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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정년이 지나 평생교육시설에서 시간강사로 근무하던 계약직 근로자들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으며, 설령 인정되더라도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본 사례

2026.06.25.

노동팀 뉴스레터 제25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2026. 4. 22. 선고 2026가합1001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들은 다른 학교에서 정규직 교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후, 재단법인인 피고가 운영하는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인 A학교에서 시간강사로 근무하던 근로자들입니다.  원고들은 각각 피고와 3~6개월 내외의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뒤, 매 계약기간 종료 시점에 임박하여 새로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계약을 갱신해왔습니다.


피고는 2025. 11. 경 교직원 회의에서 ‘전북교육청이 70세 이상 교원의 인건비를 2026. 2. 까지만 지원한다’는 이유로 더 이상 계약을 갱신할 수 없다는 점을 알리고, 원고들과 근로기간을 2025. 11. 1. 부터 2026. 2. 28. 까지 4개월로 정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최종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원고들은 자신들이 단기계약직 근로자이기는 하나 근로계약을 수회 연장하며 A학교에서 계속 근로하여 왔으므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피고가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어 무효이며 자신들이 여전히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주장하며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고, 설령 인정되더라도 이 사건 갱신거절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가.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 부정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에게 갱신기대권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 참조).


정년이 지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위에서 본 여러 사정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서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이 지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와 계약이 갱신된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두4564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원고들의 근로계약서, 취업규칙 어디에도 근로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에 관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취업규칙에서는 ‘계약기간이 정하여진 경우 계약기간 만료로 별도의 조치 없이 근로계약이 자동 종료된다’고 규정하고, 근로계약서에도 ‘계약기간 만료일을 계약 해지일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전북교육청은 2024. 1. 경 평생교육시설 교원 인건비 지원에 연령 제한을 두었는데, 그에 따라 피고는 ‘시간강사의 경우에도 정년을 62세까지로 하고, 법인과의 협의 하에 계약기간을 정할 수 있으며, 당시 정년이 도래한 시간강사에 대하여는 2026. 2. 까지 유예하여 근무할 수 있다’고 취업규칙을 개정하였고, 위 개정에 관하여 원고를 포함한 교직원들로부터 동의서를 받기도 하였다.


피고는 2025. 11. 경 최종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2026. 2. 28. 이후로는 원고들과의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없음을 알렸으므로 원고들은 늦어도 2025. 11. 경에는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없음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정년을 도과하여 채용된 자들은 강의 특성상 고령화에 따른 체력·인지능력 저하, 사회변화에 따른 적응력 저하가 교육 품질 저하로 직결될 수 있어 이들에 대하여 연령 상한 없이 갱신기대권을 무제한적으로 인정하기 어렵다.


나. 갱신거절에 대한 합리적 이유(예비적 판단)


또한 대상판결은 설령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아래와 같은 사정을 고려할 때 피고의 갱신거절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등 참조).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은 교육청의 지도·감독을 받으며 인건비를 교육청으로부터 지원받으며, 이러한 인건비 지원 없이는 운영 자체가 곤란할 수 있어 교육청이 인건비 지원에 연령제한을 둔 것에 구속될 수밖에 없다.


교육청이 인건비 지원에 연령 제한 기준을 둔 것은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의 건전하고 효율적 운용과 교육의 품질 보장 등을 위한 것이고, 연령에 따른 직무 수행 능력 변화를 개별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우므로 일정 연령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수단으로서 합리성이 인정된다.


피고는 위와 같은 기준에 따라 2026. 2. 28. 기준 70세가 된 대상자 모두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여 근로계약 갱신을 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할 때,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법원은 기간제법 및 고령자고용법의 입법취지와 정년의 의미, 정년 이후의 근로계약 체결에 관한 의사를 고려하면 정년을 이미 경과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 앞서 본 제반 사정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 의하여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당해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을 경과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 및 계약이 갱신되어 온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본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


즉 정년의 도래 이후 체결된 근로계약의 경우 일반적인 갱신기대권 판단 기준에 더하여 고령에 의한 직무수행능력의 저하나 업무적격성이 주요 고려사항이 되며, 대상판결의 경우 ① 인지능력이 일정 수준 필요한 강사인 점, ② 원고들이 만 70세가 되어 정년연령 대비 상당한 고령이었던 점, ③ 유예근무기간 관련 취업규칙의 개정 당시 원고들의 동의를 받은 점 등을 고려하여 갱신기대권이 부정되었다는 점에서, 정년 도래 이후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 판단의 구체적 기준을 제시한 판결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한편 대상판결은 예비적으로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상급기관인 교육청의 인건비 지원 정책에 사실상 구속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로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하여, 감독기관의 지침이나 재정적 특수성이 갱신거절의 합리성 판단의 고려요소가 된다는 점 또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대상판결의 취지에 따라, 공공기관 지원금 등을 통해 인건비를 충당하여 운영되는 법인의 사례나 정년을 초과한 고령 근로자의 계약갱신 필요 여부가 문제되는 관련 사례에서 대상판결을 참고하여 연령으로 인한 업무능력의 저하, 인건비에 관한 상급 기관의 지침과 관련 취업규칙, 근로계약 조항 등을 갱신기대권 판단의 고려요소로 주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상판결은 쌍방 항소를 제기하지 않아 확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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