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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직 전 형사사건 기소를 이유로 한 기간제 교사 해고 통보는 무효라고 본 사례

2026.02.26.

노동팀 뉴스레터 제21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창원지방법원 2025. 12. 17. 선고 2025가합10464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학교를 설립, 운영하는 학교법인이며, 원고는 2023. 3. 1.부터 피고의 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에서 기간제 교원 채용계약(이하 ‘이 사건 채용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한 교원입니다. 


원고는 이 사건 학교 이전 근무지인 타 학교에 채용될 당시 허위 경력을 기재하고, 허위의 경력확인서 및 재직증명서를 제출하여 위계공무집행방해 및 국가공무원법위반 혐의로 2022. 2. 24. 기소되었고, 상고심을 거쳐 2024. 4. 1. 벌금 1,000만원의 유죄판결이 확정(이하, ‘관련 형사사건’)되었습니다.  원고는 기소 이후인 2023. 3. 1.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채용계약을 체결하고, 2024. 3. 1. 및 2025. 3. 1. 동일한 채용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채용계약을 사실상 갱신하였습니다.  피고는 2025. 4. 22. 원고에게 형사사건 기소 및 유죄판결 확정, ‘원고에 대한 계약해지 요구’를 내용으로 하는 경상남도 교육감의 복무감사 결과 처분, 이 사건 채용계약상 계약해지 조항 및 경상남도 교육청 계약제 교원 운영지침(이하 ‘이 사건 운영지침’)에 따라, 원고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때’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채용계약을 2025. 5. 28. 자로 해지(해고)한다는 예고 통지를 하였습니다(이하 ‘이 사건 해고’, 예고 통지는 ‘이 사건 해고 통지’).


이에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절차를 위반하였거나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지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원고는 (ⅰ)이 사건 해고 통지가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여 절차 위반이 있고, (ⅱ)이 사건 채용계약에 따른 해고 사유(해지 사유) 중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때’는 당해 학교에서 기간제 교원으로 근무 중 발생한 사안으로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이거나, 과거에 발생한 사안에 대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당해 학교에서 근무 중 발생한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를 의미한 것으로 한정 해석하여야 하며, 원고는 이 사건 학교에서 재직 중 교사의 지위와 본분을 성실히 다하여 왔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원고의 비위 정도에 비하여 과중하여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은 위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절차를 위반하지는 않았으나, 이 사건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없음을 이유로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고 판단하였는데, 그 구체적인 근거는 아래와 같습니다. 


가. 해고사유 서면통지 관련 절차적 하자 여부(부정)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나중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며,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 해고통지서 등 명칭과 상관없이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서면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21두36103 판결 참조).

원고는 이 사건 해고 통지 당시 해고사유가 ‘원고가 관련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것’이라는 점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해고 통지는 이 사건 해고 사유에 관하여 관련 형사사건에서의 공소제기일자, 죄명, 사건번호 및 진행 과정이 기재되어 있으므로, 해고 사유는 특정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 해고의 정당한 이유(부정)

피고는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때’에 해당한다는 점을 해고의 사유로 통지하였으므로, 위 해고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은 인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 채용계약 계약해지 조항에는 기소의 시기와 관련하여 ‘재직 전’ 또는 ‘재직 중’이라는 명시적 문언이 없다.  그런데 위 조항을 ‘재직 전’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때를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이는 채용 당시 존재하였던 사정이므로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사람은 애초에 기간제 교원으로 채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재직 전’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가 기간제 교원의 채용 결격사유에 해당한다는 자료를 찾을 수 없고, 달리 기간제 교원 채용에 앞서 지원자들에게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어 있는지 여부를 고지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도 않다.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교육공무원법 등에도 재직 전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를 채용 결격사유로 규정하지 않으며, 성범죄나 재직 중 범죄로 인하여 벌금형이 확정된 특수한 경우 등을 제외하고 어떤 법령에서도 재직 전 기소된 경우를 결격사유로 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사건 채용계약 및 이 사건 운영지침상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는 ‘재직 중’ 형사사건으로 한정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고, 관련 형사사건은 원고가 이 사건 학교에 재직하기 전에 기소된 것이므로 해고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재직 중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채용계약상 복무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수 없고, 교사에 대한 신뢰의 저하나 품위를 손상할 우려가 있으므로 그로 인한 해고 또는 계약 해지 조치가 합리성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재직 전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는 위와 같은 사정이 발생할 우려가 적고, 그 직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채용계약 및 이 사건 운영지침상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때’의 의미를 ‘재직 전’까지 확장하여 해석하는 것은 원고에게 과도하게 불리하여 합리성을 갖춘 해석이라 보기 어렵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른 해고통지의 효력과 관련하여,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 해고통지서 등 명칭과 상관없이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서면이면 충분하다’는 기존 대법원의 입장을 재확인하였습니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21두36103 판결).

아울러, 대상판결은 이 사건 채용계약서의 '계약 해지’ 관련 조항의 해지사유로서 ‘형사사건 기소’의 구체적인 시기가 언급된 바 없다면, 해지사유로 인정되는 형사사건 기소의 시점을 ‘재직 전’까지 확장하여 해석하는 것은 근로자에게 과도하게 불리하고, ‘재직 중’ 형사사건 기소만을 뜻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정 해석하였습니다.  이러한 대상판결의 취지를 고려하면, 사용자로서는 채용 및 근로 계약 작성 시, 대상자의 비위행위로 인한 해고(계약 해지)사유를 명시할 때에, 계약해지의 대상이 되는 행위의 범주, 행위의 시기 등을 더욱 구체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상판결에 대해 양당사자가 항소하지 않아 확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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