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재직 중 지급되는 중간정산 퇴직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계산할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에서 정한 연 20%의 지연이자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본 사례
2026.04.28.
노동팀 뉴스레터 제23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5다214123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 A 주식회사는 해상화물 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로 재직하거나,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람들입니다. 피고는 근로자의 업무내용 및 장소 등에 따라 크게 연봉제가 적용되는 사무직종의 ‘일반직’(물류종합직과 물류전문직으로 분류)과 호봉제가 적용되는 ‘기능직’(항만운영직, 장비운전직, 정비직, 선원직으로 분류)으로 직군을 구분하고 있었습니다.
피고는 2014년도 노사합의를 통하여 상여금 지급방식을 변경하면서 기능직 근로자들에게 명절상여금을 설과 추석에 각 100%씩, 지급월을 포함한 직전 2개월 기간 중 개인별 근무실적(근무일수)에 따라 차등 지급하였고, 2020년도 단체협약에서는 가정의 달(5월) 상여금 50%를 신설하였습니다. 또한 피고는 2017년 일반직 근로자들의 임금체계를 개편하면서 개인별 평가결과에 따라 5개 등급(S등급 150%, A등급 125%, B등급 100%, C등급 75%, D등급 50%)으로 지급되는 업적급을 신설하였습니다.
원고들은 피고에 대하여 명절상여금, 가정의 달 상여금, 업적급, 직무급, 외지근무보조비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고, 미지급 법정수당과 더불어 식대, 외지근무보조비는 근로의 대가로서 평균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도 주장하며 (ⅰ) 법정수당의 차액, (ⅱ) 퇴직금(중간정산 퇴직금 포함)의 차액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하였습니다.
특히 이 사건 주요 쟁점 중 하나는, 재직 중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중간정산 퇴직금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에서 정한 연 20%의 지연손해금이 적용되는지 여부였습니다. 위 각 규정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기준법」 제36조에 따라 지급하여야 하는 임금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 제2조 제5호에 따른 급여(일시금만 해당된다)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그 다음 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의 지연일수에 대하여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합니다.
2. 판결 요지
가. 이 사건 각 수당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
원심(서울고등법원 2025. 5. 30. 선고 2023나2058221 판결)은 명절상여금, 가정의 달 상여금, 직무급은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반면 외지근무보조비는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고, 업적급은 ‘최소지급분 초과액'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상판결도 원심판단을 수긍하였습니다.
① (상여금) 명절상여금 및 가정의 달 상여금에 근무일수에 따라 지급률이 달라지는 조건이 부가되어 있더라도, 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0다247190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에 따라 ‘소정근로일수 이내로 정해진 근무일수 조건’은 소정근로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근로자라면 충족할 수 있는 조건이므로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② (업적급) 업적급은 지급년도가 아닌 평가 대상연도의 근로수행 결과에 대한 대가를 의미하며, 소정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평가결과가 일정한 등급에 이르러야 지급되므로 소정근로 대가성을 인정하기 어려워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피고가 일반직 원고들에게 업적급 지급기준 중 최하 등급인 D등급에 따른 업적급(최소지급분)을 통상임금에 산입한 점은 적법하고, 최소지급분을 초과하는 금액만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③ (직무급) 직무급은 일반직 중 일정한 직급에 해당하는 근로자에게 매월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금원으로서 소정근로의 대가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④ (외지근무보조비) 외지근무보조비는 전출 발령으로 동거 중인 가족과 떨어져 근무하는 근로자에게 임차비용의 일부를 보조하기 위하여 지급되는 실비변상적, 복리후생적 금원에 해당하므로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통상임금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나. 중간정산 퇴직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적용 이율: 연 20% 적용 부정
원심은,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발생하는 퇴직금과 달리 근로자가 재직 중에 중간정산을 함으로써 발생하는 중간정산 퇴직금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 제37조의 지연손해금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퇴직한 원고들의 미지급 퇴직금에 대하여는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인정하였으나, 재직 중 원고들의 중간정산 퇴직금에 대하여는 판결 선고일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지연손해금만을 인정하였습니다. 구체적인 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은 해당 임금 또는 급여가 14일 이내에 지급되어야 함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퇴직급여법상 14일 이내에 지급할 의무가 부과된 급여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 지급되는 퇴직금뿐이다(제9조 제1항). 입법취지 및 경과에 비추어 위 조항은 다른 조항(근로기준법 제36조와 퇴직급여법 제9조 제1항)이 14일 이내에 지급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음을 전제로, 이를 위반한 경우에 한하여 고율의 지연손해금을 부과하려는 취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② 2005년 근로기준법상 지연손해금 조항(제36조의2)이 신설되었을 때는 퇴직금 중간정산 제도가 법제화된 이후인데, 위 신설 조항은 임금과 퇴직금 모두 그 적용을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하여 청산의무가 발생한 경우"로 명시적으로 한정하여 중간정산 퇴직금을 제외하였고, 퇴직급여법이 제정된 이후에도 위 조항은 상당 기간 유지되었다.
③ 근로기준법이 2007년에 전부 개정되면서 현행 제37조 제1항으로 개정되었고, 그에 따라 비로소 문언상 중간정산 퇴직금이 포함될 여지가 있게 되었는데, 당시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위 개정 취지는 퇴직급여법이 제정됨에 따라 근로기준법의 퇴직금에 관한 조항이 삭제된 것을 뒤늦게 반영하여 조문 정리를 하기 위한 것이었지, 지연손해금의 적용 대상을 중간정산 퇴직금까지로 확대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④ 사용자로서는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는 일을 계속 시켜야 하므로 임금을 체불하지 않고 지급할 유인이 존재한다. 그러나 퇴직한 근로자에 대해서는 그러한 유인이 없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어려운 사용자는 재직 중인 근로자에 대한 임금이나 거래처에 대한 원재료 대금 등을 우선하여 변제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근로기준법과 퇴직급여법은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함으로써 사용자가 청산해야 하는 임금과 퇴직금에 한하여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하는 조항을 두고 있는 반면, 중간정산 퇴직금은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더라도 형사처벌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⑤ 퇴직급여법령은 근로자가 시급히 목돈을 필요로 하는 경우(무주택자인 근로자가 주택을 구입하거나 주거 목적으로 전세금을 부담하는 경우, 근로자 본인 또는 부양가족의 질병이나 부상에 대한 의료비를 부담하는 경우 등)를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로 규정하고 있어 일견 지급의 확실성을 보장할 필요가 높다고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실무상 대부분의 중간정산 퇴직금 차액 청구 소송은 시급성이 요구되는 사건이 아니라 중간정산 퇴직금의 대부분을 정상적으로 지급받았음에도 평균임금에 일부 임금 항목이 누락되었다고 주장하며 차액을 청구하는 사건이어서 실무상 측면에서 그 보장 필요성이 높다고 보기도 어렵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재직 중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중간정산 퇴직금에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이 정한 연 20%의 지연손해금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는 의의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중간정산 퇴직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판결 선고일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피고가 상인인 경우), 그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에 의하여 산정되므로, 사용자 측에서는 지연손해금 부담이 경감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향후 유사 사건에서 적극적으로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대상판결은 통상임금 및 임금 해당 여부에 관하여, (ⅰ) 근무일수에 따라 지급률이 달라지는 명절상여금 및 가정의 달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ⅱ) 업적급 중 최소지급분(D등급)을 초과하는 금액은 평가결과에 따라 지급되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으며, (ⅲ) 일반직에게 매월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직무급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ⅳ) 외지근무보조비는 실비변상적·복리후생적 금원으로서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심의 각 판단을 모두 수긍하였습니다. 이는 각 임금 항목의 성격에 따른 통상임금 및 임금 해당 여부의 판단기준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것으로서, 유사 사안에서 실무적으로 참고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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