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근로자인 시(市) 직장운동부 감독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더라도, 종목 전환 등 선수단 구조개편을 위한 갱신거절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본 사례
2026.05.26.
노동팀 뉴스레터 제24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6. 3. 20. 선고 2025가합1144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 A시는 그 산하에 직장운동부를 설치∙운영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이고, 원고는 B 종목 선수 출신의 체육지도자입니다.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2005. 1. 30.부터 2010. 12. 31.까지 약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산하 직장운동부 C팀의 코치 또는 감독으로 근무하였고, 2011. 1. 1.부터 2013. 8. 31.까지는 C팀이 해체되어 근로관계가 단절되었습니다.
이후 원고는 피고와 2013. 9. 1.부터 2013. 12. 31.까지 다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2014. 1. 1.부터 2022. 12. 31.까지 각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C팀 감독으로 근무하였습니다.
피고는 「A시청 직장운동부 설치 및 운영 조례」(이하 ‘이 사건 조례’) 및 같은 조례 시행규칙(이하 ‘이 사건 시행규칙’)에 따라 직장운동부 단원의 개인별 등급을 평가하였습니다. 이때 평가 등급은 단원의 연봉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고, 등급은 특급(91점 이상), A급(90점 이하), B급(80점 이하), C급(70점 이하)으로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원고의 2022년 평가 등급은 A급(89점)으로, 선수의 경기성적이 좌우하는 '지도력' 항목에서 만점(60점)을 받고, 소속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선발된 것과 관련하여 29점의 가산점을 받았습니다.
한편, C팀 선수단은 2022년 D 종목 선수 4명, 원고가 감독으로 근무하는 B 종목 선수 5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2023년에는 그 구성이 D 종목 선수 6명, B 종목 선수 1명으로 변경되었습니다.
피고는 2022. 12. 31.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 원고와 다시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이하 ‘이 사건 갱신거절’), 이에 원고는 이 사건 갱신거절이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며 근로자지위확인 등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면서도, 피고가 원고와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데에는 C팀을 구조적으로 개편하기 위한 합리적 이유가 있었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가. 갱신기대권의 인정 여부: 인정
①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지나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히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두45647 판결 등).
② 원고와 피고는 2005. 1. 30.부터 2022. 12. 31.까지, 직장운동부 C팀이 해체되었던 2011. 1. 1.부터 2013. 8. 31.까지의 기간을 제외하고는, 계속 기존 근로계약의 기간이 만료된 후 다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③ 원고가 감독으로 재직하는 기간 동안 직장운동부 C팀의 성적이 우수하였다. E 국가대표로 선발된 F, G 선수는 E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였고, H 국가대표로 선발된 F, I, J 선수는 H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획득하였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22년 평가등급은 A급(89점)이었고, 원고는 선수의 경기성적이 좌우하는 '지도력' 항목에서 만점(60점)을 받았으며, 소속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선발된 것과 관련하여 29점의 가산점을 받았다.
나. 갱신거절에 대한 합리적 이유의 인정 여부: 인정
① (법리)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등).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에 따른 사용자의 갱신 거절은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와는 구별되는 것이고, 근로관계의 지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나 기대 역시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등).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② (판단) 직장운동부는 각종 물적∙인적 지원을 통해 소속 선수들이 L 등 주요 대회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이다.
피고의 체육진흥과는 2022. 11.경 2023년 직장운동부 C팀 선수 구성을 D 종목 선수 위주로 정비할 계획을 세웠고, 실제로 2022년 D 종목 선수 4명, B 종목 선수 5명으로 구성되었던 C팀 선수단은 2023년 D 종목 선수 6명, B 종목 선수 1명으로 개편되었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이 만료된 2022. 12. 31.에는 직장운동부 C팀 선수단 구성이 D 종목 위주로 변경될 것이 예정되어 있었고, B 종목 선수 출신인 원고의 나이가 만 63세였다. 스포츠계의 급변하는 경쟁 환경 속에서 지도자의 세대교체 필요성에 비추어 볼 때, 비록 원고가 직장운동부 C팀 감독으로 근무하는 동안 소속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의 연령, 선수단 구성 변경 등을 고려하여 발전하는 스포츠 과학 기술에 보다 익숙한 젊은 연령의 D 종목 전문 지도자를 영입하려 한 것을 합리적이지 못한 판단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직장운동부 C팀 주축 선수들이 현 시점에서 원고의 복직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피고의 위와 같은 구조적∙정책적 의사결정이 반드시 비합리적인 것만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원고의 복직을 반대하는 취지의 탄원서에는 M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한 모든 직장운동부 C팀 D 종목 선수들이 서명하였다. 원고는 선수들이 피고의 강요로 위 탄원서에 서명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원고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 3년 넘게 지난 시점에서 직장운동부 C팀 감독으로 복귀하는 것은 소속 선수들의 경기력 유지 및 향상이라는 직장운동부의 운영 목적에 반한다. 원고는 2022. 12. 31.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 피고에게 이의를 제기하거나,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지 않았고, 그로부터 2년 넘게 지난 2025. 3. 26.에 이르러 비로소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시점에는 새로 선임된 감독이 M을 앞두고 1년 6개월 넘게 직장운동부 C팀을 지도하고 있었고, L 이후에도 해당 감독이 C팀을 지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고가 직장운동부 C팀 감독으로 복귀한다면, 팀의 훈련 및 지도체계에 큰 혼란이 발생하여 소속 선수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되고, 이는 직장운동부의 운영 목적과도 배치된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원고의 평가등급이 양호하고 원고에게 별다른 귀책사유가 없었음에도, 원고에 대한 갱신거절의 정당성을 인정하였습니다. 즉, 사용자가 조직의 운영 목적에 따라 해당 조직의 구성을 변경하는 경우라면, 그러한 취지에 부합하는 구성원의 변경이나 갱신거절에 대해서도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았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대상판결의 이러한 판단은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를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 등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상 객관성∙합리성∙공정성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한 기존 법리(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등)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편 근로자가 갱신거절에 관한 권리 행사 시점이 갱신거절의 합리성 판단에서 부정적 요소로 고려될 수 있다는 점 역시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상판결은 원고가 계약기간 만료 후 2년 이상이 경과한 시점에 비로소 소를 제기하였다는 사정과 그 사이에 새로운 감독이 선임되어 팀을 지도하여 왔다는 사정을 들어 원고의 복직이 조직 운영 목적에 반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기간(3개월)이 도과한 후에 민사소송으로 갱신거절의 효력을 다투는 사안에서 그러한 권리 행사의 지연이 본안 판단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서, 실무상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상판결은 원고가 항소하여 항소심 계속 중입니다(수원고등법원 2026나206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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