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의 자동차 공장에서 소방 업무를 담당하는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가 원청과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고 본 사례
2024.07.29.
[노동팀 뉴스레터 제5호]
대상판결: 대법원 2024. 6. 17. 선고 2021다242208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전주 등에 공장을 두고 자동차 및 그 부품의 제조·판매업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협력업체 소속으로 피고의 전주공장에서 소방설비 점검, 방화, 순찰, 소방 훈련 등 소방 관련 업무를 담당해온 근로자들입니다. 한편 피고의 전주공장은 정규직 근로자들로 구성된 환경안전팀이 안전 및 소방 관련 업무를 총괄·관리하고 있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가 조별 근무시간을 지정하면 원고들끼리 협의하여 근무시간을 구체적으로 기재한 근무편성표를 작성해 환경안전팀의 결재를 받았고, 작업형태, 근태, 연장, 실작업시간 등이 담긴 작업일보도 매일 작성하여 환경안전팀의 결재를 받았습니다.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지휘·명령을 받아 업무했다며 피고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제1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근거로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① 업무의 내용상 소방 업무와 자동차 생산 업무는 명확하게 구별되고 소방 업무는 작업량, 작업 내용 면에서 주요 업무인 자동차 생산과 연동될 여지가 없으며 대체 가능성 또한 전혀 없다. ② 원고들이 매일 작성한 소방방재실 업무일지에 피고의 지시사항이 있기는 하였으나, 이는 피고 측이 필요로 하는 부분이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되도록 업무를 구체적으로 지정하거나 계약 이행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업무 수행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이를 업무 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로 볼 수 없다. ③ 원고들과 피고의 직원 등이 포함된 단체대화방이 있었으나 피고가 이를 원고들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하는 용도로 사용하지는 않았다. ④ 투입되는 근로자 수가 표준 T/O에 따라 정해졌으나, 그 인원 내에서 협력업체가 스스로 근로자를 채용 및 배치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제1심과 달리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고,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수긍하는 취지로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원심에서 판단의 주된 근거로 제시한 사정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 원고들이 피고가 작성한 체크리스트, 소방설비별 유의사항에 따라 설비점검 업무를 수행하여 환경안전팀의 결재를 받고, 소방안전교본에 따라 종합방재실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피고가 지정한 코스, 장소에 따라 방화 및 순찰업무를 수행하였는바, 이는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상당한 지휘·명령에 해당한다. ② 원고들이 피고 환경안전팀 정규직 근로자의 업무 사항 중 상당부분을 단독으로 또는 정규직 근로자와 함께 수행하는 등 피고 환경안전팀 소속 정규직 근로자들과 전체적으로 하나의 작업집단으로서 피고의 필수적이고 상시적인 업무를 수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 ③ 협력업체가 원고들에 대한 근로조건 등에 관한 사항을 독자적으로 결정하였다고 볼 수 없고, 피고와의 위탁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도 갖추고 있지 않았으며, 원고들이 맡은 업무의 내용이 피고 환경안전팀 정규직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주요 생산 공정(업무)이 아닌 비생산 공정(업무)에서 처음으로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소방 업무는 미화 업무나 보안 업무 등과 마찬가지로 대표적인 비생산 공정(업무)에 해당하므로, 소방 업무를 수행하는 협력업체 근로자에 대한 근로자파견관계 인정은 앞으로 다양한 공정이나 업무에서 불법파견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음을 의미하고, 이에 따라 관련 법적 문제가 증대될 소지가 큽니다. 또한 소방 업무는 사업장의 안전관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산업안전과 불법파견 간의 절충점을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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