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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평가 때문에 성과급 줄었다”…괴롭힘 성립할까?

2025.07.28.

노동팀 뉴스레터 제14호 (03) 노동칼럼


인사 평가 시즌 전후로 사업장에서 다양한 분쟁이 발생한다. 특히 성과급을 인사 평가에 연동해 지급하는 사업장의 경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평가를 받은 직원들이 인사 평가가 무효라고 하거나 심지어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문제를 제기한 직원은 자신이 응당 받아야 하는 인사 평가를 받았을 시 지급받아야 할 성과급과 실제 지급된 성과급 사이의 차액을 달라는 소송을 제기한다. 영업 업무와 같이 매출이나 판매량에 따라 성과급이 지급되는 경우 다툼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 그렇지만 상당수 회사에서는 객관적인 성과 지표 외에 주관적인 정성 평가가 인사 평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분쟁이 끊이질 않는다. 본 기고문에서는 성과급 관련 인사 평가에 대한 일반 법리, 법원 사례 및 이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될 수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며 회사의 합리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고자 한다. 


1. 성과 평가와 관련된 법리 


사용자는 성과 평가 등 근로자의 인사 평가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넓은 재량권을 가지고 있다. 즉, 사용자는 사업 내용, 인사정책, 사회정세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해 인사 평가의 평가 기준, 평가 방법을 적절히 선택하고 변경할 수 있다(청주지방법원 2023. 1. 12. 선고 2021나58855 판결 등). 


그러나 다수 법원 판결에 의하면 인사 평가에 관해 재량의 범위를 일탈·남용한 경우에는 그 재량권 행사가 위법할 수 있다. 법원은 재량의 범위에 대해 "인사 평가가 재량을 일탈·남용했다고 함은 그 평가가 다른 근로자에 대한 인사 평가와 비교해 균형을 잃음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일반적으로 적용해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결과 평등의 원칙에 위반한 경우 등을 말하고, 이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부정적 사실의 내용과 성질, 인사 평가 기준에의 부합 정도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 인한 인사 평가의 무효 사유에 관해 이를 주장하는 사람이 증명 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서울고등법원 2016. 11. 11. 선고 2016나2035473 판결)"라고 봐 인사재량권에도 한계가 있다는 걸 분명히 하고 있다. 


2. 인사 평가가 무효가 된 사례


위 법리에 기초해 실제 성과 관련 인사 평가가 무효로 판단된 사례를 보면 아래와 같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2. 11. 16. 선고 2021가단216042 판결


다국적기업에서 근무하는 직원 A는 자신을 저성과자로 분류한 인사 평가가 무효고, 부당한 인사 평가가 없었다면 지급받을 수 있었던 금원의 지급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ⅰ)인사 평가가 전적으로 1인의 평가에 의해 이루어진 점, (ⅱ)A에게 인사 평가에 대해 소명할 기회나 이의를 제기할 기회가 제공되지 않은 점, (ⅲ)관련 내부 지침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성과에 대한 개선의 기회가 제공되지 않은 점, (ⅳ)A의 업무 능력에 대한 문제가 있다는 객관적인 지표가 제출되지 않은 점, (ⅴ)A가 약 20년 동안 회사에 근무하면서 저조한 평가 등급을 받은 점이 없는 점, (ⅵ)A에 대해 사직 권고가 있었고, A가 이에 불응하자 저조한 평가가 있었던 점 등을 기초로 인사 평가를 무효로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1. 19. 선고 2019가합587866판결


건축회사에 근무하는 직원 B는 자신에 대한 업적 평가가 저조해 인센티브와 성과급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직원에 대한 인사 평가는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사용자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인사 평가의 방법이나 등급 부여에 관해 상당한 재량권을 가지고 있다고 보면서도 사용자가 근로자의 실적이나 능력 등 합리적 기준에 따라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하고 그것이 해고에 관한 법적 규제를 회피하고 퇴직을 종용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등의 부당한 동기로 남용돼서는 안 된다고 본다. 


이러한 법리하에 법원은 해당 사안에서 (ⅰ)B에게 개별 평가에 관한 이유 또는 근거가 제시돼 기재되지 않은 점, (ⅱ)평가 과정에서 B와 개별 면담 등 실질적인 협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ⅲ)B가 소명의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점, (ⅳ)B의 업무 능력이 객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가 제시되지 않은 점, (ⅴ)B가 약 10년 동안 한 차례를 제외하고 대부분 중간 이상의 점수를 받은 점, (ⅵ)B에게 교육훈련 등 개선 기회가 부여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성과 평가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한편 이렇게 인사 평가가 무효가 된 경우 근로자는 정당한 인사 평가에 따라 원래 지급받을 수 있었던 성과급을 지급받을 수 있다. 구체적인 법원 판결례에 의하면 인사 평가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이루어졌으면 직원에게 내려졌을 평가 등급을 정하고 이를 기초로 직원이 지급받았어야 할 임금을 정하고 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2. 11. 16. 선고 2021가단216042 판결 등). 


3.성과 평가로 인한 직장 내 괴롭힘 성립 여부 


인사 평가가 무효로 판단돼 직원들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한 것과는 별개로 이러한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인사 평가가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이 되는지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 최근 인사 평가가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직원들의 신고가 상당히 많이 제기된다. 


선례를 보면 합리성을 결여한 인사 평가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의 요건에 해당할 경우 넓은 인사재량권에도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다루는 하급심 판결례가 많지 않고, 비록 직장 내 괴롭힘이 부정된 사례지만 아래 하급심 판결에 의하면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인사 평가에 대해서도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8. 22. 선고 2022가단5169686 판결


컨설팅 사업을 하는 회사 직원 C는 회사 주도의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이루어진 인사 평가로 불이익을 받았으며, 결과적으로 부당한 인사 평가로 성과급을 지급받지 못했다며 법원에 소를 제기했다. 


해당 사안에서 법원은 C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성과급 액수 지급을 결정짓는 회사의 업무 실적 평가가 헌법,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정의 기준을 현저하게 위반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퇴직을 종용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등의 불순한 동기로 남용돼 C에 대한 불법행위가 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법원은 C가 주장하는 직장 내 괴롭힘이 시작되기 이전인 2012년 및 2013년과 2014년 이후의 종합 평가 점수를 비교하면 C의 주장과 같이 종전보다 2014년 이후의 점수가 낮아진 것은 맞지만, 2012년에도 종합평점이 75점이었고, 점수가 아닌 부서 내 순위를 비교하면 큰 변동이 없는 점도 C의 청구를 부정하는 근거로 삼았다. 특히 법원은 일반적으로 보통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관대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업무 실적 평가에서 있어 스스로에 대한 평가와 실제 평가자에 의한 평가의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고 때로는 그 간극이 상당할 수도 있는데, 이를 오로지 직장 내 괴롭힘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할 수 없다고 봤다. 


나아가 법원은 C의 주요 주장이 사용자인 회사에 의해 주도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고 그 일련의 과정에서(또는 퇴직을 종용하는 수단으로서) C에 대한 업무 실적 평가가 이루어졌다는 것, 개별 상급자들이 C에 대해 가진 호불호 내지 부정적 평가나 이를 인지한 C가 받았을 스트레스 등은 별론으로 하고,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회사 차원에서 C의 퇴사를 종용하기 위한 방법으로 C에 대한 업무 실적 평가가 이루어졌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비록 해당 사례에서 법원은 직장 내 괴롭힘의 성립을 부정했고, 문제되는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이 근로기준법에 도입되기 이전에 발생한 사례이긴 하지만 해당 판결을 보면 인사 평가의 경우에도 특정인의 퇴사를 종용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통상적인 평가 기준에서 현저히 벗어나는 경우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4. 합리적인 인사 평가를 위해 고려해야 할 점


위에서 살펴봤듯이 사용자는 인사 평가에 있어 넓은 재량이 있지만 인사 평가가 무효가 되거나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각별히 주의를 요한다. 


법원 선례를 통해 살펴보면 합리적인 인사 운영을 위해서는 먼저 객관적이고 측정 가능한 성과 지표가 있어야 한다. 역량 및 태도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평가 기준을 수립하고 이를 공개하는 것 역시 요구된다. 평가 과정에서는 단일 평가자에 의한 판단을 가급적 지양하고, 다수의 평가자가 참여하는 평가 시스템이나 상위자와 하위자 간의 상호 평가 등 다양한 방식을 도입해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나아가 평가자는 일관성 있고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평가 결과는 대상 직원에게 가급적 구체적인 근거와 함께 상세하게 피드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대상 직원에게 평가 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좋다. 인사 평가는 단순히 성과를 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상 직원의 성장과 역량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과 연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인사 평가가 특정 개인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퇴사를 강요하는 부당한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적절한 인사 조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 본 칼럼은 이태은 변호사가 월간노동법률 2025년 6월호에 기고한 내용을 편집한 것입니다. https://www.worklaw.co.kr/main2022/view/view.asp?bi_pidx=37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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