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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노동조합 소속 조합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서 소수노동조합을 배제하고 교섭대표노조의 조합원들만을 근로자측 위원으로 선임한 것은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본 사례

2025.08.27.

노동팀 뉴스레터 제15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3두61370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또는 '참가인회사')은 상시근로자 약 160명을 사용하여 시내버스운수업을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참가인에서 근무하던 운전직 근로자로, 참가인의 복수 노동조합 중 하나인 A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되어 있었습니다. 참가인 회사에는 B노동조합과 이 사건 노동조합이 함께 존재하였으며, B노동조합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해 교섭대표노조로 지정되어 있었습니다.  참가인과 B노동조합은 2019. 6. 28.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해당 협약에는 징계 사유와 절차, 대기 조치 요건 등에 관한 사항이 명시되었습니다.


한편, 원고는 2020. 4. 8. 근무 중 관리과장과 언쟁을 벌인 뒤 별다른 승인 없이 조퇴(이하 ‘이 사건 조퇴’)하였는데, 이에 대해 참가인은 상벌위원회를 개최하여(이하 '이 사건 상벌위원회') 원고에 대하여 '2020. 4. 8.자 배차지시 불이행'을 이유로 승무정지 5일의 징계처분을 의결하고, 같은 달 27.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였습니다(이하 '이 사건 징계').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징계가 부당징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제주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 원고의 초심 및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고, 이에 원고는 재심판정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가. 이 사건 징계가 이 사건 단체협약 제35조에 위배되는지 여부(인정)


이 사건 단체협약 제35조는 ‘정당한 이유 없이 조퇴한 경우 2회부터 대기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원심은 이 사건 조퇴에는 정당한 사유가 없고, 징계종류에 관한 단체협약 문언상 ‘승무정지’는 징계처분으로서 상벌위원회를 거쳐야 하는 반면, ‘대기’는 인사명령으로 가능한 조치로 양자는 구별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원심은 원고의 조퇴가 1회뿐이었더라도 승무정지 처분은 단체협약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3. 11. 17. 선고 2022누71006 판결).


한편, 대상판결은 먼저 원고의 이 사건 조퇴에는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점에서는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였습니다. 다만, 아래 법리 및 사정들을 바탕으로 △ 문언상 ‘대기’는 승무정지’를 포함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어, 상벌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한 채 인사명령 형식으로 대기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취지로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형·축소하여 해석할 수 없고, △ 참가인이 그 횟수가 1회인 이 사건 조퇴를 사유로 이 사건 징계를 한 것은 ‘2회 이상의 무단지각 또는 무단조퇴 행위에 대해 대기 조치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이 사건 단체협약 제35조에 위배된다고 판단함으로써 원심의 판단을 파기하였습니다.


(관련 법리) 단체협약은 근로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하여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쳐 체결하는 것이므로, 그 명문 규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형 해석할 수 없다. 다만 단체협약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문언 해석을 둘러싼 이견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문언의 내용, 단체협약이 체결된 동기 및 경위,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단체협약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21두31832 판결).


이 사건 단체협약 제29조는 징계 종류 중 하나로 ‘승무정지’만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단체협약은 제33조에서 ‘대기제한’이라는 표제 아래 ‘승무정지 또는 대기발령’에 관하여 함께 규정하고 있으므로, 문언상 ‘승무정지’를 포함하는 의미로 ‘대기’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 사건 단체협약상 대기와 승무정지는 해당 기간 승무 업무가 정지되고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효과가 같고, 상벌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므로 절차도 동일하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35조는 ‘상벌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대기 조치할 수 있다고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고, 그러한 절차에 대한 문언은 징계해고에 관한 이 사건 단체협약 제34조의 문언과 거의 동일하다. 그러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 제35조의 명문규정을 참가인이 상벌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한 채 인사명령 형식으로 대기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취지로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형 축소하여 해석할 수 없다.


이 사건 단체협약은 제29조에서 징계의 종류로 견책, 승무정지, 해고를 규정하고 있는데, 제34조에서 가장 중한 징계인 해고의 구체적 사유에 관하여 규정한 후 바로 다음 규정인 제35조에서 대기의 구체적 사유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을 뿐, 해고 다음으로 중한 징계인 승무정지의 구체적 사유에 관하여 별도의 규정이 없다. 대기 사유 중 하나로 ‘정당한 이유 없이 지각 또는 조퇴하여 차량 운행에 지장을 주었을 때(2회부터 적용)’가 규정되어 있는데, 이는 징계 해고 사유 중 하나로 규정된 ‘정당한 이유 없이 무단결근 3일 이상’과 비교하더라도, 그 정도가 가볍지 않은 비위행위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근로관계에서 징계란 사용자가 근로자의 과거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징벌적 제재를 말한다(대법원 2021. 1. 14. 선고 2020두48017 판결). 이 사건 단체협약 제35조의 대기는 무단조퇴 2회 등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20일 이내 임금 미지급이라는 징벌적 제재를 가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징계와 동일하게 상벌위원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징계를 준비하기 위한 잠정적 조치로서 인사명령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고, 징계의 일종으로 보아야 한다.  B노동조합과 참가인도 이 사건 단체협약의 대기가 징계임을 전제로 이 사건 단체협약 제35조를 통하여 대기의 사유 또는 대상을 그 정도가 비교적 중한 비위행위로 제한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나. 이 사건 징계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지 여부(인정)


아울러, 원심에서 상벌위원회의 근로자 측 위원 3인을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근로자들로만 선임하였다 하더라도, 징계절차에 상벌위원회 구성에 관한 단체협약 및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과 달리,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징계 절차에는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하며, 이에 관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습니다.


(1) 관련 법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은 복수 노동조합에 대하여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도입하여 단체교섭 절차를 일원화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복수 노동조합이 독자적인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경우 발생할 수도 있는 노동조합 간 혹은 노동조합과 사용자 간 반목 갈등, 단체교섭의 효율성 저하 및 비용 증가 등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함으로써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단체교섭 체계를 구축함에 목적이 있다(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두36956 판결).


공정대표의무는 헌법이 보장하는 단체교섭권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기능하고, 교섭대표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체결한 단체협약의 효력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에도 미치는 것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된다. 이러한 공정대표의무의 취지와 기능 등에 비추어 보면, 공정대표의무는 단체교섭의 과정이나 그 결과물인 단체협약의 내용뿐만 아니라 단체협약의 이행과정에서도 준수되어야 한다. 또한 교섭대표노동조합이나 사용자가 소수노동조합 등을 차별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그와 같은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점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이나 사용자에게 주장 증명책임이 있다(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7다218642 판결).


(2) 이 사건 징계의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지(인정)


상벌위원회규정은 근로자의 근로조건인 상벌의 심의, 결정 등에 관하여 정한 것으로 서면으로 작성되어 참가인과 교섭대표노동조합인 B노동조합의 각 대표자가 그에 날인하였으므로, 이는 단체협약에 해당한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38조 단서 및 상벌위원회규정 제4조는 상벌위원회를 노사 각 3인 동수로 구성하고 근로자측 위원은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위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은 이 사건 징계 당시 12명으로 그 중 일부를 근로자측 위원으로 선임할 수 없었다거나, 선임되는 것을 거부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다. 따라서 참가인과 B노동조합은 이 사건 노동조합 소속의 조합원을 1인이라도 근로자측 위원으로 참여시켜야 했고, B노동조합의 조합원 수가 이 사건 노동조합보다 13배 이상 많았다는 사정만으로 달리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참가인과 B노동조합이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을 근로자측 위원으로 전혀 선임하지 않음으로써,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 사건 징계에 대한 참여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없었다.  


이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 그 조합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한 것으로 공정대표의무에 위배되고, 이 사건 노동조합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징계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징계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로 보아야 한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단체협약의 명문 규정이 존재할 경우, 해당 규정은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축소 ∙변형 해석될 수 없으며, 사용자가 이를 자의적으로 확장하여 해석하거나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또한 대상판결은 단체협약에서 징계위원회를 노사동수로 구성하고 근로자측 위원을 노동조합이 지명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특별한 사정없이 소수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을 근로자측 위원으로 선정하지 않는다면 이는 징계절차의 공정성을 해하는 것으로서 공정대표의무에 위반된다고 명확히 판시하였습니다. 이는 징계사유 자체의 정당성 여부뿐 아니라, 절차적 정당성의 확보가 징계의 유효성 판단에서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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