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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의 또 다른 협력업체의 공장에서 CKD 품질관리업무를 담당한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고 본 사례

2024.07.29.

[노동팀 뉴스레터 제5호]


대상판결: 대법원 2024. 6. 17. 선고 2021다226558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자동차 부속품 제조 판매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사내 협력업체인 A, B와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의 또 다른 협력업체인 포장협력사들의 공장 내에서 CKD 검사원으로 근무하다가 사직한 사람들입니다. 


피고는 협력업체 A, B와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협력업체들로 하여금 피고의 부품협력사들이 생산한 반조립 상태의 수출용 자동차 모듈 및 부품의 품질을 검사하는 업무(CKD 품질관리업무)를 맡도록 했습니다.


피고의 협력업체 A, B는 별도의 취업규칙을 마련하여 업체 명의로 채용공고를 내어 근로자를 채용하거나 소속 근로자의 승진 및 징계 등에 관한 인사권 · 징계권을 행사하고 임금 등을 직접 지급하였고, 근로소득세 원천징수와 납부, 연말정산 등의 업무를 직접 처리하였으며, 업체의 명의로 국민연금, 고용보험, 국민건강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하고 사업자등록 및 사업소득세 납부를 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습니다. 한편 협력업체 A 소속 근로자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A와 사이에 단체협약을 체결하기도 하였고, 협력업체 B에서는 노사협의회가 구성되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와 묵시적근로관계 내지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내지 고용의 의사표시 청구 및 (사직 후 기간에 대한 청구를 포함하여) 임금 내지 임금 상당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제1심 및 원심은 원고들이 피고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제정 파견법이 적용되는 원고는 피고에게 직접 고용된 것으로 간주되었고, 개정 파견법이 적용되는 원고들에 대해서는 피고에게 직접 고용할 의무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피고에게 그에 따른 임금지급의무 내지 임금 상당 손해배상의무도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피고가 불복하여 상고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가. 근로자파견관계 성립 여부


대상판결은 원심이 다음과 같은 이유를 근거로 원고들과 피고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이에 근로자파견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① 원고들은 피고 측이 제공한 CKD 업무표준과 CKD 중점검사기준서에 따라 작업을 하였다. 위 업무표준은 CKD 품질관리업무의 흐름, 내용, 방법을 정하고, 피고 소속 품질팀 근로자들의 역할과 책임을 규정하여 이 사건 각 협력업체 소속 품질관리원들에 대한 피고의 관리, 교육을 예정하고 있었으며, 중점검사기준서에는 부품의 불량 여부를 판단하는 구체적인 작업방법과 요령(검사항목, 검사방식, 확인할 구성품, 부품별 치수, 불량품의 사진 등)이 상세히 기재되어 있었다. 원고들은 이러한 피고의 지침에 구속되어 품질관리업무를 수행하면서 피고 소속 품질팀 근로자들로부터 수시로 이메일 등을 통하여 직접적, 개별적인 업무지시를 받고 그 업무수행 결과를 위 근로자들에게 보고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들을 비롯한 이 사건 각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의 CKD 품질관리업무 수행 전반에 관하여 직·간접적인 지휘, 명령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② 비록 원고들은 피고의 포장협력사들의 공장 내에서 근무하여 피고의 근로자들과 상시적으로 함께 근무하지는 않았지만, 피고 소속 품질팀 근로자들에게 수시로 부품의 불량에 관한 보고를 하여 피고 소속 품질팀 근로자들이 부품의 품질 및 문제점을 즉각적으로 파악하도록 하고, 위 근로자들로부터 다시 새로운 지시를 받아 문제점이 개선되었는지를 보고하는 등 피고 소속 품질팀 근로자들과 서로 긴밀하게 업무연락 및 지시·보고를 하는 관계에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피고 소속 품질팀 근로자들은 주기적으로 원고들의 작업장을 방문하여 지시사항을 전달하거나 업무수행 결과를 감독하고 회의를 하였는바, 원고들은 피고 소속 품질팀 근로자들과 CKD 품질관리업무와 관련하여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다.


피고는 이 사건 각 협력업체에 추가로 배치할 근로자의 수를 지정하는 등 작업배치권을 행사하였고, 피고 소속 품질팀 근로자가 직접 원고들을 대상으로 업무 관련 교육을 실시하며 상시적으로 이 사건 각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근태현황을 보고받았다.


원고들은 도급계약에서 정해진 업무 외에도 다양한 부수업무를 수행하여 업무수행 범위가 구체적으로 한정되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각 협력업체는 피고로부터만 CKD 품질관리업무를 도급받아 수행하였을 뿐 별다른 전문성, 기술성을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고, 해당 업무 수행에 필요한 물적 설비 역시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나. 협력업체와 고용관계가 단절된 기간에 대한 청구 가부


대상판결은 또한 원고들이 협력업체(파견사업주)와 고용관계가 단절된 기간에 대하여도 임금 내지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원고들이 피고와 근로관계를 종료하겠다는 명시적인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원고들은 협력업체 A, B에서 담당하던 CKD 품질관리업무가 폐지됨으로써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거나 휴직 후 기존 협력업체에 복직할 수 없어 부득이하게 사직한 것으로 보이며, 원고들과 파견사업주인 협력업체 A, B 사이에서 발생한 사정을 들어 직접고용간주 효과 또는 피고의 직접고용의무가 소멸한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협력업체에서의 사직 후 시간에 대한 청구를 인용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였습니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가 원청의 사업장이 아닌 또 다른 협력업체의 사업장에 배치되어 업무를 수행한 경우에도 원청 소속 근로자들과 하나의 작업집단을 구성하여 원청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 최초의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과 원청 소속 근로자들이 하나의 작업집단을 구성하여 실질적으로 원청의 사업에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업무 공간이라는 물리적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에 관한 지시, 연락, 보고 등이 긴밀하게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주요 지표로 삼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회사의 사업장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의 업무를 협력업체에 도급하는 경우에도 불법파견이 인정될 수 있으므로, 이에 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상판결은 또한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의 해고, 파견사업주 변경 과정에서의 고용관계 미승계, 파견사업주의 정년 도과 등 파견사업주나 사용사업주에 의하여 사용사업주에게 근로를 제공할 수 없게 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근로제공 중단은 사용사업주의 책임 있는 사유 등으로 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한 최근의 사례(대법원 2024. 3. 12. 선고 2019다223303, 223310 판결)와 마찬가지로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됨에 따라 원청에게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이후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 협력업체에서 사직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직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의사에 따른 것이 아닌 부득이 사유에 의한 경우라면 여전히 원청에게 직접고용의무가 존속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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