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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접·용단 화재, 방화포도 이제 '인증'이 기준이다

2026.05.26.

노동팀 뉴스레터 제24호 (03) 노동칼럼


최근 산업안전 규제에서 실무적으로 눈여겨볼 변화가 하나 있다. 화재위험작업의 통제 기준이 "조치를 했느냐"에서 "성능이 확인된 수단을 썼느냐"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5년 9월 1일 개정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가연성물질이 있는 장소에서 화재위험작업 시 사용하는 용접방화포에 대해 2026년 3월 2일부터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0조 제1항에 따른 성능인증 제품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했다. 고용노동부도 2026년 1월 26일 안내를 통해 이 기준이 같은 날부터 모든 사업장에 적용된다고 확인한 바 있다.


이 개정이 의미 있는 이유는, 용접방화포를 펼쳤다는 사실 자체가 더 이상 충분한 방호조치가 아니게 되었다는 데 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41조 제2항은 화재위험작업 시 작업 준비·절차 수립, 위험물 사용·보관 현황 파악, 인근 가연성물질에 대한 방호조치와 소화기구 비치, 불꽃·불티 비산방지조치, 환기, 작업근로자 대상 화재예방 및 피난교육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개정은 이 가운데 비산방지조치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인증제품 사용 의무를 추가한 것이고 고용노동부도 개정 취지를 화재의 효과적 예방이라고 밝혔다.


사실 건설 분야에서는 이미 같은 방향의 기준이 먼저 자리 잡고 있었다. 건설현장의 화재안전성능기준(NFPC 606)은 용접·용단 작업 시 11미터 이내에 가연물이 있으면 방화포로 보호해야 하고 그 방화포는 소방청장이 정한 기술기준에 적합한 제품이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건설현장 소방안전관리자에게는 성능인증을 받은 방화포가 설치기준에 맞게 도포되어 있는지를 확인할 의무도 부과되어 있다. 즉 건설현장에서는 이미 "방화포를 썼는가"가 아니라 "인증 제품을 기준에 맞게 설치했는가"가 점검 항목이었고, 이제 그 논리가 산업안전보건규칙을 통해 일반 사업장으로 확장된 셈이다.


감독 기조의 변화도 이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고용노동부의 2026년 사업장 감독계획에 따르면 감독 물량이 2025년 5만2000개소에서 2026년 9만개소로 확대되고 산업안전 분야만 5만개소 규모로 운영된다. 노동·산업안전 통합감독을 넓히면서 사고 발생 이전에 위험을 차단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제시됐다. 이런 기조 아래에서는 화재위험작업 점검이 작업허가서 작성 여부에서 그치지 않고 가연물 현황 파악, 환기 조치, 소화기 비치, 동시작업 통제, 인증 방화포 사용 여부까지 현장에서 곧바로 확인할 수 있는 요소 중심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고용노동부가 2025 중대재해 사고백서를 통해 화재·폭발 사고를 기술적 원인 뿐 아니라 안전보건관리체계, 조직문화, 작업관행까지 포함해 분석하고 있다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사고 조사의 초점이 설비 존재 여부를 넘어 위험작업이 어떤 절차로 통제되었는지로 옮겨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용접·용단 화재가 발생했을 때 더 자주 문제 될 쟁점은 방화포가 있었는지가 아니라 인증 제품이 실제 사용되었는지, 가연물 차단과 환기가 병행되었는지, 위험작업과 가연성가스 발생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지 않도록 누가 어떻게 확인했는지가 될 것이다.


사업장에서 지금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기존 보유 중인 용접방화포가 인증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인지 먼저 확인하고 화재위험작업 허가 절차·구매 기준·협력업체 계약조건에 인증 방화포 사용 요건을 반영해야 한다. 설치 책임자와 확인 책임자를 구분하거나 최소한 확인 절차를 문서화해 방화포가 실질적으로 가연물 보호와 불티 비산 방지 기능을 수행하도록 관리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산업안전 규제의 최근 흐름은 서류를 더 만들라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바로 검증 가능한 통제수단을 쓰고 그 기준을 분명히 하라는 방향이다. 이번 방화포 규정 개정은 그 변화를 가장 또렷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 본 칼럼은 윤성현 변호사가 안전신문에 기고한 내용을 편집한 것입니다. 안전신문, 2026.03.27. https://www.safet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47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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