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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원 제출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근로관계가 합의해지에 의해 종료되었다고 본 사례

2025.09.29.

노동팀 뉴스레터 제16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 서울고등법원 2025 8. 22. 선고 2024나2032639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반도체 제품 및 부품, 원부재료의 제조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0. 7. 10. 피고에 입사하여 구매물류팀 물류파트에서 근무하여 온 사람입니다.


원고는 2019. 12.말경 근무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된 후, 입원 중 피고 고충위원회에 직장 상사인 A로부터 성추행을 당하였다는 취지의 메일을 보냈습니다. 이후 2020. 1.경 A를 성추행으로 신고하고, 2020. 4.경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상병명 ‘적응장애’로 요양급여신청승인 및 추가승인을 받아 약 1년 이상의 산업재해 요양기간을 가졌습니다.  


이후 원고는 2021. 2. 1. 자로 복직하였는데, 기존에 근무하였던 팀에서 원고에게 부여할 만한 직무가 없다고 하고, 전환배치를 하려 했던 다른 부서들에서도 원고의 업무 역량 및 경험 부족을 이유로 원고의 배치가 불가하다는 통보를 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는 2021. 3.경 원고에게 2021. 4. 1.부터 한달간 인사팀에서 대기하라는 내용의 인사발령을 하고, 이후 2021. 12.까지 8차례에 걸쳐 대기발령을 연장하였습니다.


한편 원고가 신고한 A는 2021. 11. 18. 성추행 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선고받았고(청주지방법원 제천지원 2021고단125),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피고는 2021. 12. 13. 특별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장기 무직무를 이유로 원고에 대한 해고 조치를 의결하였는데, 다만 피고 인사팀은 원고와 향후 10일간 권고사직을 협의하도록 하고, 해고일을 2021. 12. 22.로 정하였습니다(이하 ‘이 사건 해고’). 이후 원고는 권고사직 조건에 관하여 협의를 진행하여 퇴직일 연장 및 추가 성과급을 요구하였고, 이 사건 해고일인 2021. 12. 22. 피고에게 최종 근무일을 2022. 1. 31., 퇴직사유를 권고사직(장기 직무 미부여)라고 기재한 자필 사직원(이하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였습니다.


이후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최종적으로 해당 구제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원고는 이 사건 해고의 무효 확인 및 해고 기간 동안 지급받지 못한 임금 등의 지급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일부 판단을 추가하며 제1심판결을 그대로 인용하여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특히 대상판결은 원고의 사직원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 등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원고의 사직원 제출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이 사건 해고가 아닌 원고의 이 사건 사직원 제출에 따른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원고의 주장과 대상판결의 구체적인 판단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사직원은 권고사직의 형식을 취하였으나, 사직의 의사가 없었음에도 어쩔 수 없이 제출하게 되었던 것이므로 그 실질이 해고에 해당한다.


이 사건 해고는 원고의 사직원 제출을 해제조건으로 하는 조건부 해고로서, 피고의 종용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한 것과 이 사건 해고를 따로 떼어서 판단해서는 안 되고, 1개의 해고로 보고 그 정당성 여부가 판단되어야 한다.


성추행 피해에 따른 요양 후 복직신청을 한 원고에 대하여 직무를 미부여하다가 결국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은 성추행 피해자인 원고에 대한 불리한 처우로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6항 및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성폭력방지법’) 제8조에 위반한 것이고, 피고의 취업규칙은 ‘장기간 직무 미부여’를 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사유 없어 무효이다.


나. 대상판결의 판단


원고가 피고로부터 이 사건 해고를 통지받은 이후 및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할 당시에도 마음 속으로 진정으로 원하였던 것은 피고에 계속 근무를 하는 것이었다고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는 피고로부터 권고사직의 권유를 받은 후 오랜 기간 직무를 배정받지 못한 원고의 상황, 피고가 제시하는 사직의 조건 등을 종합하여 고려하여 피고가 제시한 권고사직안을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구체적인 조건을 요청하는 등의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사직원 제출이 비진의 의사표시로서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원고는 권고사직 조건을 두고 피고에게 여러 차례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전달하면서 자신의 요구를 추가적으로 관철시키기도 하였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사직원을 강요에 의하여 제출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는 피고와의 협의과정을 거쳐 결국 피고로부터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는 대가로 7,000만 원이 넘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았는데, 이는 원고의 연봉을 훨씬 초과하는 수준이다.


이 사건 사직원에는 이 사건 사직원의 제출로 2021. 12. 22. 자 해고(이 사건 해고)는 취소한다고 명확히 기재되어 있고, 원고도 관련 사건 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2021. 12. 22. 자 해고는 취소되었다고 주장하면서 2022. 2. 1. 자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였을 뿐이다.


원고는 2021. 12. 22.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한 이후 퇴직일인 2022. 2. 1.까지는 물론, 이후 2022. 4. 26. 구제신청을 하기 전까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는 등의 태도를 보인 바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사직원의 제출과 이 사건 해고를 하나의 조건부 해고로 보아야 한다고도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함으로써 이 사건 해고는 당사자들의 합의에 따라 취소된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가 사직원의 제출을 해제조건으로 하는 조건부 해고라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성추행 피해자인 원고에 대한 불리한 처우로서 남녀고용평등법 및 성폭력방지법에 위반된 것이라거나, 피고의 취업규칙이 ‘장기간 직무 미부여’를 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지 않아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이 사건 해고가 아닌 원고의 이 사건 사직원 제출에 따른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으므로,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 여부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권고사직 대상자가 사직원 제출 당시 진정으로 사직을 바란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권고사직을 받아들여 사직원을 제출하였다면, 이를 비진의 의사표시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특히 권고사직 대상자인 원고가 권고사직의 구체적인 조건에 관하여 회사에 적극적으로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협의하였다는 점이 사직원 작성·제출의 유효성을 인정하는 주요한 근거가 된다고 보았습니다.


실무상 근로자가 자발적인 의사로 퇴직 합의에 임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향후 그 합의의 유효성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사용자로서는 그러한 근로자의 합의가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 즉 근로자로 하여금 퇴직합의에서 직접 조건을 설정·결정하게 하였다는 등, 퇴직 합의의 전체 과정에서의 의사소통 내역, 그 조건의 결정 과정에 관한 자료를 정리 및 확보하여 둘 필요가 있습니다. 


대상판결은 상고기간 도과로 확정되었습니다.


 본 소송은 율촌이 수행하여 승소한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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