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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직조건부 정기상여금과 대납 건강보험료는 통상임금에 해당하나, 성과급은 근로의 대가인 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본 사례

2026.03.25.

노동팀 뉴스레터 제22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 대법원 2026. 2. 12. 선고 2021다262592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 B 회사는 유리 제조가공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던 A 회사로부터 유리제품의 제조 및 판매 사업부분이 단순·물적분할 방식으로 분할되어 설립된 분할신설회사로서, A 회사의 소송상 지위를 수계한 회사입니다(이하 A 회사와 B 회사를 구분하지 않고 ‘피고’).  원고들은 피고의 군산공장에 소속되어 있는 기능직 근로자들로서 C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입니다.


피고의 단체협약은 월 기본급 등 기준임금의 연간 800%에 해당하는 정기상여금(이하 ‘이 사건 정기상여금’)을 연간 일정 주기로 나누어 지급하되, 그 지급대상에 관하여 “지급 당일 현재 재직 중인 자에 한하여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피고는 1995년 노사합의에 따라 그 무렵부터 근로자들이 납부하여야 할 건강보험료 상당액을 ‘복지후생비’ 명목으로 급여에 산입한 후 이를 원천징수하는 방식으로 매월 대납해 왔습니다(이하 ‘이 사건 대납 건강보험료’).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정기상여금과 이 사건 대납 건강보험료를 제외하고 산정한 통상임금을 기초로 원고들에게 법정수당을 지급하였고, 이와 같이 산정된 법정수당을 전제로 원고들의 퇴직연금 부담액을 산정하였습니다.


한편 피고는 1994년 노사합의에 따라 성과급 제도를 신설한 이래로 매년 정해진 기준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여 왔습니다.  피고가 2016. 9. 12. 이 사건 노동조합과 체결한 2016년 단체협약은 제30조에서 “피고는 매년 결산 주주총회 후 차기 회계연도 상반기 내에 결산 세후 당기순이익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한다”라고 정하면서, 당기순이익 구간별 지급 금액을 명시하였습니다.  원고들은 2017년에 위 성과급 지급기준에 따라 산정된 2016년도 성과급을 지급받았는데(이하 ‘2016년도 성과급’), 피고는 원고들의 퇴직연금 부담액을 산정함에 있어 2016년도 성과급은 평균임금에 포함하지 아니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원고들은 (ⅰ) 이 사건 정기상여금 및 이 사건 대납 건강보험료가 통상임금에 산입되어야 하고, (ⅱ) 2016년도 성과급 또한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포함하여 재산정한 통상임금을 기초로 계산한 법정수당에서 기지급을 공제한 차액을 지급할 것(미지급 법정수당 청구)과, 이와 같이 재산정된 법정수당 중 미지급분 및 2016년도 성과급의 1/12에 해당하는 돈을 원고들의 퇴직연금 계좌에 납입할 것을 청구하였습니다(미지급 퇴직연금 부담금 청구).


2. 판결 요지


가. 이 사건 정기상여금 및 이 사건 대납 건강보험료의 통상임금성 : 긍정


원심은 이 사건 정기상여금에 부가된 재직조건은 지급일 전에 퇴직한 근로자에 대하여 이미 제공한 근로에 상응하는 부분까지도 지급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해석한다면 무효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재직조건이 부가되어 있음을 전제로 고정성이 없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 대납 건강보험료 상당액도 비록 근로자들에게 직접 지급된 것은 아니지만 노사합의에 따라 피고가 전 근로자들의 건강보험료를 대납하고 이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까지 원천징수하였다면 이는 근로의 대가로서 임금에 해당하고, 정기적·일률적·고정적 급부라는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까지 모두 갖추고 있는 이상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1. 6. 30. 선고 2020나2012736 판결)


이에 대해 대상판결은 202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0다247190 전원합의체 판결 등)에 기초하여 고정성이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면서도, 결론에 있어서는 원심과 동일하게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 2016년도 성과급의 임금성 : 부정


원심은 2016년도 성과급은 2016년 단체협약에 따라 당기순이익 규모별 지급대상, 지급조건 등이 확정되어 있어 피고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으므로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임금에 해당하고, 피고가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에 따라 부담하여야 할 부담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연간 임금총액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원심이 2016년도 성과급을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본 것에는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아, 해당 원고들의 미납입 퇴직연금 부담금 납입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해당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관련 법리)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품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그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01.10.23. 선고 2001다53950 판결).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품이 임금에 해당하려면 먼저 그 금품이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것이어야 하므로 비록 그 금품이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것으로 볼 수 없다면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여기서 어떤 금품이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것이냐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금품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5.5.12. 선고 94다55934 판결, 대법원 2019.8.22. 선고 2016다48785 전원합의체 판결).


(판단) 피고는 원고들에게 2016년 단체협약에 정한 기준에 따라 2016년도 성과급을 지급하였다.  그러나 이는 ‘30억 원 이상의 당기순이익 발생’이라는 최소 지급기준이 충족되었기 때문이고, 30억 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성과급은 전혀 지급되지 않았을 것이다.


당기순이익은 매출액에서 모든 비용을 차감한 최종적 결과물로서, 그 발생 여부나 규모는 근로자들의 근로제공뿐만 아니라 피고의 자본 및 지출 규모, 시장상황, 경영판단 등 다른 요인들에 의하여 구조적으로 결정된다.


비록 2016년도 성과급이 근로자들의 근로제공을 전제로 지급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지급 여부와 액수를 결정하는 기준인 당기순이익이 근로제공과 밀접한 관련성이 없고 근로자들이 통제하기도 어려운 다른 요인들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이상, 이를 근로의 양이나 질에 대응하는 대가라고 볼 수 없다.


단체협약에 성과급의 지급근거, 지급기준 등을 미리 정하였고 그 지급기준을 충족하는 한 피고가 성과급을 지급할 의무를 진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사정들을 고려할 때 2016년도 성과급은 근로자들의 근로제공과 직접적 또는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


결국 피고가 2016년도 성과급을 지급한 이유는 그것이 근로의 대가로서 근로자들에게 지급되어야 하는 몫이라서가 아니라 근로자들의 사기 진작, 근무 의욕 고취, 근로복지의 차원에서 이익을 배분하거나 공유하려는 데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2016년도 성과급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임금으로 볼 수 없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2024. 12. 19. 선고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0다247190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3다302838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확립된 새로운 통상임금 법리가 대법원에서 적용되고 있는 여러 사례 중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즉, 대법원은 통상임금에 관한 ‘고정성’ 요건이 폐지된 이후, 재직조건이 통상임금성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습니다.


한편, 대법원은 최근 2026. 1. 29.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에 관한 세 건의 판결을 선고(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1다248299 판결,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2다255454 판결,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1다270517 판결)한 이후, 그간 계류 중이던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이 문제된 다수의 사건에 대하여 연이어 판결을 선고하고 있습니다.  대상판결 역시 그 중 하나의 판결로, 지급의무성이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근로대가성이 부정된다고 판단한 측면에서는 위 대법원 2021다248299 판결과 유사한 측면이 있고, 한편 경영성과급의 지급 여부와 액수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당기순이익’이 근로제공과의 직접 또는 밀접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한 측면에서는 위 대법원 2022다255454 판결과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처럼 대법원은 일련의 판결들을 통해, 경영성과급이 당기순이익이나 영업이익, EVA 등을 선행조건으로 하여 지급될 경우, 근로자들의 통제 밖에 있는 다른 요인들로부터 큰 영향을 받으므로 경영성과의 분배에 해당할 뿐 근로의 대가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기업이 경영성과급의 평균임금 산입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 기준을 고려하여 당기순이익이나 영업이익과 같은 경영성과 지표의 달성을 선행조건으로 두는 등, 경영성과급 제도를 ‘경영성과의 분배’라는 구조에 맞게 재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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