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팀 뉴스레터 제20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 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0다270947, 2020다270954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들은 피고 한국도로공사와 고속도로 안전순찰 업무 등을 위탁받는 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한 외주사업체들(이하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 소속되어, 각 외주사업체 담당 고속도로 구간에서 안전순찰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들입니다.
원고들은 구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에 따라 피고에게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고용의 의사표시를 청구하였고, 이와 함께 피고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피고의 취업규칙 등에 의한 기준임금, 복리후생비, 법정수당 및 퇴직금 상당액에서 이 사건 외주사업체로부터 지급받은 금액을 공제한 차액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원심은 이 사건 용역계약이 파견법상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여 피고에게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한다고 보았고, 피고가 2019. 1. 1. 이미 직접 고용한 원고들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고용의 의사표시 청구를 인용하였습니다. 또한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에 근거하여 외주화가 완성되기 전에는 피고 소속 안전순찰원의 근로조건을 적용하고, 외주화 완성 이후에는 피고의 ‘현장직 직원 관리 예규’ 및 관련 취업규칙을 기준으로 원고들이 직접 고용되었다면 적용받았을 근로조건을 적용하여 손해배상액을 산정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0. 8. 25. 선고 2017나2055085, 2017나2055092 판결).
대상판결은 피고가 원고들에 대해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하고, 그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인하여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는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였습니다. 그러나 일부 원고들의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상당 손해배상 청구 부분 등에 대한 원심의 심리가 미진하다고 보아 이를 파기하고 해당 부분 사건을 원심에 환송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의 파기환송 사유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 임금대장이 없는 원고들의 연장ㆍ야간ㆍ휴일근로수당 상당 손해배상금 청구 부분
① (관련 법리) 파견법에 따라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하였으나 사용사업주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면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할 때까지의 임금 등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직접고용의무 발생 후 사용사업주에 대한 근로제공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도 파견근로자는 근로의 미제공이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것임을 증명하여 해당 기간 동안 계속 근로를 제공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등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24. 3. 12. 선고 2019다223303, 223310(병합) 판결].
② 임금대장이 없는 원고들은 손해배상 청구기간 중 일부기간에 대하여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으로 근로를 제공하였음을 증명하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고, 제출되지 않은 기간이 수개월에 달하는 원고들도 있다. 이러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기간은 해당 원고들이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
③ 그럼에도 원심은 그 기간에 대하여 해당 원고들의 근로제공 사실이 인정되는지, 그렇지 않다면 원고들이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 피고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것인지를 살피지 않고 해당 원고들의 이 부분 손해배상청구를 인용하였다.
④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액 산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나. 연차휴가미사용수당 상당 손해배상금 청구 부분
① (관련 법리) 연차휴가미사용수당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파견근로자는 손해배상의 일반원칙에 따라 손해를 증명할 책임을 부담하므로 발생한 연차휴가일수에서 사용한 연차휴가일수를 공제한 보상 대상이 되는 연차휴가일수를 증명하여야 한다. 사용사업주의 사업장에서 근로기준법 제61조에 따른 연차휴가사용 촉진제도가 실시되고 있고, 관련 근거규정의 내용, 대상이 되는 근로자의 범위, 시행 실태 등을 비롯한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파견근로자가 직접고용되었을 경우 위 제도에 따라 사용사업주로부터 사용촉진을 받았을 것과 그럼에도 자발적으로 휴가를 사용하지 않았을 것임이 분명히 인정되는 경우에는 파견근로자는 연차휴가미사용수당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다279283 판결).
② 원심으로서는 피고의 사업장에서 현장직 안전순찰원 또는 실무직에게 연차휴가사용 촉진제도가 실제로 시행되었는지 여부를 비롯한 그 시행 실태 등을 살펴봄으로써 원고들이 피고에 직접 고용되었다면 피고로부터 사용촉진을 받았을 것과 그럼에도 자발적으로 휴가를 사용하지 않았을 것임이 분명한지를 심리하여 그에 따라 연차휴가미사용수당 상당의 손해를 인정하였어야 한다.
③ 그럼에도 원심은 원고들이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서 연차휴가를 실제 사용하였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이 피고에게 있다는 전제하에 연차휴가 발생일수에 해당하는 연차휴가미사용수당 상당액을 그대로 손해로 인정하였다.
④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액의 산정 및 연차휴가사용촉진의 효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다. 퇴직금 상당의 손해배상금 청구 부분
① 원심은 피고가 2019. 1. 1. 직접 고용(이하 ‘이 사건 채용’)한 원고들의 경우 피고와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지 않아 퇴직금 청구권의 발생 요건이 충족되지 않은 이상 원고들이 퇴직금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퇴직금 상당의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하였다.
② 그러나 피고는 이 사건 채용에서 채용된 사람들의 연차유급휴가 일수 산정 시 직접고용의무 발생일로부터 2018. 12. 31.까지의 기간을 계속근로연수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리고 피고는 이 사건 채용을 신규채용이라고 주장하고 원고들도 이를 부정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채용은 신규채용으로 볼 여지가 있다.
③ 그렇다면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 발생일부터 이 사건 채용이 있기 전까지의 기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이 장래에 피고로부터 퇴직하여 퇴직금을 산정할 경우 계속근로기간에 포함될 수 없으므로, 위 기간에 대한 퇴직금 상당액은 원고들의 직접고용청구권의 포기 및 이 사건 채용에 의해 손해로 확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④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채용 시 원고들이 파견법에 따른 직접고용청구권을 장래를 향해 포기하고 2019. 1. 1.부터는 피고와 근로관계를 새롭게 설정한 것인지 등을 심리하여 만일 그러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직접고용의무 발생일부터 2018. 12. 31.까지를 계속근로기간으로 하는 퇴직금 상당액을 원고들의 손해로 인정하였어야 한다.
⑤ 그럼에도 원고들의 퇴직금 상당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배척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퇴직금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권의 발생 요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금의 산정 시, 청구기간 중 실제 근로제공 여부 및 근로 미제공이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기인한 것인지, 연차휴가사용촉진 제도의 실제 시행 여부 및 실태, 대상 근로자들이 신규채용으로 인해 직접고용청구권을 포기했다고 볼 수 있는지 등에 관한 사실관계를 더 면밀히 심리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특히 손해 산정의 기초가 되는 위 사실관계에 대한 증명책임이 그 손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는 점 역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대상판결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의 인정 여부 및 그 손해액은 임금 항목별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임금항목별 손해 발생 및 범위를 좌우하는 사실관계를 체계적으로 관리∙보존하고, 관련 분쟁 발생 시 임금항목별로 방어 논리를 정교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