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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퇴직금 청구권이 발생하지 않았거나 피고인에게 퇴직금 미지급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사례

2026.03.25.

노동팀 뉴스레터 제22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 수원지방법원 2026. 2. 12. 선고 2025노1057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물류센터 위탁운영업체(이하 ‘A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인력공급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입니다.  고소인 6인은 직업소개업체를 통해 A 회사와 일용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물류센터에서 일용직으로 근무한 사람들입니다.  


고소인들은 피고인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에 따라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였습니다.  


한편 고소인들이 일용근로계약 체결 및 종료를 반복한 총 기간,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2. 판결 요지

제1심 법원은 A 회사가 고소인들과 1일 단위로 일용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계약서상 당일 근로 후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것으로 정해져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여기에 근로자들이 자유롭게 결근하거나 휴일 또는 업무 종료 후 다른 업체에서 근로를 제공할 수 있었던 점, 업무의 대체가능성이 높은 점, 모집인원 초과 시 근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고 고소인들도 이를 인식하고 있었던 점, A 회사가 일용직과 상용직을 구분하여 관리한 점 등을 더해 고소인들의 근로형태가 상용근로자에 준하는 정도에 이르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에게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5. 2. 4. 2023고단2031 판결). 

이에 검사가 항소하였는데, 대상판결은 일용직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근로관계가 단절되지 않아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이면 상용근로자와 동일하게 퇴직금 지급의무가 발생한다는 전제에서, 퇴직금 청구에 있어 근로형태가 상용근로자에 준할 것을 요구한 제1심 판단에는 법리오해의 여지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대상판결은 근로관계의 단절로 고소인들의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에 이르지 못하였거나 A 회사로서도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퇴직급여법위반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 판결의 결론이 정당하다고 보아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법리) 퇴직급여법 제4조 제1항은 “사용자는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 이상의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 다만,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8조 제1항은 “퇴직금 제도를 설정하려는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계속근로기간이 1년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퇴직급여법에 의한 퇴직금청구권이 발생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6다236285 판결).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다시 근로계약을 맺어 그 근로계약기간을 갱신하거나 동일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한 경우에는 갱신 또는 반복된 근로계약기간을 합산하여 퇴직금 지급 요건으로서의 계속 근로 여부와 계속근로연수를 판단하여야 하고, 갱신되거나 반복 체결된 근로계약 사이에 일부 공백 기간이 있다 하더라도 그 기간이 전체 근로계약기간에 비하여 길지 아니하고 계절적 요인이나 방학 기간 등 해당 업무의 성격에 기인하거나 대기기간 또는 재충전을 위한 휴식 기간 등의 사정이 있어 그 기간중 근로를 제공하지 않거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관계의 계속성은 그 기간중에도 유지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9다35040 판결).  다만 근로계약 사이의 공백기간 중에도 근로관계의 계속성이 실질적으로 유지되는 경우에 한하여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이어야 한다는 퇴직급여법에 따른 퇴직금청구권의 발생요건이 충족되고, 만일 반대로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근로계약에 따른 각 1년 미만의 근로기간에 대하여 퇴직급여법에 의한 퇴직금청구권이 발생하지 않는다(대법원 2020. 4. 9. 선고 2015다20780 판결).

일용직근로자는 1일 단위로 근로계약이 체결되고 그날 근로를 마침으로써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므로, 일용직 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이 1년에 이르기 전에 근로의 공백 기간이 발생하는 경우 퇴직금 지급의무의 발생요건인 계속근로관계가 중단되는지, 공백기간이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 계속근로관계가 중단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A 회사가 고소인들과 체결한 근로계약기간은 근로계약일자 당일에 한정되고, 임금도 하루 단위로 계산하여 일당으로 지급하였으며, 계속적인 근로관계를 전제로 하는 근로조건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으므로, 근로를 제공하는 날마다 개별적으로 성립하여 당일의 근로를 마치는 대로 각각 종료된다.

A 회사는 2019. 12. 9. 일용직 근로자에 대한 근로계약서 양식을 변경하여 ‘일용직 근로의 특성상 마지막 근로일로부터 7일 이내에 새로운 일용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마지막 근로일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으로 본다’는 규정을 추가하였다.

고용노동부는 A 회사가 근로계약서에 추가한 위와 같은 규정의 효력을 긍정하면서 ‘근로계약 내용에 따라 마지막 근로일로부터 7일 이내에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이후에 일용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근로관계가 단절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A 회사는 위와 같은 규정에 따라 마지막 근로일로부터 7일 이내에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속하여 1년 이상 근무한 일용직 근로자에 대하여는 퇴직금을 지급하여 왔고, 고소인 E에 대해서도 2019. 2. 7.부터 2021. 7. 30.까지의 기간에 대하여는 근로관계가 1년 이상 계속되었다는 이유로 그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이에 따라 근로자들은 매일 반복, 갱신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마지막 근로일로부터 7일 이내에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경우 근로관계가 단절된다는 사정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소인들의 경우 마지막 근로일로부터 7일 이내에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므로 근로관계가 단절되었고, 근로관계가 단절된 전후의 계속근로기간만으로는 1년에 이르지 못하므로 퇴직금 지급의 요건이 갖추어지지 않았다.  설령 근로관계가 단절되지 않는다고 보더라도, A 회사가 근로관계 단절에 관한 규정을 마련한 이후의 기간 동안 고소인들의 1년 이상 계속 근로가 없었던 점, 고소인들의 진정서 제출 시점에는 퇴직금 청구권에 대한 3년의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된 점(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2도742 판결은 소멸시효 완성으로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에도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함), 고소인들이 A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을 청구 소송이 소 취하로 종료되었거나 청구기각되어 확정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퇴직금 지급 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퇴직급여법위반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법원은 근로자가 반드시 월 평균 25일 이상 근무하여야만 근로기준법상 퇴직금 지급의 전제가 되는 상근성·계속성·종속성의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은 아니고, 최소한 1개월에 4, 5일 내지 15일 정도 계속해서 근무하였다면 위 요건을 충족한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1995. 7. 11. 선고 93다26168 전원합의체 판결).  다만 대상판결은 위 대법원 판결은 매년 초 1년 단위로 고용기간을 정하여 다시 채용되는 형식으로 근무한 사안에 대한 것으로, 1일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대상판결의 사안에 그대로 적용되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한편 대상판결은 1일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일용직 근로자의 경우에도 ① 근로계약을 반복·갱신한 경우 계약기간을 합산하여 계속근로 여부를 판단하고, ② 계약 사이에 공백기간이 있더라도 근로관계의 계속성이 유지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기존 대법원 판결의 법리(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다58490 판결, 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9다35040 판결)가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실제 1일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일용직의 경우에는 근로계약 사이의 공백이 수일에 불과하더라도 그 공백 기간이 근로계약기간에 비해 훨씬 장기간이므로, 근로관계가 계속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처럼 대상판결은 일용직 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 판단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대상판결은 검사가 상고하여 상고심 계속 중입니다(대법원 206도4494호).

※본 소송은 율촌이 수행하여 승소한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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