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증책임의 대전환’, 근로자 추정제 도입 등에 따른 기업의 대응 전략
2026.01.27.
노동팀 뉴스레터 제20호 (03) 노동칼럼
2026년 1월 20일, 정부와 여당은 사각지대 노동자 보호를 명분으로, ‘근로자 추정제’ 도입과 ‘일하는 사람 기본법’을 2026년 5월 1일(노동절)까지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기존 노동 분쟁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내용으로, 기업의 인사노무 관리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1. 근로자 추정제란?
근로자 추정제는 2025년 12월 24일 김주영 의원 등이 발의한 근로기준법 일부 개정 법률안으로,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하여 자신이 직접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이하 “노무제공자”)은 이 법과 관련한 분쟁해결에서 근로자로 추정한다.”라는 조항을 근로기준법에 신설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나 플랫폼 종사자 등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인정받으려면 대법원 판단 기준에 따른 종속성을 스스로 입증해야 했다.
그런데 근로자 추정제가 도입될 경우, 노무 제공 사실이 인정되면 원칙적으로 근로자로 추정되므로, 사용자(기업)가 ‘근로자가 아님’을 반증해야 한다. 그러나 ‘업무상 지휘감독이 있었다(존재)’는 점을 입증하기는 쉽지만, ‘없었다(부존재)’는 점을 입증하기는 매우 어렵다. 기업이 이를 완벽하게 소명하지 못할 경우, 노무제공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어 근로기준법 전체의 적용을 받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근로기준법상 각종 의무(근로계약서 작성 및 교부, 연차유급휴가, 근로시간 제한 등)를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한 형사처벌 등의 위험도 발생한다.
2. 일하는 사람 기본법이란?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2025년 12월 24일 김태선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더라도 타인의 사업을 위해 일하고 보수를 받은 모든 사람을 ‘일하는 사람’으로 정의하여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이 법안은 일하는 사람에 대하여 최소한 보장되어야 할 기본적 권리 및 공통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 ▲차별 받지 않을 권리, ▲공정한 계약체결 및 적정한 보수 등을 보장받을 권리, ▲일과 생활의 조화를 향유할 권리, ▲성희롱 ㆍ괴롭힘을 받지 않을 권리, ▲ 합리적 이유 없는 계약의 변경 또는 해지의 제한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일하는 사람 기본법 위반 시 형사처벌 조항은 없으나, 사업자가 일하는 사람에 대하여 이 법에 따른 권리를 행사하였다는 이유로 불이익한 조치를 할 경우에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3. 현장의 다양한 시각과 우려
근로자 추정제가 도입되면, 노무제공자 입장에서는 근로자로 추정된다고 하니 일단 업무가 종료된 후 별다른 어려움 없이 퇴직금 청구를 하게 될 것이고, 이는 퇴직금 지급의무만이 아닌 근로기준법 전체가 적용되어 형사처벌 문제까지 발생하게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지휘감독을 하지 않았음을 입증할 자료와 제도를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하며, 필요시 기존 위탁 구조를 전면 재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노동권 보호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한 기본법적 성격을 지닌다는 점에서 실제 권리 보장의 범위와 수준은 근로기준법 등 개별 노동관계법의 개정과 적용에 따라 구현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있을지에 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정부와 여당이 강한 정책적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입법 추진 과정, 세부적인 제도 마련 등의 추이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