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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금 산정 시, 파견근로자가 퇴사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고용단절 이후 기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할 수 없고, 그 손해배상금에서 파견사업주로부터 받은 법정수당은 공제하여야 한다고 본 사례

2026.01.27.

노동팀 뉴스레터 제20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 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1다248053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들은 피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하여 고속도로 안전순찰 업무 등을 위탁받은 외주사업체(이하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 소속되어 위 안전순찰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들입니다.


피고는 도로의 설치·관리, 그 밖에 이와 관련된 사업을 함으로써 도로의 정비를 촉진하고 도로교통의 발달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주된 사무소(본사) 외에 7개의 지역본부와 45개 지사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피고는 2007년 6월경 피고 소속 현장직 안전순찰원이 수행하던 고속도로 안전순찰 업무 등을 외주화하기로 하고, 희망퇴직을 신청한 15년 이상 근속 피고 소속 직원 중 정년이 3년 이상 남은 직원을 대상으로 외주사업체 운영적격자를 선정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외주사업체 운영적격자로 선정된 직원은 피고로부터 외주사업체를 설립·운영하는 데 필요한 교육을 받은 후 사업자등록을 마친 다음, 피고와 용역계약 일반조건, 용역계약 특수조건, 과업내용서로 구성된 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해당 외주사업체 명의로 안전순찰원(이하 '이 사건 안전순찰원')을 채용하였습니다.  


한편 원고들은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라 전형적인 안전순찰원 업무와 '교통안전 캠페인, 제한차량 합동단속, 안전띠 미착용 단속 및 홍보, 휴게소 이용이 곤란한 고속도로 이용자들에 대한 생수 제공 서비스, 대형 화물차량 주요 운반품목 설문조사' 등 피고가 지시하는 업무를 피고 소속 근로자와 함께 수행하였습니다.


원고들은 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에 의하여 피고에게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피고를 상대로 고용의 의사표시를 청구하였고, 이와 함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피고의 취업규칙 등에 의한 기본급, 퇴직금 등 상당의 금액에서 이 사건 외주사업체로부터 지급받은 금액을 공제한 차액 상당의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원심은, 원고들이 피고에게 파견근로를 제공하였고, 피고에게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였다고 판단하면서, 원고들의 손해배상 청구를 일부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대구고등법원 2021. 5. 26. 선고 2018나21013 판결).

대상판결은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는 등 파견법에서 정한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였습니다.  그러나 원고들이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서 퇴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고용단절 이후 기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하기 어렵고, 원고들이 이 사건 외주사업체로부터 받은 법정수당은 공제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원심의 일부 판단에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 중 일부를 파기하고 해당 부분 사건을 원심에 환송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 고용단절 이후 기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의 제한 여부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경우,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거나 손해부담의 공평을 기하기 위한 필요가 있는 때에는 채무자의 책임을 제한할 수 있고 그 책임제한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비율을 정하는 것은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나,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하게 불합리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것은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이다.

원심은 이 사건 외주사업체와 고용관계가 단절된 원고들(이하 ‘고용단절 원고들’)이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서 퇴사함으로 인하여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위 원고들을 대체할 근로자를 채용하여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게 하였고, 그 결과 피고는 위 원고들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이들을 대체하는 근로자들에 대해서도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게 되어 그 손해가 확대되었기 때문에 손해의 공평한 분담을 위하여 피고의 책임을 80%로 제한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피고가 대체 근로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추가로 부담하게 된 것은 고용단절 원고들이 퇴사한 자리를 적법한 방법으로 충원하지 않고 계속하여 파견법을 위반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였기 때문이고, 위 원고들이 퇴사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위와 같은 위법한 충원 방법을 선택하는 데에 위 원고들이 기여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대체 근로자에 대하여 피고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된다는 사실이 피고가 고용단절 원고들에 대하여 부담하는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할 사유가 된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사유로 책임을 제한한 것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

나. 외주사업체로부터 지급받은 법정수당 상당액의 공제 방법

파견법에 따라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하였으나 사용사업주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와의 근로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용사업주에게 근로를 제공한 경우,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파견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할 손해배상금을 산정할 때에는 손익상계로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로부터 지급받은 임금 등을 공제하여야 하고(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5다232859 판결), 이때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이 원인이 되어 파견근로자가 얻은 이익은 파견사업주로부터 받은 임금 등의 전액이므로 그 전부를 공제하여야 하는 것이지,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에 대하여 일부 임금 항목에 한하여 손해배상을 구하였다고 하여 그와 동일하거나 동종인 파견사업주의 임금 항목만을 손익상계의 대상으로 삼을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4. 3. 12. 선고 2019다223303, 2019다223310 판결).

원심은 고용단절 원고들을 제외한 원고들이 피고에 대하여 법정수당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은 기간에 대해서는 청구 금액에서 위 원고들이 이 사건 외주사업체로부터 지급받은 법정수당을 공제하지 않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위 법리에 의하면, 고용단절 원고들을 제외한 원고들이 피고를 상대로 기준임금과 복리후생비 상당의 손해배상만을 청구한 기간에 대해서도 이 사건 외주사업체로부터 받은 법정수당이 있다면 이를 공제하여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위 원고들의 청구액에서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지급한 법정수당을 공제하지 않았는바, 이 부분 원심의 판단에는 손익상계의 대상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 불이행 시 파견근로자에 대한 손해배상금을 산정할 때, 파견사업주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을 전액 공제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명확히 하였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이러한 법리는 파견근로자가 일부 임금 항목에 대해서만 손해배상을 구하더라도, 그에 대응하는 파견사업주의 임금 항목만을 손익상계에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판시하였던 대법원 판결(대법원 2024. 3. 12. 선고 2019다223303, 2019다223310 판결)과 궤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대법원은 퇴직금 상당액을 손해로 인정하더라도 ‘퇴직금은 사회보장적 급여의 성격과 공로보상의 성격을 아울러 가지고, 발생 시점과 산정 방법도 임금과 다르다는 점을 근거로,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경우에 파견사업주로부터 지급받은 퇴직금은 손익상계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으므로,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되는 경우라도 사용사업주는 손해배상금 공제 시 임금과 퇴직금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4다211908, 2024다211915, 2024다21192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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