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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장 화재 이후 경영상 판단에 따라 해산을 하고 전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종료한 것이 위장폐업이나 영업양도, 부당해고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2025.08.27.

노동팀 뉴스레터 제15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 서울행정법원 2025. 6. 27. 선고 2023구합76952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원고 노조’)은 금속산업 및 관련 분야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설립된 산업별 노동조합이고, 근로자 원고들(이하 ‘근로자 원고들’)은 참가인 A회사의 근로자로서 모두 원고 노조 구미지부 A회사 지회에 소속되어 있었습니다.


참가인 A회사는 편광필름 제조업 등을 영위하던 회사로, 참가인 A회사의 모회사인 C회사는 참가인 B회사를 운영하고 있었으며, 참가인 A회사와 참가인 B회사는 모두 C회사의 완전자회사였습니다.  참가인 A회사는 2022. 10. 4. 발생한 화재로 공장 건물과 생산설비 대부분이 소실되었고, 이에 따라 2022. 11. 28.부터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였습니다. 그리고, A회사는 2022. 12. 13. 임시주주총회에서 해산 및 청산인 선임 결의를 하여 같은 날 해산 등기를 마쳤습니다(이하 ‘이 사건 해산’).


이후 A회사는 희망퇴직을 거부한 근로자 원고들에게 2023. 2. 2. 자로 ‘화재로 인한 청산절차 진행에 따른 고용관계 종료(통상해고)’를 사유로 해고통지를 하였습니다(이하 ‘이 사건 해고’).  


이에 원고들은 위 해고가 (ⅰ) 사실상 정리해고에 해당하는데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부당해고라거나 (ⅱ) 통상해고에 해당한다면 위장폐업에 해당하고, (ⅲ) 위장폐업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영업양도에 해당하는데 참가인 B회사가 고용승계를 거부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없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아울러 위 해고가 노조에 대한 혐오에서 기인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제기하였으나, 초심과 재심에서 모두 기각되자 이 사건 재심판정 취소를 구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가. 이 사건 해고가 정리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부정)


원고들은 참가인 A회사와 B 회사를 하나의 사업을 영위하는 ‘경제적, 사회적으로 동일한 활동단위’로 보아야 하며, 이 사건 해고가 요건을 갖추지 못한 정리해고로 부당해고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참가인들이 밀접한 관계를 넘어 경제적, 사회적으로 하나의 동일한 활동 단위를 구성한다고 평가할 수는 없고, 따라서 그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정리해고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참가인들은 서로 다른 법인격을 가지고 있고, 그 설립 시기(참가인 A회사는 2003. 11. 17.  설립, 참가인 B회사는 1999. 11. 5. 설립), 설립 경위, 사업 목적, 사업 내용, 자본금이 모두 다르다.  또한 일본 국적의 임원 외에 한국 국적의 대표이사나 임원도 서로 다르다.


참가인들이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기는 하였으나, 참가인 A회사가 편광필름 재단, 검품 등 후공정을 주로 담당한 반면 참가인 B회사는 필름원단 제조공정인 전공정과 후공정 업무를 함께 수행하는 등, 수행 업무의 종류나 성질, 수행 방식, 주거래처가 다르고, 거래처별 요구 사양의 차이로 인해 구체적 업무 내용도 상이하였다.


참가인들은 근로자 채용, 해고, 근로조건 결정에 있어서도 단일한 의사가 아니라 독자적으로 결정하여 왔다. 특히 참가인 A회사에는 이 사건 지회가 있었던 반면, 참가인 B회사에는 별도의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있지 않았던 바, 단일 노동조합이 구성되어 참가인들과 통일적으로 교섭하였다고 할 수도 없다.


참가인들은 서로 다른 인적·물적 조직을 갖고 있었다. 참가인들이 고용한 근로자들은 서로 다르며, 근로자들의 소속이 불명확하거나 유기적으로 변경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또한 참가인들은 그 주소 및 주 생산공장이 각각 다른 시에 위치하여 있다.  


참가인들 간 회계, 재무도 독립적으로 운영되었다. C회사 계열사 간 거래 비중이 높다거나, 참가인 A회사의 해산 후 참가인 B회사가 (기존 A회사의 거래처였던) E디스플레이에 편광필름을 납품하였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참가인들 간 회계, 재무가 독립성 없이 운영되었다고 볼 수 없다.


나.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인정) 


대상판결은 통상해고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에서, 이 사건 해산은 노동조합의 와해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참가인 A회사가 종래 영위하던 사업 부문 일체를 종료하기 위한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것이며, 위장폐업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아울러, 참가인 B회사가 참가인 A회사로부터 인적·물적 조직의 동일성을 유지한 채 일체로서 이전 받은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영업양도로 평가할 수도 없어 고용승계의무가 인정되지 않고,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1) 위장폐업에 해당하는지 여부(부정)

(폐업의 동기) (ⅰ) 주 거래처인 □□디스플레이는 2010년대 중반부터 LCD 분야에서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였고, 2017년경부터 LCD 신규 투자를 최소화하고 OLED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희망퇴직 실시, LCD 부문 인력의 OLED 전환배치 등을 진행하며 LCD 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였다. (ⅱ) 2012년 이후 지속적인 매출 감소를 초래하였다.  특히 2018년에는 매출이 약 3,394억 원으로, 2012년 대비 약 31% 수준으로 급감하였다. (ⅲ) 참가인 A회사는 이미 두 차례의 구조조정을 거쳤고, 2019년 기준 536명이던 근로자 수가 2020년에는 약 90명으로 줄어들었다. (ⅳ) 한편 참가인 A회사는 구미시에 위치한 제조공장을 주된 생산시설로 운영하였으나, 이 사건 화재로 공장이 전소하여 사실상 생산능력을 대부분 상실하였다. (ⅴ) 피고는 화재 이후 모회사인 C회사와 사업 유지 방안을 협의하였으나, 생산능력 회복에 약 3년이 소요되고, 디스플레이 시장 축소와 해외 이전 확대 등의 산업 환경 변화로 회복 이후에도 경영 지속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청산을 결정하였다.


(기업 실체의 소멸) 이 사건 해산 당시 참가인 A회사는 실질적으로 기업 실체가 소멸한 상태였다고 보인다. (ⅰ) 이 사건 지회 소속 근로자들을 포함하여 전체 직원이 희망퇴직 절차를 통해 퇴사함으로써 인적 조직이 해체되었다. (ⅱ) 생산공장을 포함한 주요 물적 설비도 화재로 대부분 소실되었다. (ⅲ) 또한 참가인 A회사의 해산 전 매출과, 해산 이후 참가인 B회사의 2021년 및 2022년 매출 규모를 비교해 보더라도, 후자가 전자의 매출을 그대로 흡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ⅳ) 참가인 B회사가 해산 이후 신규로 채용한 인원도 약 20명에 불과하여, 조직·인력·설비 측면에서 실질적 연속성이 인정되기 어렵다.


(2) B회사에 고용승계의무가 있는 영업양도에 해당하는지 여부(부정)

(관련 법리) 영업양도는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을 의미하고, 영업양도가 이루어졌는가의 여부는 단지 어떠한 영업재산이 어느 정도로 이전되어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 종래의 영업조직이 유지되어 그 조직이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로서 기능할 수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2다23826 판결, 2007. 6. 1. 선고 2005다5812 판결 등 참조).


참가인들 간에 종래의 영업조직을 양도·양수하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참가인 A회사는 참가인 B회사와 무관하게 대부분의 기존 근로계약 관계를 정리하였다.  참가인 A회사의 물적 설비는 대부분 화재로 소실되었으며, 그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가 참가인 B회사에 이전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워, 영업을 양도받은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


다. 이 사건 해고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부정)


한편, 대상판결은 부당노동행위 여부에 관하여, 참가인 A회사는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경영상 판단에 따라 이 사건 해산을 하고 전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종료한 것일 뿐이므로, 이 사건 해고가 원고들의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한 불이익취급이라거나,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에 대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① 계열회사 간의 인적·물적 연계가 존재하더라도 법인격, 인사권, 설비, 사업 내용, 회계 등의 독립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경제적·사회적으로 동일한 활동 단위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고, ② 위장폐업의 판단에 있어 실질적 사업 폐지 여부, 기업실체의 존속 여부, 설비 소실, 전 직원 대상 퇴직 시행 등 ‘형식’이 아닌 ‘실체’에 근거한 종합 판단이 필요하다는 법리를 재확인하였으며(대법원 1991. 12. 24. 선고 91누2762 판결 등 참조), ③ 영업양도 성립을 위해서는 조직의 동일성 유지, 포괄적 이전, 고용승계 등 실질적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기존 법리(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2다23826 판결 등)를 충실히 적용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특히 대상판결은 노조 지회가 조직되어 있던 하청계열사가 해산된 이후 다른 계열회사가 동일 거래처에 납품을 지속하였다는 사정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만으로는 부당해고 또는 부당노동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있습니다.


대상판결은 원고가 항소하여 현재 서울고등법원 2025누7611호로 항소심 계속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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