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팀 뉴스레터 제23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2. 13. 선고 2024구합75659 판결]
원고 A 회사는 상시 약 16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수입 양주도매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며,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원고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을 가입대상으로 설립된 노동조합으로, 조합원 수는 약 38명입니다.
참가인은 원고가 (ⅰ) 2023. 7. 20. 참가인에게 새로운 단체협약안으로만 교섭을 강요한 행위, (ⅱ) 2023. 3. 31. 이후 현재까지 실무교섭만 진행한 행위, (ⅲ) 2023. 9. 14. ∼ 9. 15. 진행된 스토어 행사를 이유로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한 행위, (ⅳ) 2023. 11. 13.부터 참가인의 임시 텐트(이하 ‘이 사건 텐트’) 옆에 보안요원을 상주시켜 노동조합 활동을 감시 및 방해한 행위(이하 ‘제1행위’), (ⅴ) 원고의 대표이사가 2023. 9. 13. 개최된 사내행사(이하 ‘이 사건 행사’)에서 “쟁의행위 기간을 포함한 여타의 이유로 11개월간 만근하지 않으면 경영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겠다.”라고 전 직원에게 공지한 행위(이하 ‘제2행위’), (ⅵ) 2023. 11. 24. 참가인 조합원들에게 경영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은 행위(이하 ‘제3행위’)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3호 교섭 거부·해태(ⅰ, ⅱ), 제4호 지배·개입(ⅲ, ⅳ, ⅴ), 제5호 불이익 취급(ⅵ)에 해당하는 부당노동행위라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습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참가인의 구제신청 중 제1, 2, 3행위에 대해서 부당노동행위임을 인정하는 판정을 하였고(중앙2024부노34, 35 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이 사건 재심판정과 달리, 제1행위 및 제2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제3행위만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가. 제1행위의 부당노동행위 여부: 부정
대상판결은 다음과 같은 점을 근거로, 제1행위는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문화방송 취재진은 2023. 11. 7. 원고의 양해 없이 원고 사업장을 출입하여 촬영하였고, 이에 대해 원고는 2023. 11. 24. 문화방송에 우려를 표하고 경위 설명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또한, 참가인은 2022. 11. 30.경부터 2023. 5. 4.경까지 전면파업(이하 ‘이 사건 쟁의행위’)을 하였고, 그 이후에도 간헐적으로 쟁의행위를 하였으므로, 외부인 출입통제와 시설관리 등을 위하여 보안요원을 원고의 사업장 내에 배치할 필요가 있었다는 점은 수긍할 수 있다.
② 또한 (ⅰ) 보안요원이 배치된 곳은 출입구의 출입 현황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위치로 보이는 점, (ⅱ) 반대편 출입구의 사무공간에는 마땅히 보안요원을 배치할 만한 공간이 없는 점, (ⅲ) 원고는 종래 회의실내에 보안요원을 배치하였으나 노사협의회에서 회의실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안요원의 이동배치를 요청받았던 점, (ⅳ) 이 사건 텐트에는 참가인의 물품이 보관되어 있을 뿐이어서 원고가 이 사건 텐트를 상시 감시할 필요는 없어 보이는 점을 종합하면, 원고가 보안요원을 공용 휴게공간 내 이 사건 텐트 옆에 상주시킨 행위가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③ 원고는 사업장 전반에 대한 시설관리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근로3권을 과도하게 위축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시설 관리와 보안 유지 및 위법행위 증거 수집을 위하여 채증 활동을 할 수 있다. 원고의 보안요원은 참가인 조합원들이 쟁의행위 또는 노동조합 활동을 개시하는 경우 이를 촬영하고, 특이사항이 없는 경우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와 외부인 출입 통제 업무를 담당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위와 같은 행위가 시설관리권 유지의 범위를 넘어 참가인의 정당한 조합활동을 과도하게 위축시켰다고 보기 어렵다.
나. 제2행위의 부당노동행위 여부: 부정
대상판결은 원고가 제2행위와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원고의 지배·개입의사를 인정할 만한 사정도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원고 대표이사가 이 사건 행사에서 2023년도 경영성과급 지급기준에 관한 질문을 받고, ‘기준은 지난해와 동일하다.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약 250일 정도 1년에 가까운 기간을 회사에 근무해야 하고, 그 외의 기준들은 다 동일하다. 본 회사에 거의 1년 정도는 근무를 해야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다. 새롭게 입사한 직원들은 내년을 노려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라고 답변한 사실은 인정된다.
② 그러나 원고는 경영성과급 지급요건으로서 근무일수에 쟁의행위 기간이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고, 원고의 발언이 ‘쟁의행위 기간을 포함하여 11개월간 만근하지 않으면 경영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암시한다고 하기도 어렵다.
③ 원고가 이 사건 행사에서 한 발언으로 인하여 참가인의 단결권이 침해되었다거나 침해될 위험이 있었다고 볼 자료가 없다.
다. 제3행위의 부당노동행위 여부: 긍정
대상판결은 제3행위가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라고 본 이 부분 재심판정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충분히 합리적인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근로자가 정당한 쟁의행위를 하여 현실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한 경우, 쟁의행위는 헌법이나 법률에 의하여 보장된 근로자의 정당한 권리행사이고 그 권리행사에 의하여 쟁의행위 등 기간 동안 근로관계가 정지됨으로써 근로자는 근로의무가 없으며, 쟁의행위를 이유로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가 법률상 금지되어 있으므로(노동조합법 제3조, 제4조, 제81조 제5호), 근로자가 쟁의행위 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근로자가 결근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1다4629 판결 참조).
② 기업의 경영에 관한 의사결정의 자유 등 영업의 자유와 근로자가 가지는 근로3권이 경영성과급 지급기준 설정을 둘러싸고 충돌하는 경우에는, 경영성과급 지급과 근로3권 사이의 헌법적 관련성을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사안에서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이익형량과 함께 기본권들 사이의 실제적인 조화를 꾀하는 해석 등을 통하여 이를 해결하여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정해지는 두 기본권 행사의 한계 등을 감안하여 두 기본권의 침해 여부를 살피면서 경영성과급 지급기준 설정의 최종적인 효력 유무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두62549 판결 참조).
③ (판단) 경영성과급의 지급요건 관련, 쟁의행위 기간을 근무일수에 산입하는 것으로 정하였더라면, 위 조합원들 중 다수는 경영성과급을 지급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2023년도에 대상자들에게 지급된 경영성과급은 760만원으로 그 액수가 적지 않고, 1년 225일 근무일수 요건과 그에 따른 제3행위는 장래에도 참가인의 쟁의행위에 중대한 위축효과를 가져올 것이 충분히 예상된다. 위와 같은 기준을 적용한 결과 경영성과급을 받지 못한 직원들은 대부분 쟁의행위에 참여한 참가인 조합원들이라는 점에서, 쟁의행위를 이유로 한 불이익 취급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
④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원고의 부당노동행위의사 역시 인정된다. (ⅰ) 원고는 2023. 11.경 내부적으로 경영성과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쟁의행위 기간을 근무일수에 산입하지 않을 경우 참가인의 조합원들 대부분이 경영성과급을 받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다. (ⅱ) 원고는 쟁의행위로 인하여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일수에 비례하여 경영성과급을 삭감하는 방법 등과 같이 쟁의행위에 참가한 조합원들의 불이익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었음에도, 쟁의행위 기간을 전부 근무일수에서 배제하여 경영성과급 지급 여부를 결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이 사건 쟁의행위 참가자들 대부분에게 경영성과급을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 (ⅲ) 경영성과급의 성질이 근로의 대가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지급요건이 부당하거나 합리적이지 않은 경우에는 부당노동행위가 될 수 있는바, 비례적으로 경영성과급을 삭감하는 등의 방법이 있음에도 근무일수 요건을 만근에 가깝게 정하면서 동시에 쟁의행위 기간을 근무일수에 산입하지 않음으로써 이 사건 쟁의행위 참가자들이 경영성과급을 전혀 지급받지 못하게 하는 것은 정당한 재량권 행사라고 할 수 없다(ⅳ) 원고와 참가인은 8년 이상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하면서 갈등을 계속해온 점, 경영성과급 관련 근무일수 요건 도입 직전 회계연도에도 평균 12.8일의 쟁의행위가 발생하였던 점, 원고가 쟁의행위 참가로 인한 근무일수 부족을 이유로 경영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제3행위가 최초이고 참가인이 이에 동의하거나 이를 용인하였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위 사정만으로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부인된다고 볼 수 없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사용자에게 성과급 지급에 관한 재량이 인정되더라도 그 재량권 행사에는 한계가 있음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즉, 쟁의행위에 참가하지 않은 근로자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쟁의행위 기간만큼 성과급을 비례적으로 감액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음에도, 근무일수 요건을 거의 만근 수준으로 설정하고 쟁의행위 기간은 근무일수에서 제외함으로써 쟁의행위 참가자가 성과급을 아예 받지 못하도록 제도를 운용한 것은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본 것입니다.
이에 비추어 보면 기업이 경영성과급이나 기타 부가급여의 지급요건을 설계하거나 적용함에 있어, 일정 근무일수 등의 요건을 두는 경우 정당한 쟁의행위 기간을 일률적으로 결근 처리하는 데에 주의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특히 쟁의행위가 발생한 연도의 성과급 지급 시에는 근무일수 요건 등 지급기준 적용 과정에서 쟁의행위 참가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