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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성과급 대법원 판결의 법리적 시사점

2026.05.26.

노동팀 뉴스레터 제24호 (03) 노동칼럼


1. 서설


최근 대법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사기업들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에 관한 일련의 판결들을 했다. 임금성에 관한 기존의 법리 등에 비춰 볼 때 이번 판결들의 법리적 시사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의문점이나 문제점은 없는지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2. '계속적ㆍ확정적' 지급의무성의 요구


기존 법리에 의하면 임금성의 요건은 일반적으로 '①근로대가성, ②지급의무성, ③계속적·정기적 지급'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최근의 대법원 판결에서 실질적으로 이에 관한 약간의 변경 내지 명확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관련 판결들 중 서울보증보험 사건 판결(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2다255454 판결)의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회사의 내부규정에는 '사장이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고 지급기준 등은 그때마다 사장이 정한 바에 따른다'는 취지로 규정돼 있었고, 회사는 14년간 매년 구체적인 지급기준을 노사 합의로 정해 그 기준이 충족되는 경우 성과급을 지급해 왔었다.


임금성 요건에 관한 위 기존 법리에 의하면 회사는 일단 그 해에 정해진 지급기준을 충족하면 노사 합의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해야 하는 것이었으므로 해당 성과급은 임금의 요건 중 '지급의무성'을 충족한다고 볼 여지가 있었다. 또한 14년 간 매해 지급돼 왔으므로 위 '계속적·정기적 지급'의 요건도 충족하는 것으로 보였다. 해당 사건의 하급심도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질 정도의 관례가 형성되었으므로 지급의무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6. 23. 선고 2021나35652 판결).


그런데 이와 달리 대법원은 성과급을 매해 지급했더라도 그것만으로 지급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회사는 내부 규정에 따라 사용자에게 유보된 재량권을 당해 연도 지급기준에 관하여만 실행한 것이고, 경영상황 악화 등의 사정이 발생하면 다음 해에는 지급기준을 설정하지 않고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아도 무방했다는 것이다. 이는 한 해 한정된 지급의무만으로 임금성의 요건인 지급의무성이 인정되는 것이 아니고, 내부규정이나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가 매년 계속적·확정적으로 발생하는 수준에 이르러야 지급의무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즉, 임금성의 요건인 '지급의무성'은 단순히 매해 지급돼온 모습과 그 해에 한정된 지급의무가 아니라, 규범화된 계속적·확정적 의무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법원 판시에 의하면 임금성의 요건은 이제는 ①근로대가성과 ②계속적·확정적 지급의무성으로 봐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급의무는 특정 해에 국한된 한시적인 것이 아니라 내년 또는 후년에도 계속적으로 적용되는 확정적인 것이어야 하고, 기존의 요건이었던 '계속적·정기적 지급'은 이러한 계속적·확정적 지급의무성의 존부를 평가하는 하나의 사실적 요소가 될 뿐인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내부 규정이나 단체협약에 지급기준이 구체적으로 규정돼 있다면 특별히 다른 사정이 없는 한 계속적·확정적 지급의무성은 인정될 것이다. 단체협약의 경우, 유효기간이 있지만 실효되더라도 '단체협약의 여후효' 법리에 따라 규범적 부분(근로조건 등)이 계속적으로 효력이 유지되므로, 여전히 계속적·확정적 지급의무성이 인정될 것이다. 이와 달리, 그 해만 적용하는 것으로 한정한 내부 기준이나 노사합의 등은 그 해에만 효력이 있는 것이므로, 그에 따라 지급되는 금원은 임금의 요건인 계속적·확정적 지급의무성을 갖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애초 지급을 그 해에 한정하는 등 한시적인 지급기준을 정했으나 특별한 언급 없이 계속 묵시적으로 십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그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해 왔다면 그 경우에는 노동관행에 따른 규범적 효력이 인정돼 계속적·확정적 지급의무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3. '집단적 근로'의 근로대가성 인정


임금의 요건으로서의 '근로대가성'은 기존에는 근로자 개인의 근로의 양과 질에 연동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이해돼 왔고, 기업 전체나 부서 전체 근로자들의 '집단적 근로'의 양과 질에 연동되는 급여도 근로대가성이 인정되는 것인지는 비교적 분명하지 않았다.


최근 삼성전자 경영성과급 사건에서 목표 인센티브(이른바 PI)의 근로대가성이 인정됐는데(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1다248299 판결), 해당 PI는 근로자 개개인의 근로에 따라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각 사업부문, 사업부별 평가에 따라 지급되는 것이었다. 대법원은 "근로자들이 근로제공을 통하여 목표 달성을 통제할 수 있고 목표 달성에 주된 인과관계를 형성하는 수준으로 근로제공과의 관련성"을 높이는 것이 가능했다는 취지로 판시해, 근로자들의 집단적 근로와의 근로대가성을 인정했다. 이로써 임금의 요건인 근로대가성은 반드시 개인의 근로제공과의 관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들의 집단적 근로와의 관계에서도 인정될 수 있음이 분명해졌다.


그런데, 근로계약은 근로자 개인과 사용자 간의 사적 계약이고, 임금은 해당 근로계약에 따라 개인이 제공하는 근로에 대한 주된 반대 급부에 해당한다. 이러한 점에서 '집단적 근로'에 따른 근로대가성 및 임금성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의문이 있다. 극단적인 예로, 근무태만으로 실적이 매우 좋지 않고 회사에 손해만 끼친 근로자도 부서나 기업의 실적에 따른 경영성과급을 받게 될 수 있는데, 이것을 근로계약의 주된 반대급부로서의 '근로의 대가'라고 보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면이 있다.


4. 근로대가성 판단기준의 모호성


대법원은 영업이익 등이 발생했을 때만 이를 재원으로 해 그 일부를 근로자들에게 배분하는 성격의 경영성과급(이른바 PS)들에 대해서는 모두 근로대가성을 부정했다. 근로대가성을 부정한 주요 근거는 아래와 같다.


ⅰ. 영업이익의 발생 및 규모는 근로자들의 근로제공보다는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근로자들이 통제하기 어려운 다른 요인들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ⅱ. 영업이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전혀 지급되지 않으므로 근로성과의 사후적 정산이라기보다는 경영성과의 사후적 분배에 더 가깝다.


ⅲ. 액수가 연봉의 0~50%의 규모로 크게 변동되는데, 근로자들의 근로의 양과 질이 그렇게 변동된다고 볼 수는 없다.


이에 반해 대법원은 삼성전자의 PI에 대해서는 근로대가성을 인정했다(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1다248299 판결), 해당 PI의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지급을 위한 평가 기준은 재무성과의 달성도 70%(매출 30%, 이익 40%), 전략과제의 이행 정도 30%(시장점유율 10~15%, 브랜드지수 5~10%, 적정유통재고 준수율 등 10%)로 구성돼 있었고, 각 사업부문·사업부별로 A, B, C, D 네 등급으로 나눠 평가됐으며, 액수는 연봉의 0~20%로 변동됐다. 대법원이 PI의 근로대가성을 인정한 주요 근거는 아래와 같다.


PI의 평가 항목들은 근로자들이 근로제공의 양이나 질을 높임으로써 목표 달성 여부를 관리ㆍ통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 전략과제 이행 정도는 근로제공 외의 다른 요인들의 영향력을 상당 부분 축소해, 근로자들이 근로제공의 양이나 질을 높임으로써 목표달성 여부를 관리ㆍ통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 재무성과도 매출액 자체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하지 않고, 계획 대비, 전년도 대비, 경쟁사 대비 달성도 등을 평가기준으로 정하는 등 근로자들이 근로제공을 통해 목표달성을 통제할 수 있고 목표달성에 주된 인과관계를 형성하는 수준으로 근로제공과의 관련성을 높인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 전략과제나 매출실적 등 구체적인 목표를 부여하고 그 성과에 따른 보상을 지급하는 체계로서 PI를 운영한 것은 결국 해당 성과가 근로제공과 밀접하게 관련됨을 방증한다.

 

평가 항목은 지급 여부 자체를 결정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금액을 차등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내부적 평가 척도로 기능할 뿐이므로, PI는 경영성과의 사후적 분배가 아니라 집단적 근로성과의 사후적 정산에 더 가깝다.


액수가 연봉의 0~20%이므로, 지급 규모가 사전에 어느 정도 확정된 고정적 금원에 가깝다.


위 근거들 중 근로대가성 판단과 가장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부분은 그 지급 여부 내지 지급액 결정의 기준에 관한 위 ① 항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법원의 위 ①의 판시 논리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PI의 평가 항목인 매출, 이익, 시장점유율, 브랜드지수, 적정유통재고 등은 PS의 발생 근거인 '영업이익'만큼이나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에 영향을 받는 것들으로서, 근로자들이 근로제공을 통해 통제하거나 인과관계를 형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법원은 근로제공 외 다른 영향 요소를 최대한 줄였다거나, 계획·전년도·경쟁사와 '대비'하는 방식으로 평가했다거나, 구체적인 목표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는 점을 제시해 근로대가성을 인정했다. 그러나 과연 매출이나 이익, 시장점유율 등에 대한 평가에서 시장 상황 등 다른 외부적 요소의 영향을 줄이고 근로의 양과 질을 본질적인 요소로 만드는 방식이 실질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경쟁사 대비 등의 특정 평가 방식을 취한 것만으로 매출이나 이익, 시장점유율 등에 있어 근로제공을 통한 인과관계 형성이 실질적·논리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이다.


어쩌면 대법원이 PI의 임금성을 인정한 주된 근거는 위 ① 항목이 아니라 위 ② 항목과 ③ 항목이 아닐까 한다. 즉, 재원의 발생이 영업이익 등을 근거로 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미리 설정돼 있다는 점과 액수가 연봉 대비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이 PI의 임금성을 인정한 실질적인 이유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점들이 근로대가성이라는 개념에 부응한다고 보기는 여전히 어렵다. 본질보다는 형식을 중시한 판단이다. 이를 이유로 근로대가성을 인정한다면 다른 복리후생성 급여(자녀 학자금 등)도 위와 같은 점에서 PI와 크게 다를 바가 없어 임금성을 부정할 근거를 찾기 어렵게 된다.


아쉽지만, 현재로서는 위와 같은 대법원 판결의 논리에 따라 근로대가성을 판단하고 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재원의 발생을 지급의 절대적 선행조건으로 하지 않거나, 목표를 상대적인 방식(계획·전년도·경쟁사 대비 등)으로 부여하거나, 연봉 대비 액수가 크지 않거나 한다면, 근로대가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5. 결어


영업이익을 재원으로 하는 경영성과급이 임금이 아니라는 점은 최근 대법원 판결들로 명확해졌다. 문제는 재원 발생이 아니라 내부 평가에 따라 지급되는 금원들이다. 대법원 판결 논리에 의하면 평가기준을 어떻게 하든 간에 이러한 금원들은 임금성이 높아지거나 불분명해질 위험이 크다.


이번 대법원 판결들은 경영성과급 사건이 대법원에 계속된 지 약 5년 만에 나왔다. 그런데도 논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고 불명확한 판시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아쉽다. 기대와는 달리 잠재적 분쟁 해결과 법적 안정성의 측면에서 역할이 다소 미흡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좀 더 논리적이고 정치한 판결들이 나오길 바라본다.


※ 본 칼럼은 김완수 변호사가 월간노동법률 2026년 4월호에 기고한 내용을 편집한 것입니다. https://www.worklaw.co.kr/main2022/view/view.asp?bi_pidx=39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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