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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처분을 취소하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해당 징계처분을 기간제 근로계약 갱신의 거절 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본 사례

2025.07.28.

노동팀 뉴스레터 제14호 (02) 최신 판례


[대상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5. 30. 선고 2023구합65082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주식회사 X의 자회사로, 상시근로자 38,500명을 고용하여 전국 각지에 83개의 X 물류센터를 위탁운영하고 있으며, 인천 지역 10여 개의 물류센터가 있습니다.


원고 A는 2020. 7. 2. 참가인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후 두 차례 근로계약이 갱신되어 약 23개월간 근무하였으며, 인천 지역 X 물류센터(Y)에서 재고관리 업무를 담당하였습니다.  한편 원고 B는 2021. 6. 28. 참가인에 계약직으로 입사하여 한 차례 근로계약이 갱신되어 약 12개월간 근무하였고, 인천 지역 X 물류센터(Z)에서 출고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참가인은 2022. 5.경 원고 A에 대한 무기계약직 전환 평가와 원고 B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 평가를 실시하여 원고 A, B를 그 대상에서 제외하였고, 이후 원고 A, B에 대하여 각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하였습니다.


원고들은 참가인의 근로관계 종료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습니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그러자 원고들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ⅰ) 원고 A에게는 무기계약직 전환 기대권이, 원고 B에게는 근로계약 갱신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만 (ⅱ) 원고 A에 대한 무기계약직 전환 거절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으나, 원고 B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 거절은 부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 무기계약직 전환 또는 근로계약 갱신 기대권 존부


(관련 법리)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되거나 기간이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 또는 기간이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 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 또는 전환을 거절하고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되었거나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것과 동일하다(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전환에 관한 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판단)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 A에게는 무기계약직 전환 기대권이, 원고 B에게는 근로계약갱신 기대권이 각 인정된다.


(ⅰ) 참가인은 기간제 직원 계약관리 규정(이하 ‘이 사건 규정’)에 근로계약 갱신 및 무기계약직 전환에 관한 규정을 두어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를 설정하고 있고, 그 평가 기준을 근태, 안전, 조직문화/질서유지, 정성평가로 나누어 세부적으로 정하고 있다.  


(ⅱ) 참가인은 계약직 근로자 채용공고에 근무조건으로 "계약직(3개월 → 9개월 → 12개월 계약 연장), 24개월 이후 근무평가에 따라 무기계약직 또는 정규직 전환 심사"라는 내용을 명시하였다.


(ⅲ) 참가인은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원고 A, B를 비롯해 다수의 기간제 근로자에 대해 근로계약 갱신 및 무기계약직 전환을 진행해 왔다.


(ⅳ) 원고 A, B가 담당하는 재고관리, 출고 등 업무는 참가인의 상시적·계속적·필수적인 업무이자 가장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업무이다.


나. 전환 또는 갱신 거절의 합리적 이유 존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원고 A : 무기계약직 거절에 대한 합리적 이유 인정)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 A에 대한 무기계약직 전환 거절에는 합리적 이유가 인정된다.


(ⅰ) 원고 A는 지각·조퇴 32회로 근태 점수가 25점(만점) 중 15점으로 평가되었는바, 무기계약직 전환 평가표에 따르면 근태가 20점 미만이어서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다.


(ⅱ) 원고 A는 참가인의 승인을 얻은 조퇴를 평가에 반영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참가인 사업의 특성상 갑작스런 인력공백을 방지하여 사업의 원활환 운영을 도모할 필요성이 있으므로, 성실성을 평가하기 위한 방법으로 승인을 얻은 조퇴를 평가에 참작하는 것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 B : 근로계약 갱신 거절에 대한 합리적 이유 부정)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 B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 거절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


(ⅰ) 원고 B는 감봉 징계로 인한 감점(12점)이 적용되었고, 정성평가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ⅱ) 그러나 원고 B가 근로계약 종료에 항의하고자 HR사무실에 진입해 면담을 요구한 사실(무단출입, 업무방해, 방역수칙 위반) 등을 이유로 받은 감봉 2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감봉처분’)에 대하여,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징계양정이 과도하다는 이유로 징계 취소 등을 명하는 구제명령(이하 ‘이 사건 구제명령’)을 내렸다. 나아가 이에 대한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 및 그에 대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도 모두 이 사건 감봉처분의 징계양정이 과다하다고 판단하였다.


비록 이 사건 감봉처분의 취소를 명하는 이 사건 구제명령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이 사건 감봉처분은 징계양정이 과도하여 위법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감봉처분을 이유로 12점을 감점하여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하다.


피고는 이 사건 구제명령의 이유가 징계사유 부존재가 아니라 징계양정 과다이므로 이 사건 감봉처분을 징계전력으로 삼을 수 있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른 징계 취소 이후 재징계 여부나 징계수준이 정해지지 않았고, 설령 재징계를 하더라도 감봉보다 가벼운 처분만 가능하므로, 감봉처분을 기준으로 감점한 평가는 부당하다.


(ⅲ) 정성평가는 평가항목이 추상적이고 배점 비중이 커 평가자의 자의성이 개입될 우려가 있어, 낮은 점수에 대한 합리적 사유가 요구된다.  


참가인은 원고 B의 ‘퇴근 줄서기 규칙 위반’을 이유로 팀워크·친절도 점수를 낮게 부여하였으나, 이는 조합활동을 목적으로 동료들의 동의를 얻은 행위로 보이고, 위 규칙을 재차 위반하지도 않았다. 또한 참가인은 ‘업무 중 대화’와 ‘잦은 조퇴·결근’을 이유로 사내규정 준수 점수를 낮게 부여하였으나, 이는 객관적으로 수긍하기 어려워 감점 사유로 삼기 어렵다. 더욱이 1차 갱신평가와 비교했을 때 원고 B의 평가 점수는 (이 사건 감봉처분으로 인한 감점을 제외하면) 정성평가 부분에서만 30점에서 18점으로 하락하였다. 


(ⅳ) 참가인은 원고 B가 업무방해 및 공동주거침입 협의로 기소된 점을 들어 근로계약을 유지하기 위한 신뢰관계가 상실되었다고 주장하나, 이는 이미 근로계약 갱신이 거절된 이후의 사정이므로,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노동위원호의 구제명령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해당 구제명령에 의해 부당하다고 판정된 징계처분을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 거절사유로 삼을 수 없다는 점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는 노동위원회 구제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고,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 또는 전환 기대권에 대한 보장을 강화하는 취지로 이해됩니다.


아울러 근로자에 대한 평가가 그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평가 항목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되어야 하고, 정성평가 등 주관적 요소가 개입될 수 있는 항목의 경우에는 평가 기준과 그 결과에 대해 객관적이고 합리적 이유가 소명할 수 있도록 근거 자료를 남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대상판결은 당사자 쌍방이 모두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 계속 중입니다(사건번호 부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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