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자료

간행물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규정에 따라 하수급인과 함께 임금 지급의 연대책임을 부담하는 주체는 ‘직상 수급인’으로 한정되지만, 직상 수급인이 아닌 실무 집행자도 양벌규정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된다고 본 사례

2026.01.27.

노동팀 뉴스레터 제20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5도3844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A 회사의 사내이사로서, A 회사의 공사 수주, 공사현장 총괄 관리 등의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피고인은 A 회사 또는 그 대표이사로부터 포괄적인 위임을 받아 B 회사로부터 건물 신축공사의 철근콘크리트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를 A 회사 앞으로 하도급받은 다음, 그중 목공공사 부분을 A 회사 명의로 건설업 등록을 하지 않은 C에게 하도급주었습니다(이하 ‘이 사건 하도급공사’).


이후 위와 같이 목공공사를 하도급받은 개인건설사업자 C는 이 사건 하도급 공사의 공사현장에서 근로한 41명의 임금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습니다.


이에, 검사는 피고인이 A 회사의 실경영자이자 직상 수급인으로서 C와 연대하여 C가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음에도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고 보아, 피고인을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4조의2 제1항 위반 혐의로 기소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제1심은 피고인이 A 회사의 실경영자로서 직상 수급인에 해당한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고, 피고인에게 징역 6개월 및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하였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2024. 6. 26. 선고 2023고단584 판결). 


이에 대해 피고인은 항소하며 본인이 A 회사의 실경영자가 아니라고 주장하였고, 이에 대해 검사는 제1심이 유죄로 판단한 공소사실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유지하면서 예비적 공소사실로 ‘피고인은 이 사건 하도급 공사를 총괄 관리한 책임자로서 C와 연대하여 C가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내용을, 예비적 적용법조로 ‘근로기준법 제115조’를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으며, 원심은 이를 허가하였습니다.


원심은 피고인이 A 회사의 실경영자 지위에 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아 주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였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A 회사에서 이 사건 공사현장을 총괄 관리한 책임자로서 목공공사 부분을 C에게 하도급주는 업무를 실제로 집행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며, 제1심과 같이 피고인에게 징역 6개월 및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하였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2025. 2. 11. 선고 2024노2125 판결). 


이에 대해 피고인이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대상판결은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며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은 ‘건설업에서 사업이 2차례 이상 도급이 이루어진 경우에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에 따른 건설사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 수급인은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은 근로기준법 제44조의2를 위반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직상 수급인이 건설업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건설공사를 위한 자금력 등이 확인되지 않는 하수급인에게 건설공사를 하도급하는 위법행위를 함으로써 하수급인의 임금지급의무 불이행에 관한 위험을 야기한 잘못에 대하여 실제로 하수급인이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이러한 위험이 현실화되었을 때 직상 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한 직접 책임을 묻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의 적용을 받는 직상 수급인은 같은 법 제44조의 경우와 달리 자신에게 직접적인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하수급인의 임금 미지급으로 말미암아 위와 같은 책임을 부담하고, 하수급인이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는 경우에는 함께 책임을 면하게 된다(대법원 2021. 6. 10. 선고 2021다217370 판결, 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4도4055 판결).


이와 같은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의 문언과 형식,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 따라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부담하는 주체는 ‘직상 수급인’으로 한정된다.  여기서 ‘직상 수급인’이란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에 따른 건설사업자로서, 건설업에서 사업이 2차례 이상 도급이 이루어진 경우에 같은 호에 따른 건설사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에게 하도급을 준수급인에 해당하는 ‘사업주’를 의미한다.


근로기준법 제115조는 ‘사업주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해당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제109조 제1항, 제44조의2의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사업주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의 취지는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의 벌칙 규정이 적용되는 직상 수급인이 아니면서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 따른 직상 수급인의 업무를 실제로 집행하는 자가 있을 때 벌칙 규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적용대상자를 해당 업무를 실제로 집행하는 자까지 확장하여 그 행위자도 아울러 처벌하려는 데 있다.  이러한 양벌규정은 해당 업무를 실제로 집행하는 자에 대한 처벌의 근거 규정이 된다(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7도8401 판결, 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도7834 판결 등).


이때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 따른 직상 수급인의 업무를 실제로 집행하는 자’라 함은, ‘건설업 등록이 되어 있지 않은 하수급인에게 건설공사를 하도급하는 업무’ 및 ‘하도급대금 지급 등 해당 하도급과 관련하여 자금을 집행하는 업무’ 등에 관하여 사실상 행위자 자신의 독자적인 판단이나 권한에 의하여 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행위자에게 독자적인 판단이나 권한이 있는지는 직상 수급인과 행위자의 관계 및 행위자의 지위, 하도급계약의 체결 경위, 하도급대금과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에 대한 임금 지급 방식, 이와 관련된 자금의 집행 권한을 비롯하여 해당 하도급과 관련하여 행위자에게 부여된 권한의 내용과 범위, 하도급으로 발생한 경제적 이익의 실질적 귀속 주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나. 피고인 A가 직상 수급인의 업무를 실제로 집행하는 자로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4조의2 제1항 위반행위를 한 행위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A 회사의 대표이사는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B 회사 및 C와의 각 하도급 계약서 작성, 보증서 발급 등에만 형식적으로 관여하였고, B 회사로부터 철근콘크리트공사 부분을 하도급받아 C에게 그중 목공공사 부분을 하도급주는 것, 하수급인인 C과 C가 사용한 근로자들을 지휘∙감독하는 것, 하도급대금 등을 비롯한 공사 진행에 필요한 각종 비용을 지출하는 것 등을 포함한 이 사건 하도급 공사와 관련된 대부분의 업무는 피고인이 도맡아서 처리하였다.  


A 회사는 B 회사로부터 기성고에 따른 공사대금을 지급받아 그중 일부를 C에게 자재비, 인건비, 하도급대금 등으로 지급하였는데, 그 지급 금액, 지급 시기, 지급 방법 등은 피고인이 결정하였고, 이 사건 하도급 공사와 관련된 자금의 집행 또한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그대로 이루어졌다. 


A 회사의 대표이사는 원심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이러한 사실관계에 부합하는 취지로 증언하면서, ‘피고인이 수주한 공사와 관련하여 수익이 발생하면 일부 관리비 명목의 금원 외에는 대부분 피고인에게 귀속되고 A 회사는 그 수익금에 관여하지 않으며,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또한 E의 법인 계좌로 공사대금이 입금되면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그대로 송금해주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건설업 등록이 되어 있지 않은 C에게 이 사건 하도급 공사를 하도급하는 업무’ 및 ‘하도급대금 지급 등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자금을 집행하는 업무’ 등에 관하여 사실상 자신의 독자적인 판단이나 권한에 의하여 그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양벌규정인 근로기준법 제115조를 적용하여 피고인에 대한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건설업에서 하도급을 준 경우(근로기준법 제44조의2) 형식상 ‘직상 수급인’이 누구인지와 별개로, 현장에서 하도급을 결정하고 그 자금을 집행하는 업무 등을 사실상 주도한 실제 집행자가 있으면 양벌규정(제115조)으로 그 개인도 처벌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즉 대표이사가 계약서 작성에 형식적으로만 관여하고, 하도급계약의 체결 및 대금 지급 시기 등의 결정이나 현장 운영에 관한 수익 귀속 등이 특정인에게 집중된 사정이 확인된다면, ‘실제 경영자’로 단정되지 않더라도 형사책임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하도급업체의 등록 여부 및 면허 등을 사전에 확인하고 증빙 자료를 보관함으로써 무등록 업체에 대한 하도급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겠으나, 하도급계약의 체결 및 변경, 대금의 지급과 같은 자금집행 등에 관한 권한을 내부 결재선으로 통제해 개인이 독자적으로 집행하는 구조를 만들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기성 지급 시점마다 하수급인의 임금지급 이행을 확인하는 등, 필요하면 직접지급 또는 지급보류 등의 장치를 두어, 하수급업체의 임금체불이 곧바로 직상 수급인에 대한 형사리스크로 번지는 상황을 예방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련 업무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