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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플랫폼 운영회사와 업무위탁 계약을 체결하고 배달 업무를 수행한 라이더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2026.08.31.

노동팀 뉴스레터 제27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서울고등법원 2026. 7. 3. 선고 2024나2037832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 회사는 모바일 배달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피고 회사는 이용자가 플랫폼을 통하여 가맹점에 음식 주문을 하면 그 주문의 접수와 배달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서비스(이하 ‘이 사건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원고는 2021. 5. 21.경 피고 회사와 ‘배송대행 업무위탁 계약’(이하 ‘이 사건 업무위탁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원고는 2021. 5. 21.부터 2021. 12. 6.까지 피고 회사의 한 지점에 소속되어 배달기사(이하 ‘라이더’)로서 배달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피고 회사는 2021. 7. 1.경 원고가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25조 제1항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원고로부터 노무를 제공받게 되었음을 근로복지공단에 신고하였습니다. 그 후 피고 회사는 2021. 12. 6. 원고에게 이 사건 업무위탁 계약의 해지를 통보하였습니다(이하 ‘이 사건 해지통보’).


원고는 이 사건 업무위탁 계약의 실질에 비추어 자신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원고는 이 사건 해지통보가 해고에 해당하고, 서면에 의한 해고사유 통지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며 정당한 사유도 없어 무효라는 취지로 해고무효확인과 해고기간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제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7. 12. 선고 2022가합534381 판결)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라이더가 배달 요청의 수락 여부와 배달 경로를 자율적으로 결정하였고, 피고 회사에 별도의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이 존재하지 않았던 점 등을 이유로 원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부정한 것입니다. 다만 제1심은 부당노동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를 판단하면서, 라이더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는 해당하나,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항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제1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일부 취소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 해지통보가 무효임을 확인하고 피고 회사에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명하였습니다.


가. 관련 법리


①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사용자가 정한 취업규칙 등이 적용되는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 따라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② 온라인 플랫폼을 매개로 근로를 제공하는 플랫폼 종사자가 근로자인지를 판단하는 경우에는, 직접적으로 개별적인 근로계약을 맺을 필요성이 적은 사업구조와, 일의 배분과 수행 방식 결정에 온라인 플랫폼의 알고리즘이나 복수의 사업참여자가 관여하는 노무관리의 특성을 고려하여 위 요소들을 적정하게 적용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4두32973 판결 참조).


나. 원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긍정


대상판결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 회사의 지휘·명령을 받아 종속적인 관계에서 배달 업무라는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사업 구조 및 라이더의 지위) 피고 회사 사업의 실질은 상품 배달 서비스의 구축·운영에 있고, 라이더는 그 본질적 부분인 배달 업무를 수행하는 핵심 인력이다. 라이더는 독립사업자로서 플랫폼을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 회사가 제공하는 앱을 통해서만 배달 주문을 수락하고 배달을 수행할 수 있는 구조에서 피고 회사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된다.


② (업무 내용과 보수 기준의 결정) 라이더에게 표시되는 주문 목록은 피고 회사가 설정한 기준에 따라 앱의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구성한 것이고, 피고 회사는 관리자용 프로그램으로 이미 완료된 배차를 취소하기도 하였다. 기본 배달료, 할증 배달료, 페널티, 수수료 등 보수의 각 요소도 모두 피고 회사가 정한 기준과 내부 정책에 따라 결정되었고, 라이더가 이에 관여하거나 달리 정할 재량은 없었다.


③ (상당한 지휘·감독) 피고 회사의 관리직은 앱에 기록되는 GPS 정보와 연동된 관리자용 프로그램을 통하여 라이더의 위치와 배달 현황을 실시간으로 조회하고, 단체 대화방을 통하여 배차와 관련된 구체적인 지시사항을 반복적으로 전달하였다. 또한 피고 회사는 복장과 용모를 규제하였고, 근무 수행이 불량한 라이더에게는 묶음배달 개수의 상한을 하향 조정하는 방식으로 제재를 가하였다.


④ (근무시간 및 근무장소) 피고 회사는 라이더를 모집하면서 사전에 근무시간과 장소를 협의하였고, 관리직을 통하여 출퇴근을 개별적으로 확인하면서 출근을 독려하였다. 정해진 근무시간을 준수하지 않는 경우에는 경고, 면담, 묶음배달 상한 하향 등의 불이익 조치를 시행하였으므로, 원고의 복무에 대한 일정 수준의 강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⑤ (사업자적 징표 및 보수의 성격) 라이더는 배달 업무에 필수적인 앱을 소유할 수 없었고, 오토바이·배달상자 등 대부분의 비품도 피고 회사로부터 제공받았으며, 제3자에게 업무를 대신 수행하도록 하는 것도 불가능하였다. 원고가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받지 않은 사정은 온라인 플랫폼을 매개로 한 노무제공의 특성에 기인하고, 건별로 산정되는 보수도 실질적으로는 근로에 대한 대가적 성격을 가진다.


⑥ (계속성·전속성 등) 원고는 앱에 접속하여 근무하는 시간 중에는 피고 회사의 배달업무만 전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 원고가 취업규칙을 적용받지 않았다거나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지 않았고 사회보장제도에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취급되었다는 사정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피고 회사의 의사에 따라 임의로 정해진 것이다.


⑦ (플랫폼 노동 종사자의 보호) 원고가 전형적인 근로자에 비하여 상당히 완화된 형태로 노무를 제공한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앱에 접속하여 근무하는 동안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하였다고 판단되는 이상 원고 역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 별도의 입법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더라도, 입법 시까지 만연히 근로자성을 부인하는 것보다는 근로기준법 규정의 탄력적인 해석을 통해 근로관계를 실질에 맞게 규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 해고의 효력 및 미지급 임금 산정 방법


① 이 사건 해지통보는 원고의 자발적인 의사 없이 피고 회사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것으로서 해고에 해당한다. 피고 회사가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제2항을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어 효력이 없다.


②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별도의 합의가 없으므로, 월별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월별 임금액을 산정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 제공의 대가로 지급받았던 실제 수입을 기초로 산정한 월별 평균 수입을 월별 임금액으로 삼는 것이 타당하다.


③ 산정 기간에 관하여, 평균임금에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이라는 제한적 기간을 그대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라이더는 수입의 변동성이 크고 원고의 전체 근로기간도 길지 않으므로, 전체 근로기간을 기준으로 월별 평균 수입을 산정함이 타당하다.


④ 원고는 오토바이 수리비, 과태료의 경우 우연한 사고로 인해 일시적으로 발생한 금원으로서 원고의 해고기간 동안 같은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상정할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은 금액을 원고의 수입에서 공제하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고와 같은 라이더의 업무특성상 통상적인 방식과 같이 월별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월별 임금액을 산정할 수 없어 원고가 근로 제공의 대가로 지급받았던 과거의 실제 수입을 기초로 해고 기간 동안의 원고의 월별 수입을 추정하는 이상 업무로 인하여 원고에게 발생한 손실 부분도 포함하여 원고의 수입을 추인할 수밖에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⑤ 이에 따라 원고의 월 임금은 근로기간 중 총 수입을 근로기간으로 나눈 4,190,226원이다.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원고가 얻었음을 자인하는 월 임금액의 30% 상당 중간수입을 공제한 미지급 임금과 2022. 6. 28.부터 복직일까지 월 2,933,158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배달플랫폼의 구체적 운영 실태를 전제로 플랫폼 종사자인 라이더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정면으로 인정한 항소심 판결입니다. 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4두32973 판결이 제시한 플랫폼 종사자(프리랜서 드라이버)에 관한 판단 기준을 배달플랫폼 라이더에도 적용한 사례로서 참고할 만합니다.


특히 대상판결은 라이더가 주문의 수락 여부와 근무시간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형식적 자율성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성을 인정하였습니다. 앱의 알고리즘이 배차의 범위를 사전에 결정하고, 관리자용 프로그램을 통한 실시간 관제와 배차 취소가 가능하며, 단체 대화방을 통한 지시가 반복되었다는 점을 실질적인 지휘·감독으로 평가한 것입니다. 나아가 묶음배달 개수 상한의 하향 조정과 같이 보수에 직접 영향을 주는 조치를 사실상의 제재 수단으로 본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플랫폼 사업자로서는 계약의 형식이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신고 여부만으로 근로자성이 부정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배차 알고리즘의 설계와 운용, 관리자용 프로그램의 통제 기능, 단체 대화방을 통한 지시, 복장·용모 규제, 페널티와 묶음배달 상한 조정 등 개별 관리 수단이 지휘·감독의 징표로 평가될 수 있으므로, 그 운용 실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대상판결은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없는 플랫폼 종사자의 해고기간 임금 산정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평균임금 산정의 3개월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고 전체 근로기간의 평균 수입을 기준으로 삼았으며, 업무 과정에서 발생한 오토바이 수리비·과태료 등 비용을 공제한 순수입을 기초로 하였습니다. 유사 분쟁에서 임금 상당액을 다툴 때 참고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아울러, 정부는 최근 「일하는 사람을 위한 기본법」 및 근로자추정제(근로기준법 개정)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해당 법령 제·개정이 이루어질 경우 플랫폼 종사자와 관련한 규제가 엄격해지거나, 플랫폼 종사자의 근로자성에 관한 분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관련 동향도 함께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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