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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으로 보낸 해고 통지서 ‘사진’, 유효한 서면 통지로 인정될까?

2026.04.28.

노동팀 뉴스레터 제23호 (03) 노동칼럼


1. 들어가며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2항은 이를 해고의 효력발생요건으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서면 통지가 없으면 해고는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는 사용자로 하여금 해고에 신중을 기하게 하고,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히 해 분쟁이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가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그런데 디지털 환경에서는 업무지시나 보고가 이메일, 카카오톡 등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해고 통지 역시 종이 문서의 교부가 아니라 전자적 방법으로 전달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문제되는 지점은 모바일 메신저로 해고 통지서 파일(PDF 등)을 전송한 경우를 넘어, 종이로 된 해고 통지서를 촬영한 사진을 전송한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요구하는 서면 통지로 평가할 수 있는지 여부다. 이에 디지털 환경으로 변화함에 따라 서면의 의미가 확장돼 온 흐름과 함께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기로 한다.


2. 서면의 의미 확장과 인정 요건


서면은 일정한 내용을 적은 문서다. 대법원은 서면을 이메일 등 전자문서와는 구분하면서도, 출력이 즉시 가능한 상태의 전자문서는 사실상 종이 형태의 서면과 다를 바 없고 저장과 보관에 있어서 지속성이나 정확성이 더 보장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이메일에 의한 해고 통지도 유효한 서면 통지가 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위 판결 이후 2020년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이하 전자문서법)이 개정돼 전자문서도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서면으로 본다는 규정이 명문화됐다(전자문서법 제4조의2). 즉, 전자문서의 내용을 열람할 수 있으며, 전자문서가 작성·변환되거나 송신·수신 또는 저장된 때의 형태 또는 그와 같이 재현될 수 있는 형태로 보존돼 있는 경우에는 서면으로 본다고 규정함으로써, 이메일뿐 아니라 모바일 메신저와 같은 전자문서도 열람가능성, 재현가능성, 보존성 등의 요건을 갖추면 서면으로서의 지위를 가질 수 있게 됐다.


3.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해고 통지서를 전달한 경우 판결례


가. 파일을 전송한 경우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해고 통지서를 PDF 등 파일 형태로 전송한 경우엔 다수의 하급심 판결이 이를 근로기준법 제27조 위반이라고 곧바로 단정하지 않고 유효한 서면 통지로 인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대전고등법원 2021. 6. 10. 선고 2020누11853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 7. 26. 선고 2023누48935 판결 등).


나. 사진을 전송한 경우


반면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해고 통지서 사진을 전송한 경우에는 보다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원은 사진 등 영상이 촬영기기의 성능, 촬영 환경 등에 따라 해상도, 전사 범위 등이 달라질 수 있고 수신매체의 성능에 따라서도 해상도 등이 달라질 수 있으며, 메신저 프로그램의 기능에 따라 화면 크기, 저장기간, 지속성 등에 제한이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해 모바일 메신저로 전송된 사진이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서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제반 사정을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전자문서법 제4조의2의 요건을 충족해 해당 사진이 문서로서 시인성, 지속성, 정확성을 갖췄는지 살피는 한편,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입법취지에 비춰 사용자가 서면 통지를 하지 않고 전자적 방식을 취할 필요성이 있었는지, 사진이 해고 통지의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는지, 근로자가 이를 별다른 장애 없이 수신해 해고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지장이 없었는지, 회사의 업무 관행, 해고 전후 정황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 고려하는 방식이다(서울고등법원 2023. 2. 8. 선고 2022누41050 판결, 창원지방법원 2024. 4. 18. 선고 2023가합100094 판결 등).


다만, 하급심에서는 유사한 법리를 설시하면서도 결론에 있어서는 판단이 엇갈리고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⑴ 창원지방법원 2024. 4. 18. 선고 2023가합100094 판결(항소기각 및 상고기각 확정)


해고사유 및 해고시기가 기재된 징계회의록을 사진으로 찍어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한 사안에서 법원은 위 해고 통지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봤다.


법원은 사용자가 해고통보서를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했으나 폐문 부재로 반송됐고 근로자가 출근하지 않고 징계위원회에도 불참해 사용자로서는 서면으로 해고를 통지할 다른 수단을 찾기 어려웠던 점, 근로자가 카카오톡으로 징계회의록 사진을 수신했다고 인정하고 있는 점, 사진이 선명하고, 해고의 사유와 시기가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어 근로자가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던 사안이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근로기준법 제27조 위반을 부정했다.


⑵ 서울고등법원 2023. 2. 8. 선고 2022누41050 판결(상고기각 확정)

 

해고를 통보하는 인사발령 공고문을 작성한 후 이를 촬영한 사진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송한 사안에서 법원은 전송된 사진은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서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제1심은 위 인사발령 공고문 사진이 전자문서법 제4조의2와 같은 요건을 갖췄으나, 사진을 전송하기 전 근로자에게 해고에 관한 아무런 고지나 언급이 없었고, 카카오톡으로 전송 후에도 해고사유를 설명하려고 시도하지 않고 오히려 근로자의 카카오톡을 차단하고 전화를 받지 않은 점, 근로자가 병가 후에 다시 출근할 예정이었으므로 출근 후 서면으로 전달이 가능한 상황이었던 점 등을 고려해 사진만으로는 해고에 적절히 대응하기 어렵다고 봤다. 즉, 해고 통지의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수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 제27조 서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위 판단을 인용하면서 문서를 촬영한 사진은 사본에 불과해 진정성립을 바로 인정할 수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7조 입법 취지에 비춰 언제나 서면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나아가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통지 방법을 서면으로 한정하고 있는 이상, 결과적으로 근로자가 해고사유와 해고시기에 관해 알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서면에 의하지 않은 전자적 형태의 해고 통지는 명문의 규정에 반한다고 판시했다.


4. 나가며


이상의 판결들을 종합하면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해고 통지서 사진을 전송한 경우에는 파일 전송에 비해 보다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촬영 환경, 사용하는 메신저, 수신 매체 등에 따라 해상도 등이 달라질 수 있는 특성이 있으므로, 법원은 일률적으로 이를 근로기준법 제27조상 서면에 해당한다고 보기보다는 개별 사안을 구체적으로 심리해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접근이 곧바로 "파일은 서면으로 인정되고, 사진은 대체로 서면으로 인정될 수 없다"는 의미로 이해돼서는 곤란하다. 법원이 문제 삼는 것은 전달 형식이 아니라, 전자적 수단이 입법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서면의 기능을 실질적으로 수행했는지 여부로 보인다. 다시 말해, 위 수단이 입법 취지를 잠탈해 근로자의 보호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활용됐는지, 아니면 부득이한 상황에서 서면 통지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디지털 시대로의 변화는 서면의 외연을 넓히고 있으나, 해고와 같이 중대한 처분에 있어서는 서면의 본질적 기능이 구현되고 있는지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 본 칼럼은 김유진 변호사가 월간노동법률 2026년 3월호에 기고한 내용을 편집한 것입니다. https://www.worklaw.co.kr/main2022/view/view.asp?bi_pidx=38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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