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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반복적인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안에 대하여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업체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유지한 원심이 타당하다고 본 사례

2025.10.27.

노동팀 뉴스레터 제17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대법원 2025. 9. 26. 선고 2025도10267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인 주식회사 A(원청, 이하 ‘A회사’)는 경남 소재 선박 건조 및 수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인 주식회사 B(수급회사, 이하 ‘B회사’)는 선박의장품 제작 및 설치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A회사로부터 선박 보수공사 중 핸드레일 보수공사를 하도급받은 자입니다. 피고인 C 내지 F는 A회사의 수리사업팀 의장담당자(C), 수리사업팀 이사(D), 조선소장(E), 대표이사(F)이고, 피고인 G와 H는 B회사의 현장소장(G)과 대표이사(H)입니다.


재해근로자는 B회사 소속 근로자로서 선박 화물창 내부에서 바닥으로부터 약 8~10m 높이의 핸드레일 용접ㆍ보수 작업을 준비하던 중 핸드레일 소실 부분을 통해 추락하여 사망(이하 ‘이 사건 재해’)하였습니다. 


이 사건 재해에 관하여, (ⅰ) 피고인 C, D, E, G, H는 재해근로자로 하여금 안전대의 고리를 결착하도록 하지 않은 주의의무 위반을 이유로(업무상과실치사의 점), (ⅱ) A, B회사, 피고인 E, G는 동일한 내용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을 이유로(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 (ⅲ) A회사와 피고인 F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등의 충실한 업무수행을 위한 조치 등의 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을 이유로{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의 점}으로 각 기소되었습니다(그 외에 A 회사와 피고인 E는 개별 안전조치의무 위반을 이유로 함께 기소되었습니다).


2. 판결 요지


제1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는데, 특히 A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F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A회사에 대하여는 벌금 20억 원을 각 선고하였습니다.


검사와 A회사 측의 피고인들이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였고, 원심은 일부 양형 관련 주장을 받아들인 것 외에는 제1심 판단에 위법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이 달리 판단한 양형에 관한 부분 역시 죄수 내지 형종에 관한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양형에도 큰 변동은 없었습니다.


원심(항소하지 않은 경우 제1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형은 아래 표의 기재와 같습니다.



그 외에는 구체적인 법리 설시나 판단 없이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수긍하였는데, 항소이유별로 원심에서 제1심의 판단이 타당하다고 본 근거는 아래와 같습니다.


가. 재해근로자는 1층에서 추락하였으므로 난간의 결함과는 무관하다는 주장 관련


현장 실험 결과ㆍ작업방식 등 증거를 종합하면 피해자가 2층 난간 소실구간에서 추락한 것으로 합리적으로 인정되며, 1층에서 추락한 것으로 볼 수 없다.


피고인들이 제출한 더미인형 추락 테스트 영상은 검찰 등의 참여 없이 이루어지고 영상이 편집되어 있어, 그 테스트 영상만으로는 재해근로자의 추락 장소를 달리 인정할 만큼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는다


나. 추가 방호망 설치 등 추락방호조치의무 관련


(관련법리)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ㆍ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개별 조항에서 정한 의무의 내용과 해당 산업현장의 특성 등을 토대로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 목적, 관련 규정이 사업주에게 안전ㆍ보건조치를 부과한 구체적인 취지, 사업장의 규모와 해당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의 성격 및 이에 내재되어 있거나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안전ㆍ보건상 위험의 내용, 산업재해의 발생 빈도, 안전ㆍ보건조치에 필요한 기술 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규범목적에 부합하도록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안전보건규칙과 관련한 일정한 조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산업현장의 구체적 실태에 비추어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안전보건규칙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다. 특히 해당 산업현장에서 동종의 산업재해가 이미 발생하였던 경우에는 사업주가 충분한 보완대책을 강구함으로써 산업재해의 재발 방지를 위해 안전보건규칙에서 정하는 각종 예방 조치를 성실히 이행하였는지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31. 선고 2020도3996 판결 참조)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3조의 “작업발판 및 통로의 끝”은 추락위험이 있는 장소 전체를 포함하며 해당 장소에는 따라 안전난간, 추락방호망 등의 방호조치를 충분한 강도를 가진 구조로 튼튼하게 설치하여야 하는데, 사고 장소는 약 8m 높이에 있는 통로의 끝부분으로 추락 위험이 있는 장소에 해당한다.


사고 발생 구간은 안전난간 상부가 부식되어 소실되어 있었고, 화물창 내에 추락방호망 설치가 가능했음에도 이를 미이행하였으며, 근로자들이 안전고리를 걸지 않고 이동하는 관행을 방치하였다.


다. 해치커버 이동작업 중에는 핸드레일 보수공사 등 다른 작업을 중단할 것을 지시하였다는 주장 관련(동시작업 허가 관련 주의의무위반 및 상당인과관계)


핸드레일 보수공사와 해치커버 이동작업, 두 작업이 시간ㆍ공간적으로 중첩될 위험을 안전관리책임자, 관리감독자인 피고인들이 인식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일정 조율 내지 감독 없이 작업일정, 중단 및 재개에 대한 신호 안내 없이 두 작업을 동시에 허가한 것은 명백한 과실에 해당한다. 이러한 현장의 관리통제 부재로 재해근로자가 홀로 이동 중에 추락하였다.


라. 사고 발생과 중대재해처벌법위반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주장 관련


A회사가 안전보건관리책임자등의 충실한 업무수행을 위한 조치(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5호), 종사자 의견 청취 절차(동조 제7호), 도급, 용역, 위탁 시 필요한 절차 마련(동조 제9호)의 의무를 이행하였다면, 추락방호망 등 사고 예방조치가 가능하였다.


A회사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 관리감독자 등의 과실과 이 사건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1달도 지나지 않아 중대재해가 발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상당인과관계가 부정되지 않는다.


원심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와 중대재해처벌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죄의 죄수를 상상적 경합관계가 아닌 실체적 경합관계로 본 제1심판결의 판단에는 잘못이 있다고 보았고, 유족과의 합의, 사고 이후 시정명령 이행 등 일부 유리한 정상에도 불구하고 불과 1년 내에 3명의 근로자가 사망하는 등 중대산업재해가 거듭 발생하였음에도 여전히 근로자 안전보장보다 시간과 비용 절약을 우선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하여 A회사에 대한 벌금 20억 원의 선고형을 그대로 유지하였습니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20번째로 선고된 제1심판결에 대한 상고심 판결이자 한국제강 사건 이후 2번째로 선고된 상고심 판결이며, 경영책임자등에 해당하는 원청 대표이사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이, 그 법인에 대하여는 벌금 20억 원이 확정된 판결입니다. 최근 법인의 경영책임자등 2인에게 각 15년의 징역이 선고된 하급심 판결(수원지방법원 2025. 9. 23. 선고 2024고합833, 2025고합24, 2025고합529 판결, 항소심 계속중)을 제외하면 자유형으로는 가장 중한 판결이고, 벌금형의 금액 면에서는 위 판결을 고려하더라도 최고액의 판결입니다.


그리고 대상판결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불과 1개월 만에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안전보건 관리체계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다면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죄가 성립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특히, 사업장 내에서 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등 안전보건 관리체계에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다면 재해근로자 유가족과 합의를 하였다거나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를 이행하는 등의 유리한 양형요소가 존재하더라도 실형이 선고될 수 있음을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습니다.


대상판결과 같이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제대로 구축하지 않은 경우 경영책임자등에게 실형을 선고한 사례가 확인됨과 동시에, 해당 중대산업재해를 예견할 수 없거나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충실히 이행한 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하급심 판례도 확인됩니다(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4. 12. 19. 선고 2023고단510 판결,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25. 5. 16. 선고 2023고단1699 판결, 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 2025. 8. 12. 선고 2023고단442 판결 등).


즉,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는 경우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였는지, 안전보건 관리체계는 실효적으로 구축하였는지, 과거에 유사 재해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을 실질적으로 수립ㆍ이행하였는지 여부 등에 따라 유ㆍ무죄 판단은 물론 양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됩니다. 따라서 기업에서는 재해 발생 전에 미리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이러한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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