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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에게 노동조합에 대하여 상주 사무인력을 기준으로 일정 면적의 노동조합사무소를 지원하고 유휴 공유재산을 우선 활용하도록 한 조례안이 효력이 있다고 본 사례

2026.02.26.

노동팀 뉴스레터 제21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대법원 2026. 1. 8. 선고 2023추5122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 서울특별시의회는 2023. 7. 5. ‘서울특별시교육청 노동조합 지원 기준에 관한 조례안(이하 ‘이 사건 조례안’)’을 의결하여 2023. 7. 6. 원고 서울특별시교육감에게 이송하였습니다. 


이 사건 조례안은 서울특별시교육청 소속 교원·공무원·교육공무직으로 조직된 노동조합들에 대하여 적용되는데, 위 조례안에 따르면 원고는 노동조합에 대하여 노동조합 사무소, 사무장비 등을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지원할 수 있고, 그 중 사무소의 경우 상주 사무인력 1명당 기준면적 10㎡, 사무소 전용면적 합계 30~100㎡의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으며, 「서울특별시교육비특별회계 소관 공유재산 관리 조례」에 따른 유휴 공유재산을 우선 활용하여야 합니다.  


원고는 위 조례안이 법률유보의 원칙 등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에게 재의를 요구하였음에도 피고가 이를 원안대로 재의결하여 확정하자, 조례안재의결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였습니다(지방자치법 제120조, 192조에 따라 조례안재의결무효확인소송은 대법원의 전속 관할에 속하는 단심제로 진행됩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이 사건 조례안이 법률유보 원칙이나 비례성의 원칙에 반하지 않으며, 원고의 권한을 본질적으로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 이 사건 조례안의 법률유보 원칙 위반 여부(부정)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 있으나, 주민의 권리 제한 또는 의무 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을 정할 때에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지방자치법 제28조 제1항).  이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함에 있어 ‘법률에 근거한’ 규율을 요청한다는 법률유보의 원칙을 선언한 헌법 제37조 제2항에 근거한 것으로서, 법률의 위임 없이 주민의 권리 제한 또는 의무 부과에 관한 사항을 정한 조례는 그 효력이 부인된다(대법원 2012 .11. 22. 선고 2010두1927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노동조합사무소 제공에 관한 사항은 공무원노조법 제8조제1항의 ‘노동조합에 관한 사항’ 및 교원노조법 제6조 제1항의 ‘노동조합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에 관한 것으로 공무원 노동조합 및 교원노동조합에 대하여도 단체교섭대상에 해당한다.

이 사건 조례안은 원고가 원고 소관 노동조합들에 제공하는 노동조합사무소의 면적을 제한하고 있어, 원고의 단체교섭 상대방이자 주민인 원고 소관 노동조합들은 단체교섭대상인 노동조합사무소 제공에 관한 단체교섭 과정에서 사무소의 면적에 대하여 원고와 자유롭게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리를 제한받게 된다.  더구나 원고 소관 노동조합들 중 공무원·교원으로 구성된 노동조합들이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조례안에서 정한 면적을 초과하는 노동조합사무소를 제공받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더라도, 이는 공무원노조법, 교원노조법에 따라 단체협약으로서의 효력이 없게 된다.  결국 이 사건 조례안은 주민인 원고 소관 노동조합들의 단체교섭권을 제한하므로, 이에 관하여는 법률의 위임이 요구된다.

법률에서 조례에 위임하는 방식에 관해서는 법률상 제한이 없고, 조례에 대한 법률의 위임은 법규명령에 대한 법률의 위임과 같이 반드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할 필요가 없다(대법원 2021. 8. 12. 선고 2017추5022 판결 참조).  나아가 법률이 주민의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지 않은 채 조례로 정하도록 포괄적으로 위임한 경우나 법률규정이 예정하고 있는 사항을 구체화·명확화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각 지역의 실정에 맞게 주민의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을 조례로 제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2. 3. 26. 선고 2001두5927 판결).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4호 단서가 노동조합사무소 지원과 관련된 구체적 내용을 일일이 정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이 사건 조례안은 지방의회의 포괄적 자치권을 기반으로 노동조합법의 내용 및 취지 등에 따라 해당 지역의 노동조합의 수와 규모, 사무실 임차료 수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및 공유재산 관리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소관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하지 않을 정도의 ‘최소한의 규모의 노동조합사무소’에 관한 구체적 기준을 정한 것으로,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4호에 근거하여 그 법률규정이 예정하고 있는 사항을 구체화·명확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헌법 제117조 제1항 전단은 지방자치단체가 재산을 관리할 수 있음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제94조의2 제2항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는 행정안전부장관이 정하는 공유재산 및 물품의 운영기준에 따라 공유재산과 물품의 관리·처분·수입 및 지출에 관한 사항을 조례로 제정·운영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 조례안은 헌법 제117조 제1항, 공유재산관리법 제94조의2 제2항에도 그 포괄적인 위임의 근거를 두고 있다.

나. 비례성 원칙 위반 여부(부정)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4호 단서의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운영 또는 활동을 침해할 위험'이 있는지 여부는 그 목적과 경위, 원조된 운영비의 내용, 금액, 원조 방법, 원조된 운영비가 노동조합의 총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 원조된 운영비의 관리 방법 및 사용처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헌법재판소 2018. 5. 31. 선고 2012헌바90 결정 참조).  

사용자인 원고가 노동조합사무소를 제공하는 경우에도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운영 또는 활동을 침해할 위험'이 없어야 할 것이겠으나, 위와 같이 노동조합법은 여타 운영비 원조행위와 달리 노동조합사무소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최소한의 규모'만을 허용하고 있을 뿐이다.  즉 교육감을 비롯한 사용자는 노동조합에게 반드시 노동조합사무소를 제공하여야 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최소한의 규모'를 초과하는 노동조합사무소 제공 행위를 할 경우 노동조합법에 따른 구제명령 및 형사처벌 등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한편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운영 또는 활동을 침해할 위험'이 있는지를 판단함에 있어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기준을 설정함에 있어서는 일정한 범위 내에서의 취사선택은 불가피하다.  이 사건 조례안이 상주 사무인력, 유휴 공유재산 활용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노동조합사무소 지원 기준 등을 정함에 따라 노동조합 스스로가 원하는 규모와 위치의 노동조합사무소를 지원받지 못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노동조합의 자율성이 위축된다거나 비례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다. 이 사건 조례안이 교육감인 원고의 권한을 침해하는지 여부(부정)

(단체교섭권)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은 근로자 근로조건 유지·향상을 위한 기본권으로의 의미를 갖고, 헌법과 관련 법률에 의한 단체교섭권의 보장은 (근로자와 노동조합이) 사용자에 대하여 단체교섭의 응낙 및 성실한 단체교섭을 의무로서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 보장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관련 법률에 따라 사용자에게 인정되는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권한은 단지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하여 단체교섭의 응낙 및 성실한 단체교섭을 의무로서 요구할 수 있는 권리에 대응하여 갖는 권한일뿐이다.

나아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4호는 원칙적으로 노동조합에 대한 지배·개입과 운영비 원조를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로 보아 이를 금지하면서도 '최소한의 규모의 노동조합사무소의 지원' 등은 노동조합의 자주적 운영을 저해하지 않고 오히려 노동조합의 운영 및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아 부당노동행위의 예외로 허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 조례안이 원고 소관 노동조합들에 대하여 지원되는 사무소의 규모, 지원의 구체적 내용 등을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가 노동조합들과 단체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원고로부터 박탈하려는 취지라고 할 수도 없다.

(공유재산 관리권한) 이 사건 조례안은 원고가 노동조합사무소를 지원할 경우 서울시 공유재산 조례에 따라 유휴 공유재산을 우선 활용하도록 하고 지원되는 사무소의 면적을 정하고 있는 등 원고의 권한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유휴 공유재산이 남아 있는 경우에는 이를 노동조합사무소로 우선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 노동조합사무소 지원에 과도한 예산이 투입되는 것을 방지함과 아울러 지방자치법 제137조 제1항의 건전재정 운영 원칙을 준수하기 위한 취지로 보인다.  이 사건 조례안 제7조 제3항이 유휴 공유재산을 활용하여 노동조합사무소를 지원하는 경우 사용료를 감면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노동조합에 이익을 주는 내용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사건 조례안 제7조가 원고의 공유재산 관리권한을 본질적으로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3. 의의 및 시사점

조례는 지방자치단체가 법령(법률, 대통령령 등)의 범위 내에서, 그 권한에 속하는 자치사무와 단체위임사무에 관하여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쳐 제정하는 성문법인 자치법규입니다.  조례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관할 구역 내에서만 효력을 가지는 만큼, 각 지역의 실정에 맞게 주민의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을 정할 수 있고 조례에 대한 법률 위임의 형식이 완화되는 등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폭넓은 자율성이 인정됩니다(대법원 2002. 3. 26. 선고 2001두5927 판결).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조례의 자율성과 조례에 대한 법률 위임의 특수성을 토대로, 이 사건 조례가 사용자나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일부 제한하더라도 헌법과 다른 법령의 포괄적 위임에 근거한다면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되지 않음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아울러 노동조합사무소 제공이 사용자의 의무가 아닌 '부당노동행위의 예외적 허용' 사항임을 짚어주며, 조례를 통한 지원 기준 설정이 단체교섭권의 본질적 침해가 아님을 법리적으로 확립한 데 의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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