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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운송업체가 집배점 택배기사들과의 관계에서 구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 사례

2026.08.31.

노동팀 뉴스레터 제27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대법원 2026. 7. 9. 선고 2024두37015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는 상시 약 5,500명을 사용하여 화물운송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입니다. 원고는 전국에 13개의 허브터미널과 약 270개의 서브터미널을 운영하면서, 약 1,800개의 집배점과 위수탁계약을 체결하고 있습니다. 원고의 택배 업무에 종사하는 택배기사 약 18,000명 중 약 17,000명은 집배점과 위수탁계약을 체결하고 택배 업무를 수행하는 택배기사(이하 ‘집배점 택배기사’)입니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노동조합’)은 전국 단위의 산업별 노동조합입니다. 참가인 노동조합에는 원고의 167개 집배점에 소속된 택배기사를 포함하여 약 1,200명의 택배기사들이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습니다.


참가인 노동조합은 2020. 3. 12.부터 2020. 5. 18.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습니다. 교섭요구사항에는 ① 서브터미널에서의 배송상품 인수시간 단축, ② 서브터미널에서의 집화상품 인도시간 단축, ③ 서브터미널 작업환경 개선, ④ 주5일제 실시, ⑤ 급지수수료 인상·개선, ⑥ 사고부책 개선의 6가지 요구사항이 포함되었습니다(이하 ‘이 사건 교섭요구사항’). 그러나 원고는 자신이 집배점 택배기사의 사용자가 아니라는 등의 이유로 이를 거부하였습니다(이하 ‘이 사건 단체교섭거부’).


참가인 노동조합은 2020. 9. 29. 이 사건 단체교섭거부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3호의 단체교섭거부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습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구 노동조합법(2025. 9. 9. 법률 제210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의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2020. 11. 30. 위 구제신청을 각하하였습니다. 반면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6. 2. 원고가 이 사건 교섭요구사항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보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구제신청을 인용하였습니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제1심(서울행정법원 2023. 1. 12. 선고 2021구합71748 판결)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원심(서울고등법원 2024. 1. 24. 선고 2023누34646 판결)은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습니다. 원심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3호의 사용자가 근로자와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로서의 권한 및 책임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정도로 근로조건 등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교섭요구사항 전부에 대하여 그러한 지위에 있으므로 구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개정 노동조합법(2025. 9. 9. 법률 제21045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개정 노동조합법’)이 시행되기 전의 사안에 대해서는 구 노동조합법 제2조가 적용된다는 전제 하에,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였습니다.


가. 노동조합법의 개정 및 관련 법리


① 구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25. 9. 9. 법률 제21045호로 개정되면서 같은 호에 “이 경우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그 범위에 있어서는 사용자로 본다.”라는 후문이 추가되었다.


② 위 신설조항에 관하여는 경과규정을 두지 않았다. 따라서 2020년경의 단체교섭거부가 부당노동행위인지 문제되는 이 사건에는 구 노동조합법 제2조가 적용된다.


③ 대법원은 그동안 노동조합에 대하여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라 함은 ‘사용종속관계가 있는 자, 즉 근로자와의 사이에 그를 지휘·감독하면서 그로부터 근로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를 말한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구 노동조합법 제2조가 적용되는 사안에서,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관한 위 종전 법리는 타당하므로 유지되어야 한다(대법원 2026. 5. 21. 선고 2018다29622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사안의 적용


① 원고와 집배점 택배기사 사이에 명시적·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집배점 택배기사들에 대한 관계에서 구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②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단체교섭거부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3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구 노동조합법상 사용자 및 단체교섭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법원 2026. 5. 21. 선고 2018다296229 전원합의체 판결은 구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경우, 원청이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에 대해서만 교섭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은 대법원 2026. 5. 21. 선고 2018다296229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를 고려하여,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전에 원청이 하청 노동조합의 교섭요구를 거부한 경우, 그와 같은 거부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는 구 노동조합법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을 재차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다만 대상판결은 구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사안에 관한 것이고, 개정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경우 원청이 하청 노동조합과 교섭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판단한 것은 아닙니다. 개정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 후문에 따라, 원고와 같은 지위에 있는 사업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추후 법원의 태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대상판결의 판단은 항소심이 계속 중이거나 선고를 앞둔 유사 사건들의 결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유사 사건들의 경과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구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던 시기 원청이 하청 노동조합의 교섭을 거부한 행위가 부당노동행위인지가 문제된 주요 사건들의 진행 경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건번호 개요 진행 상황

서울고등법원

2025누7986호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제철업)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이를 거부한 경우,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

2026. 10. 2.

선고 예정

서울고등법원

2025누7936호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조선업)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이를 거부한 경우,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

2026. 10. 2.

선고 예정

서울고등법원

2025누9185호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백화점·면세점업)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이를 거부한 경우,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

2026. 10. 2.

선고 예정

서울고등법원

2025누9081호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공항 내 면세점업)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이를 거부한 경우,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 변론 계속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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