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O는 중대재해처벌법 처벌의 방어막이 될 수 있을까
2026.05.26.
노동팀 뉴스레터 제24호 (03) 노동칼럼
“대표이사는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등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즉 대표이사가 아닌 CSO가 사업총괄책임자에 준하는 회사의 안전보건최고책임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사업총괄책임자인 대표이사는 경영책임자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면책되고 CSO가 경영책임자등에 해당하여 중대재해처벌법의 수범자가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최근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은 위와 같이 설시하며 대표이사의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했다(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2025. 12. 19. 선고 2024고단1264 판결). 안전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의무이행 필요성을 알면서도 그 구체적 내용을 분명히 알지 못해 그저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기만 매일매일 기도하는 기업의 대표이사들에게는 반가운 판결이 아닐 수 없다. 이 판결을 접한 대표이사는 누구라도 CSO를 선임하려 할 것이다.
그런데 CSO를 선임하기만 하면 CSO는 중대재해처벌법 처벌에 있어서 대표이사의 방어막이 될 수 있을까?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아래와 같은 점을 보면 CSO는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를 효과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효과적이지만 대표이사 처벌을 면책시키는 방어막으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첫째, 대표이사 대신 CSO가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된 사례는 없다. 위 판결에서 법원은 대표이사가 경영책임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 및 보건확보의무를 위반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즉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도 과거 정유사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에 관하여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대표이사가 아닌 CSO가 경영책임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대표이사를 면책한 사례가 있는데 해당 사례에서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이 없다는 이유로 CSO도 기소하지 않았다.
둘째, 개별적인 사안들에 있어 사업총괄책임자가 최종 의사결정권을 행사하였고 중대재해가 그 의사결정 사안과 관련되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CSO가 경영책임자인 경우에도 사업총괄책임자인 대표이사가 경영책임자로 처벌된다. 법원은 화재로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중대재해 사고에 대한 판결 등 경영책임자 해당 여부가 문제된 판결들에서 일관되게 CSO가 경영책임자로 인정될 수 있다고 하면서도 개별 사안에 따라 여전히 대표이사가 최종 의사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대표이사가 처벌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중대재해들을 보면 대부분 단순 안전조치의 문제를 넘어서 시공방법, 작업속도, 불법하도급, 불법파견관계, 건축물 구조변경 등 다른 경영상 문제와 연관된 경우가 많다. 또 단순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발생한 중대재해라고 하더라도 안전조치 미비의 원인이 예산, 인력 등 CSO가 독립적으로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는 부분에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CSO가 안전보건에 관한 최종적 의사결정권을 가진 경영책임자에 해당하더라도 구체적인 중대재해의 내용에 따라서는 여전히 대표이사가 경영책임자로 처벌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대표이사가 CSO를 선임했다는 이유로 안전보건에 관하여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방치할 경우 중대재해 발생 시 오히려 중하게 처벌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대전지방법원은 대표이사가 공장장이 CSO로서 경영책임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사안에서 “막강한 권한과 책임을 지고 있으면서 안전보건관리의무도 동시에 지고 있는 CSO가 기업경영자 내지 생산관리자로서의 역할에 매몰되어 다른 측면을 소홀히 할 소지가 다분하고 상존하는 것이니 그보다 더 상급의 경영책임자 내지 사업주인 대표이사에게는 그러한 편향된 독주를 제어할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이행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법률상 의무가 지워져 있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본건 기록을 정사하여도 대표이사가 이러한 자신의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를 이행 흔적을 찾을 수 없다.”라고 판단하면서 징역 3년 실형을 선고한바 있다(대전지방법원 2025. 8. 27. 선고 2025노860 판결).
결국 대표이사가 중대재해가 발생하더라도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대비방안은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다. 즉 안전보건에 관한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적절히 구축하여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의무 이행이 사각지대 없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CSO는 그러한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를 효과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즉 안전보건에 관한 독립적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CSO가 선임되어 있다면 CSO는 이행충돌 없이 독립적으로 안전보건에 관한 의사결정을 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 본 칼럼은 정대원 변호사가 안전신문에 기고한 내용을 편집한 것입니다. 안전신문, 2026.04.06. https://www.safet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473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