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다른 근로자들과 같은 업무실적 기반 성과평가기준을 적용하여 성과급을 지급한 행위, 현업 업무수행이 반드시 필요한 팀장직위로 발령한 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2026.06.25.
노동팀 뉴스레터 제25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서울고등법원 2026. 4. 17. 선고 2025누6997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 회사에는 피고보조참가인 A노동조합(이하 ‘참가인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있고, 피고보조참가인 B(이하 B에 대하여 ‘참가인 근로자’, A노동조합과 B를 함께 지칭하는 경우 ‘참가인들’)는 2000년경 원고에 입사하여 2012. 3. 15. 부터 참가인 노동조합의 위원장으로 활동하였습니다. 참가인 근로자는 2021. 5. 경부터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로 활동하였습니다.
참가인 근로자는 성과급 금액결정에 반영되는 2022년도 인사평가에서 100점 만점 중 5.2점만을 받았고, 위 점수는 2023. 1. 27.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이하 ‘이 사건 인사평가’). 그 후 참가인 노동조합은 2023. 3. 21. 원고에게 참가인 근로자가 2023년에도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로 활동한다고 통보하였는데, 원고는 기술본부 기술2팀 팀원이던 참가인 근로자를 2023. 4. 28. 기술2팀장으로 인사발령하였습니다(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
참가인들은 이 사건 인사평가와 이 사건 인사발령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원고 회사는 2023. 6. 7. 경 이 사건 인사발령을 철회하고 참가인 근로자를 다시 팀원으로 발령하였습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6. 9. 이 사건 인사평가와 이 사건 인사발령 모두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구제신청을 전부 인용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도 2023. 9. 7. 같은 이유로 원고 회사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습니다. 이에 불복하여 원고 회사가 재심판정을 취소하는 청구를 하자 대상판결의 원심도 같은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의 원심(서울행정법원 2025. 5. 15. 선고 2023구합84526 판결)은 재심판정이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은 참가인 근로자가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였다는 주장을 배척하는 등 일부 세부사항에 관한 판시를 추가하는 것 외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을 유지하였습니다.
가. 이 사건 인사평가의 부당노동행위 여부: 긍정
대상판결은 다음과 같은 점을 근거로, 이 사건 인사평가는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로 활동하는 참가인 근로자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실질적인 불이익을 주는 불이익취급 또는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원고는 인사평가 결과를 성과급 금액 결정에 반영하였고 실제 수행한 업무 실적이 평가의 핵심 요소였으므로, 노동조합 활동에 전념하는 참가인 근로자는 사실상 최하위 수준의 평가를 받아 적은 성과급만을 지급받을 수밖에 없었다.
② 참가인 근로자의 평가점수는 2019년 76.8점, 강등된 2020년 44.2점이었으나, 2021. 5.경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로 활동을 시작한 이후 2021년 23.6점, 2022년 5.2점으로 현저히 낮아졌다.
③ 이 사건 인사평가가 확정된 이후, 참가인들은 참가인 근로자에 대하여 기술본부 근로자들의 평균점수를 부여하는 등의 방식으로 성과급을 지급하여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모두 거절하였고, 2023. 2. 27. 경 고용노동부로부터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는 평가점수를 기준으로, 또는 근로시간면제 기간 동안 일반근로자 평균 수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질의회신을 받고도 기존 입장을 고수하였다.
④ 원고는 2023. 2. 10. 참가인 노동조합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ⅰ) 근로시간면제자에게 평균점수를 부여하는 안, (ⅱ) 전직원에게 동일 성과급 분배하는 안, (ⅲ) 근로시간면제자에게 평균점수의 1/2에 해당하는 점수를 부여하는 안(원고 회사 측 제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였고 조합원 40명 중 39명이 (ⅰ) 또는 (ⅱ) 안에 찬성하였고 원고가 제시한 (ⅲ) 안을 선택한 조합원은 없었음에도, 참가인 근로자에 대한 기존 인사평가를 유지하였다.
⑤ 원고는 2023. 3. 중순경 기술본부 소속 근로자들에게 ‘본인의 성과급 및 임금인상액에 영향이 발생하더라도’ 참가인 근로자에 대한 인사평가를 기술본부 소속 근로자 전체의 평균점수로 하는 방안에 동의하는지에 관한 동의서를 제출받으려 하였다가 참가인 노동조합의 항의로 중단하였다. 이 동의서에는 ‘인사평가의 수정이 나머지 근로자들의 성과급에 영향을 미친다’와 같이 근로자들이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여 동의 여부에 소극적으로 응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나. 이 사건 인사발령의 부당노동행위 여부: 긍정
대상판결은 다음과 같은 점을 근거로, 참가인 근로자가 노동조합 활동에 전념할 수 없는 팀장직 복귀를 원하였다고 볼 수 없고, 원고 회사는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의 처우에 대하여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한 점으로 볼 때 이 사건 인사발령은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이 사건 인사발령은 위 인사평가 및 성과급 지급액 조정에 관한 협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에서 참가인 노동조합이 원고 회사에게 참가인 근로자가 2023년도 풀타임 근무시간면제자로 활동할 것이라는 점을 통보한 직후 이루어졌다.
② 이 사건 인사발령은 형식적으로는 팀원으로 강등되었던 참가인 근로자를 다시 팀장직에 복직시키는 것으로서 참가인 근로자에게 유리한 것처럼 보이나, 실질적으로 팀장직은 일반 팀원과 달리 관리직으로서 일정한 현업을 반드시 수행하여야 하므로, 노동조합 활동을 저해하는 결과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었다.
③ 참가인 근로자가 원고 대표이사와의 대화에서 ‘규정대로 정리가 되면 노동조합 위원장을 올해까지만 하고 다른 사람에게 넘겨준 후 직책을 가지고 일하고 싶다’라고 얘기한 점은 이 사건 인사발령 즉시 팀장 복귀를 희망하였다는 사정으로 볼 수 없으며, 원고 측이 참가인 노동조합에게 ‘노조 업무를 줄이고 회사 업무에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해주길 바란다.’고 말한 것에 대해 참가인 노동조합이 ‘노동조합 업무를 주로 수행하고 참여 가능한 업무에 대해 스탭의 형태나 조언의 형태로 업무에 참여하겠다.’고 답변한 점 또한 노동조합 업무를 전담하되 가능한 범위에서 회사 업무를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보일 뿐, 이 사건 인사발령에 상응하는 근로 의사 내지 현업 복귀 의사로 볼 수 없다.
3. 의의 및 시사점
종래 대법원은 근로자가 특정 노동조합의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비조합원보다 불리하게 인사고과를 하여 상여금을 적게 지급한 사안에서, 대상 근로자의 조합 가입 여부와 인사고과 결과 사이의 통계적 연관성에 초점을 두어 부당노동행위 여부를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7두37031 판결 등). 즉, 조합원 신분과 낮은 인사고과 부여 사이의 직접적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은, 업무실적 연동방식 인사평가 기준을 동등하게 적용하여 일견 외형상 중립적인 것으로 보일 여지가 있으나, 현업에 종사하지 않기에 일반적 근로자들과 비교하여 충분한 업무실적을 낼 수 없는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에 대해 업무실적 중심의 평가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고, 필연적으로 최하위 평가 및 성과급상의 불이익을 받게 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은 이처럼 근로시간면제자라는 지위와 불이익한 처우 사이에 간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 경우에도, 그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동일한 평가기준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한 불이익 취급 또는 지배·개입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부당노동행위의 성립 범위를 한층 넓힌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한편 노조 대표자를 내부 직원 근태 관리·감사 담당 업무를 담당하여 사실상 노동조합 활동에 지장이 생기는 ‘검사혁신역’으로 발령한 것이 부당노동행위라고 본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11. 10. 선고 2021고정406 판결(확정)과 유사하게 팀장 직위에 발령한 이 사건 인사발령에 대하여도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하여, 사실상 노조활동에 전념할 수 없도록 하는 인사상 조치도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법리를 명확히 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대상판결에 대해 원고가 상고하여 상고심이 계속 중입니다(대법원 2026두3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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