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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금융기관의 개별 조합이 중앙회 회장의 요구에 따르지 아니하고 한 징계처분이라도 이를 무효로 볼 수는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후행 징계처분이 이중징계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2026.05.26.

노동팀 뉴스레터 제24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5다214414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 A조합(이하 ‘피고’)은 C법에 따라 회원으로부터의 예탁금∙적금의 수납, 회원에 대한 자금의 대출 등의 신용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법인이고, 피고보조참가인 B중앙회(이하 ‘참가인’)는 같은 법에 따라 A조합을 포함한 모든 조합의 업무를 지도∙감독하기 위하여 설립된 비영리법인입니다.  원고는 1995. 12. 1. 피고에 입사하여 피고의 실무책임자인 상무로 근무한 사람입니다.


참가인의 회장(이하 ‘회장’)은 2021. 6. 7.부터 2021. 6. 18.까지 피고에 대한 부문검사를 실시한 다음, 2021. 12. 29. 피고에게 ‘예산집행 업무 부적정’ 등을 징계사유로 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면직의 조치를 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2022. 4. 28. 이사회에서 회장의 위 조치 요구와 달리 원고에 대하여 정직 2개월의 징계처분(이하 ‘1차 징계처분’)을 의결하였고, 원고는 정직기간이 경과한 후 복직하였습니다.  


이후 회장은 여러 차례 피고에게 당초의 요구에 따라 원고에 대한 징계면직 조치를 할 것을 다시 요구하였고, 피고는 2023. 2. 24. 원고에 대한 징계면직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을 의결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이 (ⅰ) 1차 징계처분과 동일한 징계사유에 대한 이중징계로서 일사부재리의 원칙 또는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ⅱ) 참가인의 제재처분 조치 요구에 기속되어 이루어진 것이어서 사용자인 피고의 징계권을 부당하게 침해한 것으로 헌법에 위반되며, (ⅲ) 그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고, 설령 징계사유가 인정되더라도 징계양정이 과다하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징계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제1심은 피고가 회장의 제재처분 조치 요구에 위반하여 임의로 정직 2개월의 징계처분을 의결한 1차 징계처분은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무효이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이중징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4. 10. 24. 선고 2023가합7727 판결). 


이에 원고가 항소하였으나, 원심도 제1심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였고, 한편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에 관한 고소 사건에 대해 불송치결정(혐의없음)을 받고 관련 민사사건에서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가 전부 기각되었으므로 그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원고의 주장도 배척하며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수원고등법원 2025. 6. 18. 선고 2024나27499 판결).


그러나 대상판결은 2017. 12. 26. 법률 제15290호로 개정된 구 C법(2023. 4. 11. 법률 제193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2017년 개정법률’)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회장의 조치 요구에 따르지 아니하고 개별 조합이 한 제재처분이라 하더라도 곧바로 이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고 보아, 1차 징계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이 사건 징계처분이 이중징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단정한 원심판단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구체적인 판단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구 C법(2017. 12. 26. 법률 제152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9조 제3항은 ‘회장은 개별 조합이 제출한 보고서 또는 그 소속 직원의 검사 결과 조합의 업무가 C법과 이에 따른 명령이나 정관에 위배된다고 인정되면 그 조합 및 임직원에 대하여 제74조의2 제1항에 따른 관련 임직원에 대한 조치 또는 조치 요구 등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74조의2 제1항은 임원에 대한 조치로 ‘개선, 직무정지, 견책 또는 경고’를, 직원에 대한 조치로 ‘징계면직, 정직, 감봉, 견책, 경고 또는 주의’를 각각 규정하였다.  따라서 회장은 일정한 경우 개별 조합의 임직원에 대하여 직접 제재처분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2017년 개정법률은 제79조 제7항에서 ‘회장이 감독·검사 결과에 따라 개별 조합에 대하여 조치 또는 조치 요구를 하는 경우에는 제74조의2 및 제74조의3 제1항을 준용한다’고 정하였을 뿐, 회장이 개별 조합의 임직원에 대하여 직접 제재처분을 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두지 않았다.  개별 조합의 임직원이 C법 또는 이에 따른 명령이나 정관으로 정한 절차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회장은 개별 조합으로 하여금 관련 임직원에 대한 개선, 직무정지, 견책 또는 경고 등의 조치를 하도록 요구할 수 있을 뿐, 개별 조합의 임직원에 대하여 직접 제재처분을 할 수 없게 되었다(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2다200904 판결 참조).  


위와 같은 C법의 개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2017년 개정법률 제79조 제7항에 따라 회장이 개별 조합에 그 소속 임직원에 대한 제재처분 조치를 요구하는 경우, 개별 조합은 같은 조 제8항에 따라 2개월 이내에 필요한 조치를 하고 그 결과를 회장에게 알릴 의무를 부담할 뿐, 회장의 요구에 따른 제재처분을 할 의무까지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개별 조합이 소속 임직원에 대하여 회장의 조치 요구와 다른 제재처분을 하더라도 이를 곧바로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가 회장의 징계면직 조치 요구에 따르지 아니하고 정직 2개월의 1차 징계처분을 하였다고 하여 이를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1차 징계처분이 적법하게 취소되어 효력을 상실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일한 징계사유에 대하여 내려진 이 사건 징계처분은 이중징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법원은 과거 참가인의 정관이 그 구성원인 개별 금고에 대해서만 구속력을 가질 뿐, 별도의 법령상 근거 없이 개별 금고 소속 임직원에 대해서까지 구속력을 가진다고 볼 수는 없다고 보아, 회장이 개별 조합의 임직원에 대하여 직접 행한 제재처분이 권한 없는 자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서 무효라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2다200904 판결).  이와 달리, 대상판결은 개별 조합이 회장의 조치 요구와 다른 수위의 처분을 한 사안에서는 그러한 사정만으로 해당 처분이 곧바로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대상판결은 회장이 개별 조합의 임직원에게 직접 행한 제재처분은 권한 없는 자의 처분으로 무효라고 하더라도, 개별 조합이 자체적으로 한 징계처분은 중앙회장의 조치 요구와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당연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나아가 대상판결은, 회사가 감독기관, 그룹 감사부서, 본사 등 외부·상위 조직의 조사 결과나 조치 요구에 따라 임직원에 대한 징계처분을 하거나 이러한 조치 요구에 부합하지 않는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도, 그 징계처분은 회사가 한 징계처분으로서 효력이 인정될 수 있고, 이후 동일한 사유를 들어 다시 징계할 경우 이중징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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