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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지부장이 노동조합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는 사람을 형식상 사무실의 상근 직원으로 채용해 고정적인 급여를 지급한 것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2025.09.29.

노동팀 뉴스레터 제16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춘천지방법원 2025. 7. 25. 선고 2025노237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2018. 3. 14.부터 2020. 2.경까지 A 공무원 노동조합 지부장으로 재직한 사람입니다.


피고인은 2018. 4. 20. B를 W 공무원 노동조합 사무실의 상근직원으로 채용한 후, B가 실제로는 위 사무실에서 상시 근무하지 않고 C 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 비정규위원장으로 활동하였음에도, B에게 2018. 4.경부터 2018. 12.경까지 8개월간 월 200만 원씩 합계 1,600만 원의 급여를 지급하였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이러한 지출내역을 2018년 회계결산보고서에 누락시켜 노동조합 대의원회의에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이 노동조합 지부장으로서 조합비를 조합원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사용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형식상 상근직원으로 채용한 B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그 지급내역을 연말 회계결산내역에 누락하는 방법으로 그 임무를 위배하여, B에게 합계 1,6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얻게 하고 피해자 노동조합에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며, 피고인을 업무상배임 혐의로 기소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원심은 피고인이 사실은 B를 상근직원으로 근무시킬 의사가 없었음에도 고정적인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형식만 상근직원으로 채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고, 이는 오로지 B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이거나 이 사건 조합을 위한 것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행하여진 것이라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벌금 290만 원을 선고하였습니다(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24. 3. 12. 선고 2024고단640 판결).  피고인은 원심판결에 대해 항소하였으나, 대상판결 역시 아래와 같이 판단한 원심판결을 그대로 수긍하고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상근(常勤)’이라 함은 사전적으로 ‘날마다 일정한 시간에 출근하여 정해진 시간 동안 근무함. 또는 그런 근무’라고 정의되고, 피해자 노동조합의 ‘상근직원 임면 및 보수규칙’은 ‘상근직원은 지부 사무실에 둔다’, ‘상근직원의 근무시간은 1주 44시간으로 한다’, ‘상근직원은 근무시간중에 사무실을 이탈하는 경우에는 그 소재를 밝혀두어야 한다’ 등의 규정을 두고 있다.


B는 2017. 12.경 C 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장 선거에서 낙선한 후 C 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 비정규위원장의 직책을 가진 상태에서 2018. 4. 20. 피해자 노동조합에 상근직원으로 채용되었는데, 2018. 4.경부터 12.경 사이에도 꾸준히 C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 비상대책위원회 운영위원회에 참석하면서 활동한 반면, 피해자 노동조합 운영위원회에 대한 공식적인 참석 기록은 확인되지 않는다.


피고인은 통상적인 채용 공고나 근로계약서 작성도 없이 2018. 4. 20.자 제4차 피해자 노동조합 운영위원회를 통해 B를 상근직원으로 채용하고, 이와 동시에 불과 3일 후부터 3개월 동안 B를 춘천시 소재 집회현장에 파견하는 의사결정을 하였는데, 위 집회현장은 B가 피해자 노동조합에 상근직원으로 채용되기 전부터 이미 활동해 오고 있던 곳으로서, 채용 전후 B가 하는 일이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


피고인은 ‘원주시지부 회계 규칙’ 제12조(결산보고) 제1항의 ‘지부장은 매 회계연도 말로부터 30일 이내에 결산보고서를 작성하여 회계감사를 받고, 그 결과를 대의원대회에서 승인을 받는다’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노동조합의 조합비로 지출된 B에 대한 급여에 관하여 2019년 대의원대회에 관련 회계자료를 제출하거나, 상근직원 채용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사실은 B를 상근직원으로 근무시킬 의사가 없었음에도 고정적인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형식만 상근직원으로 채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오로지 피해자 노동조합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이라기보다는 B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이나 이 사건 조합을 위한 것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행하여진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은 업무상배임죄의 죄책을 면하기 어렵다.


3. 의의 및 시사점


배임죄에 있어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에 비추어 법령의 규정, 계약의 내용 또는 신의칙상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합니다(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2도758 판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해당 조합을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자이자, 총회의 의장이 되며(제15조 제2항),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제29조 제1항)을 가지는 등 노동조합 대내외적으로 광범위한 권한을 가집니다.


대상판결은 이러한 광범위한 권한을 가진 노동조합 지부장이 조합원 전체의 이익이 아닌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형식상 상근직원을 채용하고 급여를 지급한 행위가 업무상배임죄에서 말하는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는 노동조합 지부장의 조합비 집행 등의 업무 역시 배임죄 판단에 관한 원칙적인 법리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대상판결은 상고기간 도과로 확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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