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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창고에서 차량 AS 부품의 보관 및 불출 업무를 수행한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원청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어 상당한 지휘ㆍ명령을 받지 않았으므로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사례

2026.02.26.

노동팀 뉴스레터 제21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1. 29. 선고 2023가합59375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자동차 부속품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일종의 물류창고에 해당하는 A지역 부품사업소 및 A지역 부품팀 등(이하 ‘A 부품사업소’)을 두고 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와 물류 도급계약을 체결한 협력업체(이하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로서, A 부품사업소 등에서 차량 AS 부품 보관 및 불출 등의 물류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A 부품사업소는 전국에 있는 피고의 다른 지역 부품사업소나 대리점, 정비소 등으로 부품을 출고하는 일종의 물류창고로서, A 부품사업소에서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는 (ⅰ) 입고, 분류 및 저장 업무, (ⅱ) 피킹(저장되어 있는 부품을 각 출하장소로 운반), 포장 및 상차 업무의 순서로 이루어졌습니다.


원고들은 피고와 이 사건 협력업체 사이에 체결된 물류 도급계약이 형식적으로는 도급에 해당하나, 실질적으로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및 직접고용의무의 이행을 구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원고들이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으며 근로자파견관계를 형성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 도급계약과 근로자파견계약의 구별기준 관련 법리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그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그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그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나. 피고가 원고들에게 상당한 지휘ㆍ명령을 하였는지에 대한 판단(부정)


원고들은 업무 수행에 사용한 전산 시스템과 PDA는 피고가 주문하는 물품의 종류·수량·출고시기를 이 사건 협력업체에 전달하는 수단이자 원고들이 전달받은 정보를 열람하고 작업 정보를 입력하는 수단이었을 뿐이므로, 피고가 도급업무의 완성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업무 결과 정보를 요구하는 것을 넘어 원고들에 대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들의 작업 배치 및 업무 담당 등은 피고의 의사와는 전혀 무관하게 이루어졌고, 피고로서는 주문에 따른 부품이 해당 주문처로 배송되기만 하면 충분한 것이었으므로 원고들의 작업배치나 변경에 관여할 필요도 없었다.


원고들이 업무 수행 과정에서 피고 직원들과 직접 의사연락을 주고받고 그 과정에서 피고의 업무지시로 볼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민법 제669조에서 도급인의 업무 지시를 예정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내용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협력업체의 존재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의사연락 내지 업무지시가 업무상 지휘·감독관계의 징표에만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원고들이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부정)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는 피고의 직접 생산과는 무관한 업무이므로, 그 업무의 성질상 원고들이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곧바로 인정하기는 어렵다.


A 부품사업소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작업자들 모두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더라도 이는 업무방식의 유사성에서 기인한 것일 뿐이고, 개별 공정이나 업무대상인 부품의 종류를 기준으로 보면 피고 소속 직원들과 원고들의 업무가 명확히 구분되어 있다.


원고들과 피고 소속 직원들이 수시로 서로의 결원을 대체하는 등으로 구분 없이 혼재되어 작업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 또한 없다.


라. 피고가 원고들의 근로조건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는지에 대한 판단(긍정)


이 사건 협력업체는 작업배치권 등을 행사하여 필요에 따라 소속 근로자들을 A 부품사업소 등 필요한 곳에 배치하였다.


이 사건 협력업체의 현장소장은 출고진행 현황표를 기초로 원고들에게 출고 업무를 지시하고 업무 진행 현황을 지휘·감독하였으며, 작업량에 따라 작업 일정을 변경하거나, 작업 지연 또는 인력 변동 발생 시 작업조 간 업무 배치를 조정하였다.  업무 관련 요청사항은 개별 근로자들이 아닌 현장소장 또는 반장들에게 전달되었고, 현장소장 등이 개별 근로자들에게 구체적·개별적 지시를 하였다.

 

도급대가는 기본적으로 물량(처리건수) 기준으로 산정되고 있고, 따라서 피고로서는 이 사건 협력업체의 근로자수 자체나 개별 근로자들의 근태(출퇴근 여부, 지각, 조퇴 여부 등), 근무시간(연장, 휴일근무 여부 등) 등을 직접 관리·통제할 필요성이 없었다.  실제로 피고는 원고들에 대한 근태 등을 관리하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 협력업체가 직접 원고들의 근무태도를 점검·관리하고 징계 등의 조치를 실시하였다.


이 사건 협력업체는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장애인 인식 개선교육 등의 법정 교육 및 신규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교육, 업무 관련 교육 등을 자체적으로 실시하였다.


마. 기타 요소에 관한 판단


원고들이 사용하는 업무 장비는 모두 이 사건 협력업체의 소유이거나 이 사건 협력업체가 피고에게 임대료를 지급하고 사용하였다.  또한 이 사건 협력업체는 소속 근로자에 대한 작업배치권을 행사하거나 그때그때 개별적인 업무를 지시 및 수정하였고,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징계권 행사 및 근태 관리 등의 조직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즉, 이 사건 협력업체는 물류 도급업무를 독자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사건 협력업체가 피고로부터 도급받은 업무의 내용은 A 부품사업소에서의 저장, 피킹, 포장, 상차 업무로 특정되어 있고, 그 내용은 도급계약서에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으며, 원고들과 피고 회사 직원들이 수행한 업무는 공정 또는 AS부품을 기준으로 구체적으로 구별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른 업무는 한정성·구별성을 지닌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협력업체가 피고로부터 도급받아 수행한 업무는 쉽게 수행할 수 있는 업무라고 보기는 어렵고 시간 및 비용 등 많은 자원이 소비되는 업무로 보이고, 이 사건 협력업체는 피고 회사에 대한 AS부품 수요에 대하여 공급망 관리를 최적화하고 물류 운영을 간소화하는 측면에서 이 사건 업무에 대한 전문성·기술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인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원고들이 피고 물류창고에서 수행한 차량 AS 부품 보관 및 불출 등의 물류 업무가 피고의 직접 생산 공정과는 무관한 업무라는 점을 전제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상당한 지휘·명령, 원고들의 피고 사업에의 실질적 편입 등을 모두 부정하며 원고들과 피고 간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하였습니다.  특히 대상판결은 원고들이 전산 시스템 등을 통해 피고로부터 전달받은 부품 주문 정보 등이 도급업무 완성에 필요한 정보에 불과하며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지휘·명령의 징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였고, 협력업체가 분명한 조직 체계 하에서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업무 지휘·감독 권한을 실질적으로 행사한 이상 원청의 정보 전달이 협력업체 근로자에 대한 지휘·명령으로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파견법상 근로자파견관계 인정여부가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는 채용, 작업배치, 근태관리 등 인사권한을 행사한 주체와 구체적인 업무범위, 업무현장에서 구체적 지시를 하는 지휘·감독자의 소속, 업무의 기술성·전문성, 원고용주의 독립적 설비·조직 구비여부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명의 정도에 따라 근로자파견관계 인정여부에 관한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원청의 입장에서는 협력업체들이 수행하는 업무 내용의 실질적인 사실관계를 면밀히 추적·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전산 시스템(MES) 등을 통해 원청으로부터 정보를 전달받는 경우에, 법원은 해당 정보가 개별 근로자들의 구체적인 행동이나 작업 내용·방법을 지시하거나 통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지 혹은 단순히 도급계약 이행을 위해 필요한 객관적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불과한지를 면밀히 평가하여 원청의 협력업체 근로자들에 대한 지휘·명령 여부를 판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원청으로서는 전산 시스템 등을 통해 협력업체 근로자들에게 전달되는 정보가 도급계약 이행에 필요한 객관적 정보를 넘어 개별 근로자들의 작업 내용·방법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담고 있지는 않는지를 살펴, 전산 시스템을 통한 원청의 지휘·명령이 인정될 리스크가 있는지 여부를 검토해 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 본 소송은 율촌이 수행해서 승소한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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