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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운송차주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2026.03.25.

노동팀 뉴스레터 제22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 서울행정법원 2026. 2. 13. 선고 2024구합76720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는 레미콘운송에 종사하는 사람을 조직대상으로 설립된 지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원고의 조합원은 레미콘 회사와 개별적으로 레미콘 운송계약을 체결한 후 자신이 소유한 콘크리트믹서트럭으로 레미콘 회사가 제조한 레미콘을 건설현장으로 직접 운반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하 ‘레미콘 운송차주’)입니다.


원고는 2024. 4. 4. 및 같은 달 12. 레미콘 회사 등에 2024년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레미콘 회사는 원고의 단체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원고는 2024. 5. 1.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교섭요구 사실 공고에 대한 시정신청을 하였으나, 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5. 13.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습니다.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 또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 레미콘 운송차주들로 조직된 원고가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을 구비하지 못하였다고 보아, 시정신청의 신청인 적격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재심결정’)을 하였습니다.


이에 불복하여 원고는 이 사건 재심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레미콘 운송차주들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이들이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및 기타 레미콘 운송차주들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직한 단체인 원고는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원고가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결정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레미콘 운송차주들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대상판결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레미콘 운송계약의 내용, 업무 내용, 업무 준비 및 업무 수행에 필요한 시간 등에 비추어 볼 때 겸업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려워 보여, 레미콘 운송계약을 체결한 레미콘 회사로부터 받는 운송비, 보조금 등이 레미콘 운송차주의 주된 소득원임이 명백하다.

레미콘 회사는 불특정다수의 레지콘 운송차주들을 상대로 정형화된 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운송단가 등 계약의 주요 내용은 레미콘 회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하였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계약은 레미콘 운송차주가 지켜야 할 의무사항과 레미콘 회사의 계약 해지 사유를 위주로 정하고 있다.  상조회 등과의 협의를 거쳐 운송단가를 결정한 사례가 있더라도, 이를 개별 차주와 협의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고, 레미콘 회사는 그러한 협의를 언제든지 중단할 수 있으며, 그 경우 체결되는 계약의 내용은 레미콘 회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한다고 평가함이 타당하다.

레미콘 운송차주가 제공하는 레미콘 운송업무는 레미콘 회사의 레미콘 제조 및 판매업 수행에 필수적인 것이고, 레미콘 운송차주는 레미콘 회사의 사업을 통해서만 레미콘 운송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

레미콘 운송차주는 레미콘 회사와 일반적으로 1년 또는 2년 단위로 레미콘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레미콘 운송계약을 갱신하여 왔으므로, 그 레미콘 운송계약관계는 지속적이고 레미콘 회사에 상당한 정도로 전속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레미콘 운송차주는 레미콘 회사의 운반 지시를 거부할 수 없고, 항상 차량을 대기 상태로 유지하여야 하며, 출하계획에 따라 근무시간·근무장소 등이 결정된다.  레미콘 회사는 차량에 회사 로고를 도색하게 하고 GPS로 운행동선을 실시간 파악하였다.  레미콘 운송업무는 단순·정형적이어서 레미콘 운송차주가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

레미콘 운송차주는 레미콘 운송계약을 체결한 특정 레미콘 회사로부터 레미콘 운송 횟수에 따른 운송비와 보조금 등을 지급받았고, 이는 레미콘 운송차주가 제공한 노무의 양에 따라 정해지는 것으로 자신이 제공한 노무에 대한 대가로 지급받았다고 볼 수 있다.

노동조합법의 근로자 정의 규정과 대등한 교섭력의 확보를 통해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노동조합법의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레미콘 운송차주를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개별로서는 현저히 약한 교섭력을 가진 레미콘 운송차주들이 집단적으로 단결하여 노동3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헌법 제33조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법원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의 지위에 대해, ‘타인과의 사용종속관계하에서 노무에 종사하고 대가로 임금 기타 수입을 받아 생활하는 사람을 말하고, 타인과 사용종속관계가 있는 한 해당 노무공급계약의 형태가 고용, 도급, 위임 또는 무명계약 등 어떤 형태이든 상관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 구체적으로 ① 노무제공자의 소득이 특정 사업자에게 주로 의존하고 있는지, ② 노무를 제공받는 특정 사업자가 보수를 비롯하여 노무제공자와 체결하는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지, ③ 노무제공자가 특정 사업자의 사업 수행에 필수적인 노무를 제공함으로써 특정 사업자의 사업을 통해서 시장에 접근하는지, ④ 노무제공자와 특정 사업자의 법률관계가 상당한 정도로 지속적·전속적인지, ⑤ 사용자와 노무제공자 사이에 어느 정도 지휘·감독관계가 존재하는지, ⑥ 노무제공자가 특정 사업자로부터 받는 임금·급료 등 수입이 노무 제공의 대가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학습지교사 및 방송연기자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본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4두12598, 12604 판결대법원 2018. 10. 12. 선고 2015두38092 판결).

또한 대법원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면서,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노동3권 보장을 통해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 등을 목적으로 제정된 노동조합법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해, 그 노무제공관계의 실질에 비추어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지의 관점에서 판단하고 있습니다.  즉,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의 범위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만 한정하지 않고 더 넓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대상판결은 이러한 기존의 판례 법리를 바탕으로 레미콘 운송차주의 업무 수행 방식, 계약 구조, 소득 구조 및 레미콘 회사와의 관계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여 각 판단요소에 포섭함으로써 레미콘 운송차주의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하였습니다.  특히 운송단가의 사실상 일방적 결정, 운송업무의 사업 필수성, 계약관계의 지속성 및 전속성, 출하계획에 따른 근무시간·장소의 결정, GPS를 통한 운행 관리 등 레미콘 회사의 실질적 영향력과 지휘·관리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아울러, 대상판결은 형식적으로는 개인사업자의 지위를 갖는 레미콘 운송차주라 하더라도, 실제 노무제공관계의 실질에 비추어 경제적 종속성과 조직적 편입 정도가 강한 경우에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한 판결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즉, 법률상으로는 사업자 형태를 취하고 있더라도, 특정 사업자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조직적으로 편입되어 노무를 제공하는 직역의 경우에는 노동조합법상 보호의 필요성이 인정될 수 있으므로, 대상판결은 유사한 노무제공 형태를 가진 직종에 대한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이는 노무제공관계의 실질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 있으므로 일반화하는 것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상판결은 피고가 항소하여 항소심 계속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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