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율 조건이나 재직 조건이 붙어있는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하고, 통근수당, 안전교육수당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2025.09.29.
노동팀 뉴스레터 제16호 (03) 노동칼럼
[대상판결: 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1다258296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들은 서울특별시 산하 5개 구청이고, 원고들은 위 각 구청에 채용되어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람 또는 그 상속인들입니다(이하 편의상 환경미화원들을 ‘원고들’로 기재).
원고들은 소속 노동조합이 매년 체결한 단체협약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기말수당, 정근수당, 체력단련비, 명절휴가비(이하 통틀어 ‘이 사건 상여금’) 및 통근수당, 안전교육수당(각 2012. 12.까지 지급) 등을 지급받아 왔습니다.
한편 이 사건 상여금은 기본급, 특수업무수당, 직업장려수당, 정액급식비를 합한 액수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연 2회 내지 5회에 걸쳐 나누어 지급되는 형태였는데, 이 사건 상여금에는 일정 순차적인 노사 간 합의에 따라 출근율을 충족할 것을 요구하는 조건(이하 ‘출근율 조건’), 지급대상은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자에 한한다는 조건(이하 ‘재직자 조건’)이 붙어 있었습니다.
원고들은 이 사건 상여금에 출근율 조건을 부가한 노사 간 합의는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이 사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합의와 다르지 아니하여 통상임금에 관한 강행법규를 잠탈하기 위한 것이거나, 이 사건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대표권을 남용하고 협약 자치의 한계를 벗어나 현저하게 합리성을 결여한 내용으로 체결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며, 이 사건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재산정한 초과근로수당과 기수령 초과근로수당의 차액 등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들은 이 사건 상여금이 ‘출근율’이라는 근무성적에 따라 차등 지급되도록 되어 있고, 한편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되므로 고정성이 없어 통상임금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원심은 이 사건 상여금에 출근율 조건을 부가한 합의는 이 사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할 의도로 이루어졌으므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단체협약으로서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재직자 조건도 소정 근로에 상응하는 대가인 이 사건 상여금을 그 퇴직으로써 그 지급일 이전에 사전적으로 포기하게끔 하는 것이 되므로, 이는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는 근로조건의 불리변경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아, 결국 이 사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7.2. 선고 2020나42486 판결).
대상판결은 원심이 출근율 조건과 재직자 조건을 무효라고 판단한 부분은 적절하지 않으나, 이 사건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 이 사건 상여금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
① (법리) 통상임금은 실근로와 구별되는 소정근로의 가치를 반영하는 도구개념이므로, 계속적인 소정근로의 제공이 전제된 근로관계를 기초로 산정하여야 한다. 근로자가 재직하는 것은 근로계약에 따라 소정근로를 제공하기 위한 당연한 전제이다. 따라서 어떠한 임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부가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임금의 소정근로 대가성이나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어떤 임금에 일정 근무일수를 충족하여야만 지급한다는 조건이 부가되어 있더라도, 그와 같은 조건이 소정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는 근로자라면 충족할 조건, 즉 소정근로일수 이내로 정해진 근무일수 조건인 경우에는 그러한 조건이 부가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임금의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설령 근로자의 실제 근무일수가 소정근로일수에 미치지 못하여 근로자가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더라도, 그 임금이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성과 일률성을 갖추고 있는 한 이를 통상임금에 산입하여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한 법정수당을 산정하여야 한다. 통상임금은 실제 근무일수나 실제 수령한 임금에 관계없이 소정근로의 가치를 반영하여 정한 기준임금이기 때문이다(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3다302838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5.2.20. 선고 2021다216957 판결 등 참조).
② 기본급 등에 연동하여 정해진 일정한 금액을 일정 주기로 분할하여 지급하는 이 사건 상여금은 소정근로일수에 미치지 못하는 근무일수의 출근을 요구하는 출근율 조건이나 재직조건이 부가되어 있더라도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③ 따라서 이 사건 상여금은 출근율 조건과 재직자 조건의 부가 여부와 관계없이 여전히 통상임금에 해당하므로, 그러한 조건들을 부가한 합의가 실질적으로 이 사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는 합의와 같다고 단정할 수 없어 원심이 들고 있는 이유만으로 위 합의가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법원은 2013년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및 같은 날 선고된 2012다94643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어떠한 임금이 통상임금에 속하는지 여부는 그 임금이 소정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으로서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것인지를 기준으로 그 객관적인 성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위 개념징표 중 고정성에 관하여 ‘근로자가 제공한 근로에 대하여 그 업적, 성과 기타의 추가적인 조건(초과근무 등을 하는 시점에 성취 여부가 불분명한 조건)과 관계없이 당연히 지급될 것이 확정되어 있는 성질’을 뜻한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2024년 새로운 전원합의체 판결(위 2023다302838 전원합의체 판결 및 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0다247190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통상임금은 법적 개념이자 강행적 개념이므로 법령의 정의에 충실하면서도 당사자가 이를 임의로 변경할 수 없도록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에서 ‘고정성’ 개념을 폐기하였습니다.
이러한 대법원의 입장 변화는 실근로와 구별되는 소정근로의 가치를 반영하는 통상임금의 ‘도구 개념’으로서의 성질을 강조하면서, 사전적 산정 가능성, 즉 예측가능성을 높이고자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대상판결은 2024년 새로운 전원합의체 판결이 통상임금의 ‘고정성’ 개념을 폐기하고 통상임금의 본질인 소정근로 대가성을 중심으로 통상임금 개념을 재정립한 대법원의 입장을 재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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