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팀 뉴스레터 제22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 대법원 2026. 2. 12. 선고 2021다219994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반도체소자 제조 및 판매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이며, 원고 A는 피고의 월급제 급여규칙을 적용받는 생산직 직원으로 2016. 2. 12.까지 근무하였고, 원고 B는 연봉제 급여규칙을 적용받는 기술사무직 직원으로 2016. 2. 29.까지 근무하다가 각 퇴직하였습니다.
피고는 1999년부터 생산직 직원들이 조직한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과 연도별로 경영성과급의 지급 여부, 지급기준, 지급률 등을 합의하여 왔고, 그 조합원이 아닌 원고 B 등 기술사무직 직원들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여 경영성과급을 지급하였습니다.
피고의 경영성과급은 연도에 따라 '성과급'(1999~2000년), '인센티브'(2002~2005년), 'EVA 및 생산성 인센티브'(2006년)로 그 명칭이 변경되다가, 2007년부터는 '생산성 격려금(Productivity Incentive, 이하 '이 사건 PI')'과 '이익분배금(Profit Sharing, 이하 '이 사건 PS')'이라는 명칭으로 지급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 PI는 반기마다 생산량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이 사건 PS는 연 1회 영업이익 또는 EVA(세후 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 등을 차감한 이익)에 연동하여 지급 여부와 금액이 결정되었습니다.
다만 피고는 2001년과 2009년에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 경영성과급 지급에 관한 합의 자체를 하지 않고 그에 따라 경영성과급을 전혀 지급하지 않았으며, 경영성과급의 지급기준·전제조건·지급률은 연도마다 상당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또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실제 지급률의 변동 범위는 기준금액(상여금 지급 기준) 대비 연간 60%에서 1,200% (연봉 대비 약 3% ~ 60%)에 이르렀습니다.
피고는 원고들의 퇴직금을 산정하면서 이 사건 PI 및 PS를 평균임금에 포함하지 않고 퇴직금을 지급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이 사건 PI 및 PS가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경영성과급을 평균임금에 포함하여 재산정한 퇴직금과 기지급 퇴직금의 차액을 청구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제1심판결은 이 사건 PI 및 PS가 노사합의를 거쳐 장기간 지급되어 왔다 하더라도 (ⅰ) 단체협약, 취업규칙에 그 지급 의무에 관한 근거가 없고, (ⅱ) 지급기준 및 전제조건도 해마다 달리 결정되었으며, (ⅲ) 지급 여부 자체가 합의되지 않은 연도도 있었고, (ⅳ) 실제 지급률의 변동 폭이 극히 크고 지급되지 않은 사례도 다수 존재한다는 점을 근거로, 이를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사용자에게 지급 의무가 있는 임금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2020. 1. 21. 선고 2019가단50590 판결). 이에 원고들이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판결 역시 같은 취지에서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1. 2. 4. 선고 2020나55510 판결).
대상판결은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여 원심 판단을 확정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의 구체적인 판단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 경영성과급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부정)
① 피고의 취업규칙 및 월급제 급여규칙에는 경영성과급의 지급 여부나 지급기준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이 없다. 피고의 연봉제 급여규칙 제4조가 '연봉 외' 급여의 하나로 '경영성과금'을 규정하고 있으나, 그 구체적인 의미나 지급기준을 별도로 정하지 않았으므로, 위 규정만으로는 피고가 경영성과급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
② 피고는 1999년부터 2015년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노동조합과 연도별로 노사합의를 체결하고 경영성과급을 지급하였다. 그러나 구체적인 지급기준·전제조건 등은 해마다 다르게 정해졌고, 2001년과 2009년에는 경영성과급 지급에 관한 노사합의 자체가 없었다. 원고 B와 같은 기술사무직 직원들은 노사합의의 적용 대상이 아니었는데도 피고가 재량으로 같은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와 생산직 노동조합이 연도별로 체결한 노사합의의 효력은 해당 연도에 한정되고, 피고는 경영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경영성과급 지급에 관한 노사합의를 거절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경영상황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피고에게 일정 액수 또는 비율의 경영성과급을 계속하여 지급할 의사가 있었다거나, 취업규칙, 단체협약에 의하여 경영성과급을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할 의무가 지워져 있다고 볼 수 없다.
③ 매년 경영성과급을 지급하는 관행이 규범적 사실로서 명확히 승인되거나 사실상의 제도로서 확립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규범의식에 의하여 지지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 이 사건 PS(이익분배금)가 근로제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여부(부정)
① 이익분배금 등 영업이익에 따른 경영성과급은 영업이익 또는 EVA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원을 재원으로 하는데, 영업이익 또는 EVA의 발생 여부와 규모는 근로자들의 근로제공뿐만 아니라 피고의 자본 및 지출 규모, 비용 관리,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다른 요인들에 의하여 결정된다.
② 이익분배금을 비롯한 영업이익에 따른 경영성과급의 실제 지급률은 연봉의 0%에서 50%에 이르기까지 큰 폭으로 변동하였는데, 피고의 근로자들이 제공하는 근로의 양과 질이 위와 같이 평가될 정도로 크게 달랐다고 볼 사정이 없다.
③ 이에 비추어 보면, 이익분배금 등 영업이익에 따른 경영성과급은 그 지급 여부와 액수를 결정하는 지급기준 등이 근로제공과 밀접한 관련성이 없고 근로자들이 통제하기도 어려운 다른 요인들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이상, 이를 근로의 양이나 질에 대응하는 대가라고 볼 수 없다.
④ 한편 피고는 2014년, 2015년에 연봉제 직원에 대하여 개인별 종합평가 결과에 따라 이익분배금을 차등 지급하고, 노사합의에서 경영성과급을 당해 연도 재직기간에 따라 일할 또는 월할 계산하여 지급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와 같은 지급방식은 근로자들의 사기 진작 등을 위하여 경영성과를 배분할 때도 허용되므로,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익분배금의 본질이 근로에 대한 대가라고 보기에 부족하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기업의 경영성과급이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임금성 판단의 핵심 기준이 되는 ‘사용자의 지급의무’와 ‘근로제공과의 밀접한 관련성’이라는 대법원의 기존 법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한 판결입니다. 특히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성과급에 대하여 임금성을 인정한 판례(
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8다231536 판결) 이후 사기업의 경영성과급에 관하여 다수의 분쟁이 제기되었는데, 대상판결은 기업 성과에 연동된 보상이 곧바로 평균임금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한편 대상판결은 피고의 경영성과급 지급 의무에 관하여 판단하면서, 단순히 장기간 반복적으로 지급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임금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즉 노사합의의 효력이 당해 연도에 한정되는지 여부, 사용자가 경영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지급을 거절할 수 있었는지 여부, 지급기준이나 전제조건이 매년 달리 정해졌는지 여부, 실제 지급 여부 및 지급률의 변동 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의 계속적·정기적 지급의무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익분배금과 같이 영업이익이나 EVA 등 기업의 재무적 성과에 연동되는 경영성과급의 경우, 그 지급 여부와 액수가 근로자들의 근로제공뿐 아니라 자본 규모, 비용 관리,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다양한 외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따라서 기업으로서는 경영성과급 제도를 설계하거나 운영함에 있어 그 지급의무가 규범적으로 확립되어 있는지 여부, 지급기준이 사전에 확정되어 있는지 여부, 경영성과 외에 근로자 개인의 근로성과와의 연계 정도 등은 물론, 경영성과급 지급에 관한 노사합의 방식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경영성과급이 평균임금 또는 통상임금에 포함될 리스크를 낮춤으로써 재정 운영 등에 관한 예측가능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 소송은 율촌이 수행하여 승소한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