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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고용관계의 성립이 간주된 이후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와의 관계에서 사직하였더라도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직접고용간주와 관련한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본 사례

2025.07.28.

노동팀 뉴스레터 제14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대법원 2025. 6. 12. 선고 2022다166, 2022다180, 2022다173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R 회사가 생산한 전자제품의 수리, 판매, 유지보수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입니다.  피고는 협력업체들과 1년을 기간으로 매년 서비스업무계약을 체결하고, 협력업체 소속 서비스기사들로 하여금 R 제품의 수리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습니다. 


원고들은 피고와 서비스업무계약을 체결한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로서, 피고의 고객들이 요청한 R회사의 전자제품에 대한 수리를 주된 업무로 하는 내∙외근 서비스 기사들입니다.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한다고 주장하며, 고용의 의사표시 및 임금 내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직영 서비스기사들과의 임금 차액 상당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제1심은 각 협력업체가 원고들을 포함한 서비스기사들을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비스기사들로 하여금 피고의 지휘∙명령을 받아 피고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1. 12. 선고 2013가합53613, 2013가합65883, 2014가합59366 판결). 


그러나, 원심은 협력업체에 고용된 원고들이 피고 사업의 핵심 업무인 전자제품의 수리, 유지보수 업무에 관하여 피고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으면서 피고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판단하였고(서울고등법원 2022. 1. 26. 선고 2017나8816, 2017나8830, 2017나8823 판결), 대상판결도 원심의 결론을 수긍하였습니다. 원심 및 대상판결이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자파견관계의 성립을 인정한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가. 근로자파견의 판단기준에 관한 법리


원고용주가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해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즉 ①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②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③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④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⑤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이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나. 원고와 피고 간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는지(긍정)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상당한 지휘·명령] 피고는 피고의 전자시스템을 통해 원고들을 비롯한 협력업체 소속 서비스기사들에게 수리 업무를 배정하여 수행하게 하고, 피고의 매뉴얼을 통하여 피고가 정하 업무수행 방식에 따르게 하였다. 또한 피고는 원고들의 업무수행의 방식, 업무수행의 지연 등 노무 제공의 방식 자체로도 협력업체를 평가하였다. 이는 원고들에 대한 피고의 직∙간접적인 지휘∙명령의 일환으로 평가할 수 있다.


[피고 사업에의 실질적 편입 여부] 원고들의 수리 업무는 R 제품의 수리라는 피고의 사업 목적과 동일하였고, 피고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피고의 위 수리업무 물량 중 약 98%를 협력업체 서비스기사들이 처리하였다. 피고는 불법파견 이슈 제기 무렵 논란을 피하기 위해 2012년 '지점'을 없앴는데, 그 전까지 지점은 70% 이상 협력업체 내근 사무실과 함께 있었다. 또한 서비스기사들을 피고의 로고와 회사명이 새겨진 명함과 신분증을 가지고 근무하였다. 이는 원고들이 피고의 사업 목적 그 자체에 해당하는 수리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협력업체의 인사 관련 독자적 권한 여부] 협력업체는 피고가 결정한 서비스기사의 수와 업무에 소요되는 인원에 따라 소속 근로자를 고용할 수밖에 없었고, 피고는 협력업체와 사이에 이 사건 서비스업무계약에 따른 수리비 단가를 정하고 이에 따른 위탁수수료를 지급함으로써 사실상 협력업체 소속 서비스기사에 대한 급여 수준을 결정할 수 있었으며, 협력업체 소속 서비스기사들에 대한 교육도 피고가 주도하였다. 


[원고들이 맡은 업무의 구별성, 전문성∙기술성] 협력업체 소속 서비스기사들의 업무가 피고의 서비스기사들의 업무와 구분된다고 보기 어렵고, 협력업체 소속 서비스기사들이 피고의 수리 업무 대부분을 처리하였으므로, 피고가 자신의 근로자들이 맡은 업무와 구별되고 별도의 전문성∙기술성이 필요한 일부 업무를 분리하여 협력업체에 도급 내지 위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협력업체 서비스기사들은 피고가 운영하는 교육을 수료하고, 피고로부터 가전제품 교육, 안전교육 등을 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협력업체가 고유의 전문성∙기술성을 가지고 피고로부터 서비스계약 관련 업무를 도급 내지 위임받았다고 보기도 어렵다. 


[각 협력업체의 독립성 구비 여부] 대부분의 협력업체는 사장, 팀장, '셀장' 외에 별도 관리직이 없고 대부분 서비스기사들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피고는 107개 협력업체를 23개로 통·폐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하였고, 협력업체들은 내근 서비스기사 사무실을 피고로부터 사용대차하여 무상으로 사용하고, 외근 서비스기사 사무실은 직접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사용하면서 관련 비용을 모두 피고로부터 위탁비 명목으로 지급받았다.  이는 협력업체들이 도급 내지 위임을 받은 업체로서 서비스업무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인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3. 의의 및 시사점


과거 불법파견 소송이 주로 제조업 생산라인 등에서 직접적인 대면 지시가 이루어지는 현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대상판결은 전산시스템, 업무 매뉴얼 등을 통한 간접적이고 기술적인 통제 방식 역시 사용자의 '상당한 지휘·명령'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특히 대상판결은 같은 사실관계 하에서도 제1심과 원심,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결과, 파견법위반에 관한 형사판결이 각기 상이한 판단을 내렸다는 점에서(아래 표 참고), 실무상 근로자파견관계 및 불법파견 성립여부에 관한 판단이 여전히 복잡하게 작동함을 보여줍니다. 




한편, 대상판결은 (i)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의 성립이 간주된 후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에 대한 관계에서 사직하거나 해고당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원칙적으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직접고용간주와 관련된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ii)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고자 하는 의사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해당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한 대법원 법리(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7다219072 판결)에 따라, 파견 근로자가 구 파견법상의 직접고용간주 효과가 발생한 이후 협력업체에서 퇴사하였더라도 간주의 효과가 유지된다고도 판단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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