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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임의로 임원퇴직금지급규정을 제정하였거나 일부 이에 부응하는 듯한 사실관계가 있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곧바로 임원에 대한 퇴직금 지급 의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 사례

2025.08.27.

노동팀 뉴스레터 제15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7. 11. 선고 2023가합93597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의약품 제조업 및 판매업을 영위하고 있는 제약회사이고,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약 23년간 근무하다가 퇴직한 전임 대표이사입니다. 


원고는 2023. 2. 23.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및 이사직에서 사임하고, 약 6개월이 지난 2023. 9. 5. 피고 회사에게 퇴직금 지급을 요청하였습니다. 피고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근로기준법에 따른 퇴직금 지급 의무가 존재하지 않고, 한편 피고 회사 내에 존재하는 임원퇴직금지급규정(이하 ‘본건 규정’)은 주주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아 효력이 없으므로, 원고에 대한 퇴직금 지급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변하였습니다.


원고는 피고 회사의 정관이 ‘임원의 퇴직금은 주주총회 결의를 거친 임원퇴직금지급규정에 의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본건 규정이 당연히 주주총회 결의를 거쳤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피고가 본건 규정에 의한 퇴직금 지급 의무를 부담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피고 회사에서의 전체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원고는 ① 본건 규정의 존재와 더불어, ② 회사가 다른 임원들에 대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였거나 퇴직연금 부담금을 불입하고 있는 점, ③ 퇴직급여추계액을 계산하여 재무제표에 반영한 점 등을 근거로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①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본건 규정에 관하여 주주총회 결의를 거쳤다거나 원고의 퇴직금 지급에 관하여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② 피고가 일부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였거나 퇴직연금 부담금을 납입한 사실은 본건 규정에 관하여 주주총회 결의를 거쳤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보기 어려우며, ③ 피고가 퇴직급여추계액을 계산하여 재무제표에 반영한 것만으로는 원고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를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은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하였습니다.


가. 관련 법리


상법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한다. 이는 이사가 자신의 보수와 관련하여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는 폐해를 방지하여 회사와 주주 및 회사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강행규정이다. 따라서 정관에서 이사의 보수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한 경우 그 금액ㆍ지급방법ㆍ지급시기 등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한 이사는 보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98720 판결, 대법원 2019. 7. 4. 선고 2017다17436 판결 등 참조). 이때 ‘이사의 보수’에는 월급, 상여금, 퇴직금 등 명칭을 불문하고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대가가 모두 포함되고(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5다51968 판결 등 참조), 이사는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에 관하여 증명책임을 진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다213308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피고 정관은 ‘퇴직한 임원의 퇴직금은 주주총회 결의를 거친 임원퇴직금지급규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본건 규정은 ‘만 1년 이상 근속한 임원이 사임하는 경우 퇴직급여를 지급한다’고 규정하였다. 이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에게 퇴직금을 구하기 위해서는 피고가 본건 규정에 관하여 주주총회를 거친 사실 또는 원고의 퇴직금 지급에 관하여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던 사실을 증명하여야 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본건 규정에 관하여 주주총회 결의를 거쳤다거나 원고의 퇴직금 지급에 관하여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가 일부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위 지급사례는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지급된 것이거나, 비등기임원에게 지급한 것이거나, 법률상 근거 없이 지급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는 피고가 본건 규정에 관하여 주주총회 결의를 거쳤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가 원고 등 임직원의 퇴직급여추계액을 계산한 문서를 작성하고, 이를 재무상태표 상 퇴직급여충당부채로 계상한 사실, 위 재무제표에 대하여 주주총회 승인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는 이를 실제로 지급할 목적이 아니라 법인세법 제33조 제1항 등에 따라 회계처리 과정에서 퇴직급여충당금으로 계상하여 법인세 손금 등으로 인정받기 위하여 계산한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내용을 반영한 재무제표 등을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공시하였더라도 이를 원고에 대한 퇴직금 지급 결의로 보거나 그 지급의무를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없다.


피고가 현재 대표이사에 대한 퇴직연금 부담금을 불입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사의 퇴직금 청구권은 이사가 퇴직할 때 유효하게 적용되는 정관의 퇴직금 규정 또는 주주총회의 퇴직금 지급결의가 있을 때 비로소 발생하므로(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3다16092, 16108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이사의 퇴직에 대비하여 일정한 금액을 퇴직급여충당금으로 적립하거나 매년 퇴직연금 부담금을 불입하였더라도 주주총회 결의 없이 곧바로 이사의 퇴직금청구권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임원 퇴직금 지급에 관한 주주들의 명시적ㆍ묵시적 승인 내지 피고의 관행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설령 인정되더라도 1인회사가 아닌 주식회사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주총회의 의결정족수를 충족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들이 승인하였다거나 관행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주주총회에서 그러한 내용의 결의가 이루어질 것이 명백하다거나 또는 그러한 내용의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0. 6. 4. 선고 2016다241515, 241522 판결 등 참조).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퇴직한 임원에 대한 퇴직금 지급 의무를 판단함에 있어, 임원의 퇴직금 청구권은 이사가 퇴직할 때 유효하게 적용되는 정관의 퇴직금 규정 또는 주주총회의 퇴직금 지급결의가 있을 때 비로소 발생한다는 기존 대법원 법리를 재확인하였습니다(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3다16092, 16108 판결 등 참조).


즉, 회사가 임의로 임원퇴직금지급규정을 제정하였거나 일부 이에 부응하는 듯한 사실관계가 있다는 점만으로는 곧바로 임원에 대한 퇴직금 지급 의무가 발생하지 않으며, 그 지급을 위해서는 반드시 상법상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본 소송은 율촌팀이 수행하여 승소한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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