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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근로자와 가해자가 동일한 사업주의 지휘∙명령 아래 업무를 수행한 경우, 가해자는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에 따른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는 상대방인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2026.05.26.

노동팀 뉴스레터 제24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2다250008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건설기계 대여업을 영위하는 개인사업자입니다.  


A 회사는 복합시설 철거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기 위해, 피고 소유의 굴삭기를 임차하였고, 이와 동시에 피고 소유의 굴삭기뿐만 아니라 A회사 소유의 굴삭기에 관한 운전노무도 제공받는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피고는 A 회사 소유의 굴삭기를 운전하여 이 사건 공사와 관련된 작업을 수행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철근이 튀어 휴식을 취하고 있던 A 회사 소속 근로자 B의 좌측 안면부를 가격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이에 원고 근로복지공단은 B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를 지급한 다음, 피고를 상대로 B가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하여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원심은 피고가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다음,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B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제3자에 대한 구상권) ① 공단은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로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급여를 받은 사람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代位)한다.  다만, 보험가입자인 둘 이상의 사업주가 같은 장소에서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하다가 그 중 사업주를 달리하는 근로자의 행위로 재해가 발생하면 그러하지 아니하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2026. 1. 22. 선고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를 기초로, 피고가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하여 행사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자판을 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관련 법리)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에 따른 대위권의 행사 범위는 보험료 부담관계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들 또는 노무제공자들이 동일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업무상 재해에 관한 공동의 위험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즉 사업 또는 사업장에 내재하는 동일한 '위험'을 '공유'한다고 볼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의 범위를 파악함이 타당하다.  이와 같이 위험을 공유하고 있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한 가해자와 그 사용자는 보험급여를 한 공단이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는 상대방인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가해자가 재해근로자의 사업주와 고용계약을 체결한 근로자가 아닌 때에도 재해근로자와 동일한 사업주의 지휘·명령 아래 그 사업주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업무상 재해가 발생하였다면, 가해자와 재해근로자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내재하는 위험을 공유하였다고 볼 수 있다.  가해자와 재해근로자가 한 작업은 지휘·명령을 한 사업주가 행하는 사업에 편입되어 그 일부를 이루기 때문이다(대법원 2026. 1. 22. 선고 2022다214040 전원합의체 판결).


(판단) 가해자인 피고와 B는 모두 동일한 사업주인 주식회사 A의 지휘·명령 아래 A의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사업 또는 사업장에 내재하는 위험을 공유하였고, 그 위험이 현실화되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하지 않고,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하여 행사할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이 원고가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에 따라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하여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은, 결과적으로 앞서 본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과 상반되는 것으로서, 원심판결에는 대법원 판례와 상반되는 판단을 한 잘못이 있다.


3. 의의 및 시사점 


과거에는 같은 건설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도급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면 산재보험법상 제3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위 대법원 2022다214040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된 이후부터는 계약의 명칭과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동일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업무상 재해에 관한 공동의 위험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경우라면, 산재보험법상 대위권 행사의 대상이 되는 ‘제3자’의 범위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대상판결 역시 위 대법원 2022다214040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에 따라, 실제로 공동의 위험관계가 형성되어 있는지를 중심으로 산재보험법상 ‘제3자’ 해당 여부를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향후에도 이러한 법리를 기초로 한 판결 경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바, 사고 발생에 따른 근로복지공단의 대위 청구가 예상되는 경우, 실제 작업 수행 구조, 지휘∙명령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재해근로자와 가해자(내지 그 사용자) 사이에 공동의 위험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는지 여부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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