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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0시간제 도입에 따른 연·월차휴가제도 개편과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 도입을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본 사례

2026.08.31.

노동팀 뉴스레터 제27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7. 3. 선고 2024가합46147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들은 피고 A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에서 책임매니저(구 과장급) 이상의 간부사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람들입니다. 피고 회사는 자동차 등의 제조·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1999년 간부사원에게만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연봉규정(이하 ‘간부사원 연봉규정’)을 제정하여 운용해 왔습니다. 


이후 피고 회사는, ① 개정 근로기준법(주 40시간제 도입, 월차유급휴가 폐지, 연차유급휴가 개편)을 반영하여 2004. 7. 1.경 간부사원 취업규칙을 개정하고(이하 ‘2004년도 취업규칙’), 그 보전조치로 2005년부터 부장·차장·과장 직급의 기본급을 각 인상하였습니다. 또한, ②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라 설명회를 거쳐 2015. 12.경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도입을 내용으로 하여 간부사원 취업규칙을 개정하였습니다(이하 ‘2015년도 취업규칙’).


원고들은 ① 연·월차휴가제도에 관한 2004년도 취업규칙 개정, ② 미사용 연·월차휴가수당을 ‘기본연봉 1일분의 100%’로 정한 1999년도 간부사원 연봉규정의 제정, ③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2015년도 취업규칙 개정이 모두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함에도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거치지 않아 무효이고, 위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에서 금지하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피고 회사는 본안 전 항변으로 이 사건 소송은 2004년도 취업규칙이 개정된 시점으로부터 19년 7개월이 지난 시점에 제기되어 신의칙 내지 실효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하였으나, 대상판결은 원고들의 권리행사가 신의칙에 반한다거나 실효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피고 회사의 본안 전 항변을 기각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은 2004년도 취업규칙 등의 제·개정이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지 않거나 적법한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거쳤다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불이익변경 여부는 어느 근로조건의 변화와 대가관계·연계성이 있는 다른 근로조건의 변화까지 함께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법리(대법원 1997. 8. 26. 선고 96다1726 판결 등)를 전제로 판단하였는데, 쟁점별 구체적인 판단의 근거는 아래와 같습니다.


가. 2004년도 취업규칙 개정이 불이익변경인지 여부(부정)


① 2004년도 취업규칙 개정으로 월차휴가가 폐지되고 상한이 없던 연차휴가에 25일의 상한이 설정된 사실은 인정된다.


② 그러나 2004년 개정 당시의 개정 근로기준법은 법정근로시간을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하면서 월차유급휴가를 폐지하고 연차휴가 상한을 25일로 제한하는 한편, 부칙에서 사용자에게 (ⅰ) 기존 임금수준과 시간당 통상임금이 저하되지 않도록 할 의무, (ⅱ) 개정 내용을 취업규칙 등에 반영할 의무를 부여하였다. 이러한 연·월차휴가제도 개편은 입법자가 노사 간의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여 반영한 결과이므로, 사용자가 법이 정한 범위 내에서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휴가제도를 개편하면서 임금 감소가 없도록 합리적 조정을 하였다면, 연·월차휴가제도가 다소 불리하게 변경되었다는 사정만으로 불이익변경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③ 2004년도 취업규칙 개정으로 간부사원의 소정근로시간이 ‘1일 8시간, 1주 40시간’으로 단축되고 연봉규정상 정규근로시간도 연 2,288시간에서 2,080시간으로 줄었다. 법정근로시간 단축이 개정 근로기준법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물이더라도 이를 유리한 변경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


④ 피고 회사는 개정 근로기준법상 의무가 없음에도 토요일 유급휴무 지정으로 연간 유급휴무시간을 624시간에서 832시간으로 늘리고, 연차 발생 출근요건을 완화하며, 단기근속자 유급휴가 규정을 신설하고, 감소한 연·월차수당의 보전을 위해 2005년부터 기본급을 인상하는 등 연·월차휴가제도 개편과 보상적 조치 사이에 ‘합리적 보상관계’가 인정되므로, 2004년 개정이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 1999년도 간부사원 연봉규정 제정이 불이익변경인지 여부(부정)


① 원고들은 1997년 사원협의회 회보에 ‘미사용 월차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의 150%를 지급한다(단체협약)’고 기재되어 있음을 근거로, 연봉규정 제정 전 취업규칙상 간부사원의 연·월차수당 지급률이 통상임금의 150%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ⅰ) 위 회보는 단체협약에 관한 설명자료에 불과하여 당시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이 지급률을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ⅱ) 과장급 이상 간부사원은 노동조합 가입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어 단체협약을 그대로 적용받았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ⅲ) 위 조항은 ‘미사용 월차’에 관한 규정일 뿐이어서 미사용 연차수당의 지급률은 알 수 없으므로, 위 회보는 제정 전 간부사원에게 적용되던 취업규칙 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증거로 보기 어렵다.


② 특정 근로자의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과 퇴직금 산출내역서도 취업규칙의 규정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가 아니며, 그 밖에 제정 전 간부사원에게 적용되던 취업규칙의 연·월차수당 지급률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증거가 제출되지 않은 이상, 간부사원 연봉규정 제정이 지급률을 기존 취업규칙보다 불이익하게 변경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③ 설령 간부사원 연봉규정의 제정이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더라도, 피고 회사는 제정 당시 과반수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은 것으로 보이므로, 동의권 침해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2015년도 취업규칙 개정이 불이익변경 또는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인지 여부(부정)


① 고령자고용법은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의무화하면서 사업주가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②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상 정년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가지는 조치이므로, 유리한 정년연장 측면을 배제한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일방적 불이익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2015년도 취업규칙에 따르면, 만 58세까지는 기존 임금이 그대로 지급되고 연장된 2년간 직전 임금의 90%가 지급되어 임금총액 측면에서는 오히려 이익이며 감액 정도도 과도하지 않다.


③ 임금피크제 시행 전후 퇴직금 산정 기간 구분·복리후생 유지·임금피크제 기간 중 절대평가 실시 등 불이익 최소화 조치를 병행하였다.


④ 설령, 불이익변경이라 하더라도 설명회를 거쳐 동의율 66.5%로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 절차를 적법하게 거쳤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주 40시간제 도입에 따른 연·월차휴가제도 개편을, 법정근로시간 단축·토요일 유급휴무 지정·기본급 인상 등 대가관계 있는 조치와 함께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불이익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불이익변경 여부는 개별 조항을 따로 떼어 볼 것이 아니라 대가관계·연계성이 있는 근로조건 변화를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법리를 구체적 사안에 적용한 것입니다.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의 경우 새로운 이익이 없이 임금 감액이라는 불이익만 존재하는 반면,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이라는 이익과 임금 감액이라는 불이익이 병존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대상판결에서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가 문제된 사안으로, 2015년도 취업규칙 개정에 따른 임금피크제 도입이 정년연장과의 유기적 연관성, 임금총액 측면의 이익, 불이익 최소화 조치 등을 고려하면 불이익변경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다만 이는 임금 감액을 상쇄하는 보상·연계 조치와 전체 근로조건의 변화를 당해 사안에서 종합적으로 평가한 개별 판단으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가 모두 불이익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는 아닙니다. 특히 정년이 연장된 기간에 대하여만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지급받는 임금 총액이 산술적으로 증가하여 근로자에게 이익만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연장된 기간에는 추가적인 근로 제공이 예정되어 있고, 임금 감액이 퇴직금이나 각종 법정수당의 산정, 국민연금 수준 등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임금총액이 증가한다는 사정만으로 불이익변경이 아니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정년이 연장되었더라도 임금 삭감의 비율 등을 이유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불이익변경으로 본 판결례도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4. 12. 20. 선고 2024나2027477 판결, 상고기각 확정).


결론적으로, 정년연장 자체의 이익과 함께 퇴직금 산정 방식 조정, 감액 재원의 사용, 업무에 대한 저감조치 등 임금 감액을 상쇄하는 보상·연계 조치가 있는지에 따라 사안별로 불이익변경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금피크제의 도입이나 정비를 검토하는 기업으로서는 임금 감액에 상응하는 보상·연계 조치를 함께 설계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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