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자료

간행물

자동차회사의 연구소에서 상용시제차량의 내구주행시험 운전업무를 담당한 협력업체 소속근로자들이 자동차회사를 위해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본 사례

2025.11.26.

노동팀 뉴스레터 제18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 대법원 2025. 9. 25. 선고 2021다218755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울산, 아산시, 전주시 등에 공장을 두고 자동차 및 그 부품의 제조·판매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입니다.  원고들은 피고와 도급 계약을 체결한 협력업체(이하 ‘이 사건 협력업체’) 에 고용되어, 1996년경 자동차의 연구·개발을 위해 설립된 피고의 연구소에서 상용시제차량의 내구주행시험 및 내구시험용 상용시제차량의 정비·점검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1]  


원고들은 이 사건 협력업체에 고용되어 피고의 연구소에서 근로를 제공한 것이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및 직접고용의무의 이행을 구하였고, 고용간주되거나 직접고용의무가 이행되었을 경우의 임금과 실제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 등의 지급을 구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제1심과 원심은 (ⅰ) 원고들은 피고가 정한 내구시험의 일정, 순서에 맞추어 작업을 하였으므로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았고, (ⅱ) 원고들이 수행한 내구주행시험 업무가 그 자체만으로 독자적인 의미를 갖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원고들이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ⅲ) 피고가 내구주행시험 업무에 투입될 근로자의 수, 일일 작업량 등을 정하였으므로, 이 사건 협력업체가 사실상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은 별로 없었고, (ⅳ) 내구주행시험 업무에 관한 전문성·기술성은 내구주행시험 결과를 평가 분석하여 신차 출시를 위한 부품 등의 연구·개발을 담당한 피고에게 있었으며, (ⅴ) 이 사건 협력업체가 피고 외부에 독립적인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지 않았다고 보아, 원고들이 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피고의 연구소에 파견되어 피고로부터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 있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은 원고들이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는지 여부에 관한 원심의 결론을 수긍하였습니다.  다만, 직접 고용이 간주되는 일부 원고가 상고심 계속 중 정년이 도래하였으므로, 해당 원고의 근로자지위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보아 직권으로 이 부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부분에 관한 제1심판결을 취소하며, 이 부분 소를 각하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 근로자파견관계에 관한 판단: 근로자파견관계 인정


(법리)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그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그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 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그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 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2.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판단) 피고는 소속 연구원들을 통하여 어떤 차량을 특정 근무일의 내구주행시험에 투입할지와 우선적으로 시험할지를 직접 결정하고 시험의 일정, 순서, 내용 등도 자주 변경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협력업체와 수시로 회의를 개최하여 그와 같이 변경된 결정사항을 전달하였고, 급히 처리할 작업에 관하여 문자메시지를 통해 바로 지시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협력업체는 피고의 지시사항을 전달받아 그대로 수행하였을 뿐 피고의 지시를 거부하는 것이 사실상 허용되지 않았다.


③ 원고들이 수행한 내구주행시험 업무는 피고 연구소의 신차 개발·연구 과정에서 기술 및 부품의 적합성 등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다.  원고들은 피고 연구소 내의 시험로에서 시제차량 운행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면서 파악한 문제점을 매일 또는 수시로 피고 소속 연구원들에게 보고·공유하였고, 피고의 지시에 따라 부품 등이 교체되면 내구주행시험을 다시 실시하였다.


④ 내구주행시험 업무에 몇 명의 근로자를 투입할 것인지와 시험의 일정, 순서, 내용 등은 피고에 의하여 결정되었고, 이 사건 협력업체는 그에 관한 결정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없었다.


⑤ 이 사건 협력업체는 후속 업체가 선행 업체 소속 근로자의 고용을 승계하여 기존 근로자로 하여금 내구주행시험 업무를 계속하게 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해 왔고, 고유 자본이나 전문적 기술을 내구주행시험 업무에 투입하지 않았으며, 독립적인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지도 못하였다. 


나. 근로자지위확인에 관한 판단: 확인의 이익 없음


(법리) 확인의 소에서 ‘확인의 이익’은 당사자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이를 제거함에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 인정된다(대법원 2022.7.28. 선고 2016다40439 판결).


(판단) 피고의 2015년 단체협약은 신규입사자가 입사와 동시에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되도록 하는 이른바 ‘유니온숍 규정’을 두면서 조합원의 정년을 ‘만 60세가 되는 해의 연말’로 정하고 있고, 이 사건 상고심 계속 중인 2022.12.31. 근로자지위확인을 구한 원고의 정년이 도래하였음이 명백하다.


그렇다면 위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 지위를 회복할 수 없으므로, 피고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을 구하는 것이 자신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을 제거하는 데에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원청인 피고가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인 원고들의 시제차량의 내구주행시험 업무와 관련하여 투입 근로자, 시험 일정, 업무의 순서 및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를 한 점에 주목하여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하였습니다.  특히 대상판결은, 협력업체가 근로자 선발권한과 작업배치권을 가지고 있었고, 원고들의 출퇴근, 휴가 등 근태를 직접 관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청이 작업시간, 순서, 작업량 등에 대해 상당한 지휘·명령을 행사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한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수긍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은 일부 근로자파견관계로 보기 어려운 징표들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근로자파견관계의 핵심적 징표인 원청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상당한 지휘·명령을 한 경우에는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따라서 협력업체가 소속 근로자들에 대해 기본적인 근태관리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 해당 근로자들의 구체적인 업무 실태에 따라 불법파견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기업은 업무 배분 및 지시 과정 전반을 점검하여, 도급·용역·위탁 계약이 실질적으로도 적법한 도급으로 평가될 수 있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1] 내구주행시험이란 차량의 내구성을 확인하기 위해 정해진 주행로를 일정한 조건에 따라 운행해 보는 시험을 의미하고, 내구주행시험에는 내구주행시험용으로 별도로 만들어진 시제차량이 사용됩니다.



관련 업무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