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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협약에 따른 노동조합 사무실 무상 제공 관계는 불특정 사무실을 제공하는 무명계약관계를 포함하며, 사용자가 단체협약 종료 후 새로 이전한 사옥에서 노동조합에게 사무실 제공을 거부한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2025.06.30.

노동팀 뉴스레터 제13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4. 18. 선고 2024구합52434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는 1992. 11. 24. 설립되어 상시 약 15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수입 양주도매업을 영위하는 회사입니다.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원고에 근무하는 근로자를 가입대상으로 2000. 8. 27. 설립된 노동조합으로, 조합원 수는 약 38명입니다.


원고와 참가인은 2015. 12. 3. 유효기간을 2015. 7. 1.부터 2017. 6. 30.까지로 하는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 사건 단체협약은 ‘회사는 조합에서 필요로 하는 사무실(서울 사무소 1, 이천 공장 사무소 1), 시설 및 집기, 비품, 전화, FAX, 컴퓨터 등의 이용 편의를 무상 제공한다’고 규정하고 있었으며, 부칙에서 ‘본 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었어도 갱신 체결을 위한 교섭이 진행 중일 때에는 본 협약의 효력은 새로운 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지속된다’고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이 사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2017. 6. 30. 만료된 후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단체교섭이 진행되었으나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못하였으며, 원고는 2021. 3. 24. 참가인에게 이 사건 단체협약의 해지를 통보하였고, 그로부터 6개월 후인 2021. 9. 24. 경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 제32조 제3항 단서에 따라 이 사건 단체협약이 실효되었습니다. 


원고는 2022. 11. 21. 본사 사옥을 구사옥에서 신사옥으로 이전하였고, 참가인은 그 무렵 원고에게 참가인이 구사옥에서 사용하고 있던 조합 사무실(이하 ‘기존 사무실’)을 인도하였습니다.  원고는 신사옥으로 이전한 날인 2022. 11. 21.부터 2023. 10. 30.까지 참가인에게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았으며, 2023. 10. 31. 참가인에게 ‘ㄱ’자 형태의 약 3평 넓이의 사무실(이하 ‘이 사건 사무실’)을 제공하였습니다.


참가인은 2023. 6. 16. 원고가 2022. 11. 21.부터 참가인에게 노동조합 사무실을 미제공한 행위 등 5개 행위가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습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8. 21. 참가인의 구제신청에 대하여, 원고가 2022. 11. 21.부터 판정일 현재까지 노동조합 사무실을 미제공하는 행위는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임을 인정하였으나, 그 외 원고의 행위들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거나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나머지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을 하였습니다.


참가인과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 중 각 주장이 배척된 부분에 대하여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12. 19. 원고와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습니다.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설령 이 사건 단체협약이 실효되었으며, 참가인이 원고에게 기존 사무실을 반환하였더라도 원고가 신사옥에서 참가인에게 노조사무실을 제공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고, 원고가 참가인에게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은 것이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았습니다.


가. 원고가 참가인에게 사무실을 제공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는지(긍정)


(1) 관련법리


사용자가 노동조합에게 단체협약에 따라 무상 제공하여 온 노동조합 사무실의 사용관계는 민법상 사용대차 또는 그와 유사한 무명계약관계에 해당하므로,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을 포함하는 단체협약 전체가 해지된지 6월이 경과되어 소멸하였다 하더라도 그 사유만으로 당연히 위와 같은 사용대차 목적물의 반환 사유인 사용수익의 종료 또는 사용수익에 족한 기간의 경과가 있다고 할 것은 아니어서 특히 그 반환을 허용할 특별한 사정(예컨대 기존 사무실의 면적이 과대하여 다른 공간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든지 사용자가 이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합리적인 사유가 생겼다는 등)이 있어야만 그 사무실의 명도를 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2. 3. 26. 선고 2000다3347 판결 참조).


(2) 단체협약에 따른 노동조합 사무실 무상 제공 관계는 불특정 사무실을 제공하는 무명계약관계를 포함하는지(긍정)


노동조합 사무실은 노동조합의 존립과 발전에 필요한 일상적인 업무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서 근로자의 단결권 실현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므로, 노동조합 사무실은 재산적 교환·이용가치에 중점이 있는 특정한 공간이라기보다는, 조합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규모와 설비를 갖추고, 조합업무를 수행하기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회사 사옥 내부 또는 회사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등 조합 업무에 부합하는 기능적 공간이라는 점에 중요한 특성이 있다. 위와 같은 노동조합 사무실의 특성상 그 사용관계에 관한 노사의 통상적인 의사는 특정 사무실의 사용관계로 한정되지 않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원고와 참가인 역시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조합에서 필요로 하는 사무실(서울 사무소 1개소, 이천 공장 사무소 1개소) 등을 무상 제공"한다고 하여 사무실의 규모(조합에서 필요로 하는 범위)와 위치 및 개소(원고의 서울 본사와 이천 공장에 각 1개소)만 정하였을 뿐, 원고가 참가인에게 특정한 사무실을 제공하여야 한다는 등의 방식으로 시설 편의 제공 의무를 정하지 않았다.


(3)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노동조합 사무실 사용관계 종료 여부(부정)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기존 사무실 제공에는 반환기간의 약정이 없으므로, 노동조합 사무실의 제공을 포함하는 이 사건 단체협약이 해지되어 2021. 9. 24. 실효되었다 하더라도 그 사유만으로 당연히 노동조합 사무실의 반환 사유인 사용수익의 종료 또는 사용수익에 족한 기간의 경과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참가인이 2022. 11. 21. 원고에게 기존 사무실을 인도한 것은 본사를 신사옥으로 이전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점유를 이전한 데 불과하고, 계약이나 목적물의 성질에 의한 사용 수익 종료 또는 사용 수익에 족한 기간 경과 후 원고의 해지에 따라 목적물을 반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나. 원고의 노조사무실 미제공 행위에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의사가 인정되는지(긍정) 


원고는 참가인에게 약 20년 간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해왔는데,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관계의 종료사유가 될 수 없는 본사 사옥 이전을 계기로 하여 상당기간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았고, 이러한 사무실 미제공 행위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합리적 이유가 없다.


원고의 사무실 미제공 행위로 인해 참가인은 업무수행공간이 없는 상태로 조합활동을 할 수밖에 없어 단결권이 실질적으로 침해되었다.


원고와 참가인은 이 사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된 2017. 6. 30.부터 사무실 미제공 행위가 계속된 2023. 8. 21.(이 사건 초심판정일)까지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하면서 상호 민사가처분, 형사고소,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등을 제기하는 등 갈등을 계속하였다.


다. 원고가 2023. 10. 31. 이 사건 사무실을 제공함으로써 참가인의 부당노동행위 구제이익이 소멸하였다거나 기존의 사무실 미제공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라고 판단할 수 없게 되었는지(부정)


이 사건 초심판정은 2022. 11. 21.부터 2023. 8. 21.까지 기간을 특정하여 사무실을 미제공한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하였고, 이 사건 재심판정 역시 위와 같이 기간이 특정된 이 사건 구제명령의 당부를 판단하였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이 2023. 8. 22. 이후의 노동조합 사무실 미제공 행위를 판정의 대상으로 삼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2023. 10. 31. 이후 참가인에게 이 사건 사무실을 제공한 것이 부당노동행위인지 여부는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와 무관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을 다투는 이 사건의 판단 대상이 되지 않는다.


원고가 2022. 11. 21.부터 2023. 8. 21.까지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참가인이 받은 불이익, 즉 단결권 침해는 이후에 사무실을 제공받았다고 하여 원상회복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고, 참가인으로서는 위 기간 동안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받아 사후적으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수도 있는 것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초심판정 이후에 참가인에게 사무실을 제공하였다고 하여 참가인의 구제이익이 소멸하였다거나 기존의 사무실 미제공 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게 되었다고 할 수 없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사용자가 노동조합에게 단체협약에 따라 무상 제공하여 온 노동조합 사무실의 사용관계는 특정 사무실을 제공하는 민법상 사용대차에 해당한다고 본 기존 대법원 판결(대법원 2002. 3. 26. 선고 2000다3347 판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불특정 사무실을 제공하는 무명계약관계를 포함한다는 법리를 최초로 설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하급심 판결입니다. 


다만 대상판결은 단체협약 조항을 근거로 단체협약에 따른 사용자의 노동조합에 대한 사무실 제공 의무가 ‘특정한 사무실’의 제공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단체협약이 실효되었다는 사유만으로는 당연히 노동조합 사무실의 반환 사유인 사용수익의 종료 또는 사용수익에 족한 기간의 경과가 없다고 판시하였는데, 단체협약 실효 후에도 단체협약 조항의 해석에 따른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의무를 인정하였다는 점에서는 의문점이 있습니다.


대상판결에 대하여 원고가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25누6682호) 계속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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