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 자격 취득을 위하여 병원에서 실습교육과정을 이수한 실습생을 병원의 근로자로 볼 수 없고, 업무수행에 대한 부당이득도 인정될 수 없다고 본 사례
2025.10.27.
노동팀 뉴스레터 제17호 (02) 최신판례
[대상 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5. 8. 22. 선고 2024나39661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는 간호조무사 자격 취득을 위하여 간호조무사 교육훈련기관(이하 ‘이 사건 학원’)에서 이론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피고가 운영하는 A병원(이하 ‘피고 병원’)에서 2022. 4. 14.부터 2022. 9. 1.까지 780시간의 실습교육과정을 이수한 실습생입니다.
원고는 위 실습교육기간 동안 피고의 지휘ㆍ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주장하며, 피고에게 그에 상당하는 임금 또는 그에 상응하는 부당이득금에 대한 반환을 청구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제1심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의 대가를 수수한다는 의사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원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는 없으나, 원고가 실습교육 과정에서 수행한 업무 중 실습교육의 본질에서 벗어나 실질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고 피고는 그 대가 지급을 면하였으므로 피고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인 대상판결은 제1심과 판단을 달리하여, 원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실습교육 과정에서의 업무수행에 대한 피고의 부당이득 역시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가. 이 사건 원고(간호조무사 실습생)의 근로자성 인정여부(부정)
①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법리는 앞서 부산지방법원 2025. 8. 21. 선고 2024나54928 판결의 2. 판결요지 - 가.항과 같습니다.
② 피고 병원은 이 사건 학원의 실습교육 위탁에 따라 원고의 실습교육 과정을 진행한 것으로, 실습 기간, 실습 요일, 교육 시간, 총 이수 시간 등은 모두 이 사건 학원에서 정하여 피고 병원에 통지하였다.
③ 원고는 이 사건 학원의 실습교육 위탁에 따라 피고 병원에서 간호조무사 자격 취득을 위하여 실습교육 과정을 이수한 것으로, 이는 임금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 원고의 실습교육 과정에서, 원고와 피고 병원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된 바 없고, 피고가 원고에게 어떠한 명목의 급여도 지급한 바 없으며, 원고에게 피고 병원의 취업규칙 등이 적용된 바도 없다. 의료법 및 구 간호조무사 및 의료유사업자에 관한 규칙 등 당시 제반 규정에 의하면, 780시간의 실습교육을 받는 것은 간호조무사 국가시험 응시자격 요건을 갖추기 위한 필요조건이었다는 점에서도 원고의 실습교육 과정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 병원에 근로를 제공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④ 결국 피고 병원에서 이루어진 현장실습은 실습생으로 하여금 향후 실제로 간호조무사 업무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훈련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이고, 실습생으로부터 어떠한 노무를 제공받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 원고는 현장실습 과정에서 환자 안내(비용, 절차, 차회 예약 등), 맥박ㆍ혈압 체크, 의료폐기물 비우기, 환자대기실 소독, 기구 소독, 의사의 업무 보조 등의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데, 위와 같은 업무는 실제로 간호조무사가 이행하는 업무로써 현장실습 과정에서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이러한 업무 수행이 단순 업무라거나,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거나 원고의 소속 부서가 자주 바뀌었다는 등의 이유만으로 원고와 피고 병원 사이의 관계가 종속적인 성격이 있는 근로관계가 되는 것은 아니다.
⑤ 피고 병원에서는 원고와 같은 실습생이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1인 이상의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가 항상 옆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와 같은 점에서도 원고가 현장실습생의 성격을 넘어 피고 병원의 근로자로서 노무를 제공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나. 피고 병원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의무 인정여부(부정)
① (법률상 원인) 원고는 피고 병원과 이 사건 학원 사이의 현장실습에 관한 위탁계약에 따라 피고 병원에서 현장실습을 하게 된 것으로, 간호조무사 자격 취득이라는 교육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피고 병원에 노무를 제공하게 된 것이어서, 원고의 업무수행에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
② (피고 병원의 이득) 피고 병원은 실습생의 업무 능력이 미숙한 점 등을 고려하여 업무수행 시 피고 병원 소속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가 반드시 1명 이상 대동하여 이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 병원 측에서도 현장실습 과정을 위한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입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피고 병원에 노무를 제공하였으므로 막연히 피고가 원고의 실습시간 전부에 대한 최저임금 상당의 이익을 얻었다고 주장할 뿐, 피고가 얻은 구체적인 이익의 범위를 특정하거나 입증하지 못하였다.
③ (실습생인 원고의 손해) 원고는 간호조무사 국가시험 응시자격을 충족하기 위해 피고 병원과 같은 의료기관에서 780시간의 실습교육 과정을 이수하여야 했고, 피고 병원에서의 실습교육 과정을 이수함으로써 그 자격요건을 충족할 수 있었다. 원고가 피고 병원에서 이러한 과정을 이수하지 않았다면 동일한 시간만큼 다른 기관에서 실습교육 과정을 거쳐야 하였을 것이므로, 원고에게 피고 병원에서의 업무 수행으로 인해 다른 곳에서 경제적 활동(노무 제공)을 하지 못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도 어렵고, 달리 원고에게 피고 병원에서의 실습교육 과정 이수로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법원은 “작업기간이 잠정적인 실습생이라 하더라도 바로 이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사업주와 실습생 사이의 채용에 관한 계약내용, 작업의 성질과 내용, 보수의 여부 등 그 근로의 실질 관계에 의하여 사용종속관계가 있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실습생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대법원 1987. 6. 9. 선고 86다카2920 판결 등)”한다고 하여, 실습생이라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판단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단, 대상판결은 ‘간호조무사 자격 취득’이라는 실습교육의 목적 및 내용, 실제 실습 수행 방식, 병원의 감독 형태 등 구체적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간호조무사 실습생의 근로자성을 부정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은 실습 과정 중 일부 노무 제공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실습위탁교육기관인 의료기관에서 실습교육시간에 대한 최저임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었다거나 실습생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근거가 없고, 부당이득 반환의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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