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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상시 근로자 수는 개별 사업장이 아닌 경영상 일체를 이루는 기업 전체를 기준으로 합산해야 한다고 본 사례

2026.03.25.

노동팀 뉴스레터 제22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5도15060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인 B 회사는 플라스틱 제조, 유통, 금속표면처리 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입니다.  피고인 A는 피고인 B 회사의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대표이사로서,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 및 규모 등을 고려하여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이행에 관한 조치의무가 있는 경영책임자입니다.  한편 원심공동피고인 C는 피고인 B 회사 X 공장의 작업총괄자로서 위 공장 내 근로자들의 안전과 보건에 관한 사항을 관리하던 책임자입니다.


C는 위 공장에서 전기차 히터의 구성부품인 알루미늄 소재의 컨덕터를 발주자에게 납품하기 위하여 생산하는 업무를 총괄하던 중, 발주자로부터 컨덕터 표면에 얼룩이 있다는 등의 항의를 받자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컨덕터의 세척·건조단계에서 사용하는 뜨거운 물을 에탄올로 변경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에 C는 피해자에게 인화성 액체인 에탄올로 세척한 컨덕터를 항온항습기에 넣어 건조하는 작업을 지시하였습니다.  


피해자는 C의 지시에 따라 컨덕터를 항온항습기에 넣어 건조하던 작업을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항온항습기 내부의 폭발로 비래된 항온항습기 철문이 튕겨져 나와 작업 중이던 피해자를 충격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하였습니다.  


당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X 공장의 상시 근로자 수는 50명 미만이었으나, 피고인 B 회사의 본사, 지점, 다른 공장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 수는 50명을 초과하는 상태였습니다.


이 사건 사고로 인해, 피고인 A는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 혐의로, 피고인 B 회사는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및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 혐의로, 원심공동피고인 C는 업무상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혐의로 각 기소되었습니다.


2. 판결 요지


제1심은 원심공동피고인 C의 안전보건 조치의무 위반이 이 사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고,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 A가 경영책임자로서 X 공장의 사업을 피고인 B 회사의 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사실상 안전관리 시스템이 부재한 것과 다름없이 피고인 B 회사를 경영하였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원심공동피고인 C에게 징역 1년을, 피고인 A에게 징역 1년 및 집행유예 2년 등을, 피고인 B 회사에게 벌금 1억 원 등을 선고하였습니다.


이에 검사와 피고인들 모두가 항소하였고, 항소심인 원심판결은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원심공동피고인 C의 주장과, 대표이사인 피고인 A 및 피고인 B 회사에 대한 형량이 너무 가볍다는 검사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원심공동피고인 C에게 징역 1년 및 집행유예 3년을, 피고인 A에게 징역 3년을, 피고인 B 회사에 벌금 5억 원을 선고하였습니다.


한편 제1심과 원심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X 공장을 비롯하여 피고인 회사의 본사, 다른 공장 등은 모두 경영상 일체를 이루면서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경제적·사회적 활동 단위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인 회사 전체의 상시 근로자 수를 기준으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고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인 A와 피고인 B 회사는 상고를 제기하며,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X 공장의 상시 근로자 수가 50명 미만이어서 중대재해처벌법 부칙 제1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피고인들에 대하여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등의 주장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피고인들의 주장이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하고, 나아가 살펴보더라도 아래와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피고인들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원심의 판단도 정당하다고 보아 피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보건 조치의무를 위반하여 중대산업재해나 중대시민재해를 야기한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및 법인에 대한 처벌 등을 규정함으로써, 근로자를 포함한 종사자와 일반 시민의 안전권을 확보하고, 기업의 조직문화 또는 안전관리 시스템 미비로 인해 일어나는 중대재해사고를 사전에 방지하는 취지에서 제정되었다.  그에 따라 이 법은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의 주체로 사업체나 법인 또는 기관의 최상부 또는 최종적 의사결정권자(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를 포함시키면서, 이들에 대한 엄중한 형사책임 등을 규정하고 있다(제4조 제6조, 제9조, 제10조 등).  그리고 이 법은 그 적용 단위를 중대재해가 발생한 장소별로 구분하거나 분리하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다.


이와 같은 중대재해처벌법의 제정 이유, 규율 대상, 적용 범위 등에 비추어 보면, 중대재해처벌법 제3조 및 부칙 제1조 제1항 단서의 ‘사업 또는 사업장’이라 함은 원칙적으로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면서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경제적, 사회적 활동 단위’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본사, 지점, 공장 등의 개별 조직이 장소적으로 분리되어 있더라도, 그 인사 및 노무관리, 재무·회계 처리 등이 독립적으로 운영되지 아니한 채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면서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경제적, 사회적 활동단위’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면, 개별 조직 중 한 곳에서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경제적, 사회적 활동단위를 구성하는 조직들 전부의 상시 근로자 수를 모두 합산하여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원심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X 공장을 비롯한 피고인 B 회사의 본사, 다른 공장 등이 모두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면서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경제적, 사회적 활동단위임을 전제로 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중대재해처벌법 부칙 제1조 제1항 단서의 '상시 근로자가 50명 미만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의미나 판단 기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의의 및 시사점


종래 대법원은 근로기준법 등의 적용 범위를 판단함에 있어 상시 근로자 수 산정의 단위를 개별 사업장이 아닌 ‘경영상의 일체성’을 갖춘 기업조직 전체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1993. 10. 12. 선고 93다18365 판결, 대법원 1999. 8. 20. 선고 98다765 판결).  그리고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법리가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 범위 판단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보아 장소적 개념에 따라 사업장 단위로 그 적용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대상판결은 대법원이 중대재해처벌법 제3조의 ‘사업 또는 사업장’의 의미와 판단 기준에 관하여 판단한 최초의 판례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대상판결은 상시 근로자 수 산정의 단위를 재해가 발생한 개별 공장이나 현장 등 ‘장소’가 아니라 ’경영상의 일체성’을 갖춘 기업조직 전체로 보아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이는 기업이 단순히 사업장을 분리하여 운영한다는 사정만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을 회피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로서는 특정 사업장의 인원이 50인 미만이더라도, 전체 기업 규모가 50인을 초과할 경우 인원이 적은 개별 사업장에 대해서도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예산과 인력을 실질적으로 배치하는 등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이행하여야 함에 유의하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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