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팀 뉴스레터 제21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1다248299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전자·전기기기 제조·판매를 주된 사업으로 하는 대기업이고, 원고들은 피고에 고용되어 근무하다가 2016년 또는 2018년에 퇴직한 근로자들입니다.
피고는 재직 근로자들에게 목표 인센티브(상·하반기 각 1회)와 성과 인센티브(연 1회)를 지급해 왔는데, 원고들이 퇴직할 당시 피고는 목표 인센티브와 성과 인센티브(이하 통칭할 경우 ‘이 사건 각 인센티브’)를 제외하고 산정한 평균임금을 기초로 퇴직금을 지급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이 사건 각 인센티브가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포함하여 재산정한 퇴직금과 기지급 퇴직금의 차액을 청구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원심(수원고등법원 2021. 6. 17. 선고 2020나26450 판결)은 이 사건 각 인센티브가 모두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임금이 아니라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전부 기각한 제1심의 판단을 유지하고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하였으며, 이에 원고들이 상고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은 경영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 인센티브’의 임금성을 부정하면서도, 생산목표 달성에 따라 지급되는 ‘목표 인센티브’의 임금성이 인정된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습니다.
가. 성과 인센티브: 임금성 부정
피고는 매년 1회 각 사업부에서 발생한 경제적 부가가치(Economic Value Added, 세후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 등을 차감한 이익, 이하 ‘EVA’)의 20%를 재원으로 삼아 각 사업부에 소속된 근로자들에게 성과 인센티브를 지급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성과 인센티브는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하여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성과 인센티브는 사업부별 EVA의 20%를 재원으로 하여 이를 동일 사업부에 소속된 모든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것으로서, 같은 사업부라고 하더라도 매해 EVA 발생 규모에 따라 성과 인센티브의 지급률의 변동가능한 범위가 연봉의 0~50%로 크게 달라진다.
② EVA의 발생 여부와 규모는 근로자들의 근로제공 외에 자기자본 또는 타인자본의 규모, 지출 비용의 규모,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다른 요인들이 합쳐진 결과물이다. 사업부별로 근로자들이 제공하는 근로의 양과 질이 해마다 연봉의 0~50%의 증감으로 평가될 정도로 크게 달라진다고 볼 수 없는데도 성과 인센티브의 지급률이 큰 폭으로 변동하였다.
③ 즉 EVA의 발생 및 규모는 근로자들이 제공하는 근로의 양과 질에 비례한다기보다, 오히려 그에는 근로제공과는 밀접한 관련성이 없고 근로자들이 통제하기도 어려운 다른 요인들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④ EVA가 발생하지 않으면 성과 인센티브가 전혀 지급되지 않으므로 성과 인센티브의 목적은 근로성과의 사후적 정산이라기보다는 경영성과의 사후적 분배에 더 가깝다.
⑤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이 사건 기준 및 규정이 성과 인센티브의 지급근거, 지급대상, 주된 지급기준을 미리 정하였고 그 지급기준을 충족하는 한 피고가 성과 인센티브를 지급할 의무를 진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사정들을 고려할 때 성과 인센티브는 근로자들의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또는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나. 목표 인센티브: 임금성 인정
피고는 매년 상반기 및 하반기에 각 사업부가 보여준 재무성과와 전략과제 이행 정도를 바탕으로 성과를 A, B, C, D 등급으로 나눠 평가하고, 그 평가결과에 따라 각 사업부 소속 근로자들에게 상여기초금액에 연동하여 최소 0%, 최대 100%의 비율로 목표 인센티브를 지급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목표 인센티브는 성과 인센티브와 달리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목표 인센티브는 취업규칙에 지급기준(근거, 대상, 조건) 등이 미리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고, 그 지급기준에 따라 매년 근로자들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었다.
② 평가 등급별 지급률은 사전에 확정되어 있었으므로, 근로자들은 사업부문, 사업부별 평가 등급이 결정됨에 따라 해당 지급률에 의한 목표 인센티브를 지급받을 구체적인 권리를 가졌다.
③ 목표 인센티브의 상여기초금액은 근로자별 기준급을 바탕으로 사전에 확정된 산식(월 기준급의 120%)에 의하여 설정되므로 이는 경영성과에 따라 지급 여부가 결정되는 가변적 금원이 아니라 그 지급 규모가 사전에 어느 정도 확정된 고정적 금원이다.
④ 목표 인센티브의 주된 산정 기준과 비중은 재무성과의 달성도 70%(매출 30%, 이익 40%), 전략과제의 이행 정도 30%(시장점유율 10% ~ 15%, 브랜드지수 5% ~ 10%, 적정유통재고 준수율 등 10%)였는데, (i) 전략과제 이행 정도(30%)는 근로제공 외의 다른 요인들의 영향력을 상당 부분 축소하여, 근로자들이 근로제공의 양이나 질을 높임으로써 목표 달성 여부를 관리·통제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고, (ii) 재무성과 달성도(70%) 중 매출(30%)은 비근로적 요소의 영향을 받기는 하나 계획 대비, 전년도 대비, 경쟁사 대비 달성도 등을 평가 기준으로 정함으로써 근로제공과 목표 달성에 주된 인과관계를 형성하는 수준으로 근로제공과의 관련성을 높였다.
⑤ 목표 인센티브의 지급률 변동 범위는 연간 상여기초금액의 0~200%(연봉 기준으로 환산 시 0~10% 수준)인데, 이처럼 실지급액의 변동 폭이 성과 인센티브에 비해 현저히 낮고 안정적인 것은 목표 인센티브가 경영성과에 따라 은혜적으로 지급되는 일시적 금품이 아니라, 제도화된 임금체계 내에서 지급되는 변동급임을 보여준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성과 인센티브와 목표 인센티브 모두에 대해 (ⅰ) 계속적·정기적 지급 및 (ⅱ) 지급의무성을 인정하였으나, (ⅲ) 근로의 대가성에 관해서는 결론을 달리했습니다. 그리고 그 주된 근거로 성과 인센티브의 경우 지급 선행조건인 EVA의 발생 여부와 규모가 영업이익과 비용에 따라 결정되는 점, 목표 인센티브는 비록 일부 비근로적 요소의 영향을 받지만 목표 달성 여부와 근로제공과의 관련성이 높은 점, 연봉 기준으로 환산 시 성과 인센티브의 변동폭은 0~50%에 달하나 목표 인센티브의 변동폭은 0~10%에 불과한 점 등을 제시하였습니다.
대법원이 2018년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성과급의 임금성을 인정한 이후(
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8다231536 판결) 사기업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은 오랜 논쟁의 대상이었습니다. 대상판결은 그 재원(경영성과의 사후적 분배로 볼 수 있는지), 변동폭 등에 따라 사기업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을 달리 판단한 바, 이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성과급 판례 이후 최초로 대법원이 사기업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을 판단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대상판결에서 성과 인센티브의 임금성은 부정되고, 목표 인센티브의 임금성이 긍정되기는 하였으나 결국 사기업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은 구체적 사실관계를 따져 계속성ㆍ정기성과 지급의무성, 근로 대가성에 따라 달리 판단될 전망입니다. 특히 근로의 대가성을 따짐에 있어서 대법원은 ① 성과 발생이 지급의 선행조건인지, ② 발생한 성과와 근로제공과의 관련성, ③ 성과급의 변동폭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며, 매출, 영업이익 등 재무적 성과가 경영성과급의 지급 여부 자체를 좌우하는지, 혹은 지급기준으로 기능하는지가 특히 중요하게 다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사업부에 대한 집단 평가에 따라 지급이 이루어진 경영성과급과 개별 근로자의 근로 사이에 견련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목표 인센티브의 경우 재무성과 달성도가 70%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근로제공과의 직접, 밀접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단순히 성과급의 변동폭이 적다는 것만으로 근로의 대가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