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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 근로자도 퇴직금을 받을 수 있을까

2026.08.31.

노동팀 뉴스레터 제27호 (03) 노동칼럼


1. 들어가며


택배·물류 산업의 확대와 함께 하루 단위로 인력을 충원하는 '일용직' 근로 형태가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같은 사업장에 상당 기간 반복적으로 출근한 일용직 근로자가 퇴직하면서 퇴직금을 청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사용자가 이를 지급하지 않으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때 매일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하고 임금도 일당으로 지급해 온 일용직 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외형상 1일 단위 계약이 수년간 반복됐다면 그 전체를 하나의 계속근로로 봐 퇴직금을 지급해야 할까 아니면 각 계약은 그날그날 종료돼 계속근로기간이 인정되지 않을까? 이하에서는 일용직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 지급 의무를 판단하는 기준을 판례와 행정해석을 토대로 살펴본다.


2. 일용근로자의 정의와 퇴직금 지급 요건


근로기준법에는 일용근로자에 관한 정의 규정이 없다. 다만 고용노동부는 일용근로자를 "근로계약을 1일 단위로 체결하고 그날의 근로가 끝나면 사용종속관계도 종료되어 계속 고용이 보장되지 않는 자"라고 설명한다(근기1451-12200, 1983. 5. 12.). 대법원 역시 "그때그때의 필요에 의해 사용하는 일용근로자"라는 표현을 사용해 왔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2도10902 판결 등).


퇴직급여법상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이고, 4주간을 평균해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근로자가 퇴직하는 경우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퇴직급여법 제4조). 퇴직급여법은 일용직과 상용직을 구분해 퇴직금 지급 요건을 달리 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일용관계가 중단되지 않고 계속돼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이면 원칙적으로 퇴직금 지급 의무가 발생한다. 최근 하급심 판결도 계속근로기간 외에 '근로 형태가 상용근로자에 준하는 정도'가 별도로 요구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했다(수원지방법원 2026. 2. 12. 선고 2025노1057 판결, 상고심 계속 중).


일용직 근로자의 퇴직금 문제는 두 단계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 해당 근로관계가 1일 단위로 종료되는 일용근로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둘째, 반복된 일용근로 사이의 공백이 있더라도 근로관계의 계속성이 유지돼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에 이르는지 여부다.


3. (1단계) 형식과 실질에 비춰 '일용근로자'인지 판단


가. 처분문서로서의 근로계약서 


근로조건은 강행법규에 반하지 않는 한 당사자의 의사로 정할 수 있다. 대법원은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봐야 하고, 근로계약기간이 끝나면 그 근로관계는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치를 기다릴 것 없이 당연히 종료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5두16901 판결).


따라서 '일용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계약기간을 "당일 근무 후 종료"로 정하고 임금도 당일 일당으로 지급하기로 약정했으며 실제 운영도 그와 같았다면, 원칙적으로 그 근로관계는 근로를 제공하는 날마다 성립하고 그날의 근로가 끝나면 종료하는 것으로 봐야한다. 다만 계약의 명칭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므로 근로 제공의 실질도 함께 살펴야 한다.


나. 근로관계의 '실질' 판단기준


일용근로 여부는 계약의 형식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실질적으로 그때그때의 필요에 따라 매일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관계인지 살펴야 한다. 하급심 판결례와 행정해석을 고려하면 다음과 같은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

  1. 매일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마다 당사자의 의사(근로 제공ㆍ수령 의사)를 새로 확인하는지
  2. 사용자가 다음 날의 출근 의무를 부과하거나 출근을 보장하는지
  3.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자유롭게 다른 사업장에서 근무할 수 있는지
  4. 임금이 월급이 아니라 실제 근로한 날에 대한 일당으로 산정ㆍ지급되는지
  5. 고용보험 등 사회 보장제도에서 일용직으로 처리되는지
  6. 그밖에 일용근로계약이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에 기한 것이라고 볼 사정이 있는지(예 : 근로자가 정규직 전환 기회를 마다하고 자발적으로 일용직을 선택)

예컨대 출근하지 않아도 별다른 제재가 없고, 결근 기간을 휴가나 병가로 처리하지 않으며, 계속근로를 전제로 한 근태관리나 근무평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일용근로로 볼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출근이 사실상 보장되거나 출근 의무가 인정되고, 임금이 월 단위로 지급되며 사용자가 계속근로를 전제로 근태를 관리했다면 계약상 '일용직'이더라도 상용근로자로 평가될 수 있다.


다. 참고 판례


법원은 계약의 명칭이 일용직 또는 임시직이더라도 실질적으로 일용관계가 중단 없이 계속돼 온 경우에는 상용근로자로 봐 계속근로를 인정하고 퇴직금 지급 의무를 긍정해 왔다. 예컨대 ①형식상 해임과 재임명을 반복했으나 실제로는 계속 근속했고 월급으로 임금을 지급받은 사안(대법원 1976. 9. 14. 선고 76다1812 판결), ②월 2회씩 일당으로 계산한 임금을 계속 지급받으면서 회사의 지휘·감독 아래 계속 근무한 사안(대법원 1986. 8. 19. 선고 83다카657 판결), ③일급 임시고용원으로 채용됐으나 1년 단위 계약이 반복된 사안(대법원 1995. 7. 11. 선고 93다26168 전원합의체 판결) 등이 그러하다.


반대로 법원은 그때그때의 필요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안에서 이를 일용근로로 봐 계속근로를 부정했다. 예컨대 ①매번 근로 여부를 확인해 계약을 체결했고, 중간에 다른 업체에서 근무했으며, 장기간 근로하지 않은 기간을 휴가나 병가로 처리하지 않은 사안(수원지방법원 2022. 4. 14. 선고 2020나5676 판결, 상고기각 확정), ②월급이 아닌 일당을 지급받았고 출근 여부에 관한 별도의 통보가 없으면 출근하지 않은 사안(서울행정법원 2022. 5. 19. 선고 2021구합1206 판결, 확정), ③하루 단위 계약을 체결하고 일급을 지급했으며 결근 시 별다른 제재가 없었던 사안(창원지방법원 2015. 9. 23. 선고 2014가단12310 판결, 확정), ④일용직 계약을 체결하고 급여를 일당으로 지급했으며 급여명세서·근무현황표·고용보험 가입 내역에 모두 일용직으로 기재된 사안(광주지방법원 2015. 2. 12. 선고 2014가합60257 판결, 항소심에서 화해권고결정으로 확정) 등이 있다.


4. (2단계) 공백기간과 '계속근로기간'의 산정


가. 공백기간 중 '계속성'이 유지되는 경우에 한해 합산


실질적으로 일용근로에 해당하더라도 동일한 조건의 근로계약이 반복 체결됐다면 갱신 또는 반복된 계약기간을 합산해 계속근로기간을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93다26168 판결). 다만 반복 체결된 계약 사이에 공백기간이 있는 경우에는 그 공백기간을 어떻게 볼 것인지가 쟁점이 된다.


대법원은 근로계약을 갱신하거나 동일 조건의 계약을 반복 체결한 경우에도 "각 근로계약 사이의 공백기간 중 근로관계의 계속성이 실질적으로 유지되는 경우에 한해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이라는 퇴직금 청구권 발생 요건이 충족된다"고 판시했다. 반대로 계속성이 유지되지 않으면, 단절 전후의 각 근로기간은 별도로 봐야 하고, 각 기간이 1년 미만이라면 퇴직금 청구권은 발생하지 않는다(대법원 2020. 4. 9. 선고 2015다20780 판결).


따라서 공백기간 전후의 근로기간을 무조건 통산할 수는 없다. 공백기간 동안에도 근로관계의 계속성이 유지됐는지를 따져야 한다. 대법원은 갱신되거나 반복된 계약 사이에 일부 공백이 있더라도 ①그 기간이 전체 근로계약기간에 비해 길지 않고, ②계절적 요인이나 방학 등 업무의 성격에 기인하거나, 대기 또는 재충전을 위한 휴식 등 그 기간 중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관계의 계속성이 유지된다고 본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9다35040 판결 등). 반면 그러한 사정없이 공백이 순전히 근로자 개인의 사정으로 발생했고, 그 기간 동안 다른 사업장에 근무했으며, 사용자는 다른 근로자를 투입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등 종속관계가 유지됐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라면 공백기간 중 근로관계의 계속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나. 대법원 1995. 7. 11. 선고 93다26168 전원합의체 판결의 적용 범위


위 전원합의체 판결은 "월평균 25일 이상 근무해야만 퇴직금 지급 요건을 충족하는 것은 아니고 최소한 1개월에 4, 5일 내지 15일 정도 계속해 근무했다면 위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시해 일용직 근로자의 퇴직금이 문제될 때 자주 원용된다. 다만 이 판결은 근로자가 매년 초 1년 단위의 근로계약을 12년 이상 반복 체결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돼 장기간 근속했고, 임금도 '월급' 형태로 지급받은 사안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이 판결은 이미 근로관계의 계속성이 인정되는 사안에서 특정 월의 출근 일수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계속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이해해야 한다. 


즉 이 판결이 '월 4~5일만 근무해도 곧바로 상용근로자가 된다'는 일반론을 선언한 것은 아니다. 판결 사안과 유사하게 임금이 월 단위로 지급되고 계약기간도 일정 기간으로 정해져 있으며, 그러한 계약이 장기간 반복 체결된 경우에는 특정 월의 근무 일수가 적더라도 위 법리에 따라 계속근로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 반면 계약기간이 1일에 불과하고 임금도 매일 일당으로 지급된 사안에는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5. 마치며 : 실무상 시사점


일용직 근로자의 퇴직금 지급 의무는 '계약의 명칭'이나 '전체 근무기간의 외형'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첫째, 계약의 문언과 근로관계의 실질을 함께 봐 일용근로인지 상용근로인지 판단해야 한다. 매일의 출근 의사 확인 여부, 출근 보장 여부, 다른 사업장 근무의 자유, 임금 형태, 사회 보장상 처리, 인사관리 여부 등이 주요 고려 요소가 된다. 명목상 일용직이라도 사실상 계속해 근로했다면 상용근로자로 봐 퇴직금 지급 의무가 인정될 수 있다.


둘째, 실질상 일용근로라도 공백기간이 있는 경우에는 계약기간 대비 공백기간의 장단과 성질을 함께 봐야 한다. 공백기간 중에도 근로관계의 계속성이 유지된다면 전후 기간을 통산하고, 그렇지 않다면 단절 전후의 각 기간별로 1년 이상 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한다.


사용자로서는 일용근로의 실질에 부합하도록 근로계약서, 임금 지급 방식, 고용보험 처리 등을 일관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 계속근로기간 산정 기준도 사전에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분쟁에서는 일용직이라는 명칭보다 실제 근로관계가 어떻게 운영됐는지가 중요하게 판단된다. 


※ 본 칼럼은 유주연 변호사가 월간노동법률 2026년 7월호에 기고한 내용을 편집한 것입니다. https://www.worklaw.co.kr/main2022/view/view.asp?bi_pidx=39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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