력업체 B사에게 A연구소의 보전 업무 중 예방점검 및 이에 수반하는 경정비 업무를 맡기고, 수리 업무는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들이 수행하였다. 원고 등은 피고가 제공한 예방점검표에 따라 점검결과를 표시하고 조치내용 및 측정데이터 등을 적어 피고 담당자로부터 확인을 받는 방식으로 보전 업무를 수행하였다. 또한 피고는 피고의 사무실에서 B사와 주 1회 업무회의를 통해 보전 업무의 진행을 관리하고 지시사항을 전달하였다.


② 피고가 보전 업무와 관련하여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들과 협력업체 B사 소속 근로자들이 담당해야 할 업무내용을 구분해 두기는 하였지만, 실제로는 피고 정규직 근로자들과 원고 등의 업무 범위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아니하여 일부 장비의 경우에는 함께 업무를 담당하기도 하고, 장비 고장이 발생한 경우 피고 정규직 근로자의 요청에 따라 수시로 공동 작업을 수행하기도 하였다.


③ 피고는 도급계약에서 도급금액을 표준정원(T/O)에 계약단가를 곱한 금액으로 정하면서, 실제 투입된 근로시간이 표준정원(T/O) 산출의 기준이 된 시간당 1인의 작업량(M/H)에 미달할 경우 미달분을 도급금액에서 공제하였고, B사는 매월 근로자별로 결근 여부 및 근로시간을 정리한 작업월보를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따라서 B사는 피고가 정한 표준정원(T/O)에 해당하는 인원만을 채용하고, 일반적 작업배치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B사 근로자들의 세부 업무에 대한 직무교육을 수개월간 직접 실시하기도 하였다.


④ 원고 등의 업무는 비교적 단순한 작업을 반복하는 것으로서 협력업체의 전문적인 기술 등이 요구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B사는 종전 업체 직원들의 고용을 그대로 승계하였을 뿐 보전 업무에 고유 자본이나 기술을 투입한 바가 없고, 별도의 사업장이나 사무실조차 두고 있지 않는 등 업무 수행에 필요한 물적 설비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3. 의의 및 시사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사업의 주요 생산 공정(업무)이 아닌 연구·개발 시설에서 보전 업무를 수행한 하청업체 근로자들도 원청의 사업에 편입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대법원은 원고 등이 피고로부터 제공받은 예방점검표에 따라 점검 결과를 표시하고 측정 데이터 등을 기재해 시험팀 담당자로부터 확인을 받는 방식으로 보전 업무를 수행했고, 그 보전 업무와 관련해 정규직 근로자와 협력업체 B사 근로자가 담당하는 업무의 범위가 실제로는 명확히 구분되지 않았으며, 장비 고장이 발생한 경우 수시로 공동 작업을 수행하기도 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B사가 A연구소의 보전 업무를 담당할 근로자에 대한 일반적인 작업배치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없었고, 그 업무 수행에 필요한 사업장이나 물적 설비를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는 점도 근로자파견관계 인정의 근거로 판시했습니다.


후술하는 대법원 2024. 6. 17. 선고 2021다242208 판결(소방 업무) 및 대법원 2024. 6. 17. 선고 2021다226558 판결(품질검사 업무)이 대상판결과 같은 날에 선고되었는데, 이를 비롯하여 근래에 자동차(부품) 제조업계에서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 내지 부정된 주요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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