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부칙의 ‘건설업’에 관한 해석
2025.06.30.
노동팀 뉴스레터 제13호 (03) 노동칼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 중 중대산업재해에 관한 규정은 2024. 1. 27.부터 상시근로자 5명 이상인 사업 또는 사업장이라면 모두 적용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의 부칙 조항에 따라 상시근로자 수 50명 미만인 사업(장)이나 공사 금액 50억 원 미만의 공사에 대해 2024. 1. 26.까지 유예되던 법의 적용 범위가 위와 같이 확대된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실무에서 부칙 조항의 해석이 문제되는 이유는, 2024. 1. 27. 이전에 발생한 중대산업재해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는지가 수사 절차 또는 공판에서 계속 다퉈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부칙 제1조의 규정 가운데 '건설업'의 의미에 관해 간략하게나마 살펴보고자 한다.
1. 중대재해처벌법 부칙 제1조 제1항의 규정 및 관련 판결
중대재해처벌법 부칙 제1조 제1항은 "이 법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다만, 이 법 시행 당시 개인사업자 또는 상시근로자가 50명 미만인 사업 또는 사업장(건설업의 경우에는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의 공사)에 대해서는 공포 후 3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위의 규정 중에 '건설업의 경우'에 관한 해석이다. '건설업'의 의미를 '건설업자'로 해석한다면 건설업을 영위하지 않으면서 건설공사를 도급한 경우(예컨대 건설공사 발주자)에는 해당 부칙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반면에 '건설업'의 의미를 '건설업에서 행해지는 공사'로 해석한다면 공사 금액 50억 원 미만의 건설공사에서 발생한 중대산업재해에 대해서는 건설업을 영위하든 그렇지 않든 그 공사를 도급한 사람이나 수급한 사람 모두 부칙 조항이 적용돼 법 적용이 2024. 1. 26.까지 유예된다.
이에 관한 법원의 판결 역시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판결은 해당 부칙 조항이 "상시근로자가 50명 미만인 사업 또는 사업장" 또는 "건설업의 경우에는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의 공사"로 규정돼 있으므로, 건설업체가 아니라면 상시근로자 수 기준으로 돌아가 상시근로자 수가 50명 이상인 경우 해당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봤다(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4. 11. 27. 선고 2023고단2772 판결). 건설업의 특성상 상시근로자 수의 판단이 용이하지 않아 공사 금액을 기준으로 하지만, 건설업을 영위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상시근로자 수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다른 판결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문제되는 '당해 건설공사'의 공사대금을 기준으로 보고, 그 건설공사가 공사 금액 50억 원 미만의 일정 규모 이하라면 그 건설공사와 관련된 사건 및 관련자들에 대해 2024. 1. 26.까지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을 유예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편이 타당하다고 봤다(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25. 2. 19. 선고 2024고단484 판결). 해당 규정을 위와 같이 해석하지 않고 다른 정책적 사유 등을 들어 건설업 등록을 한 사업자 내지 건설공사를 수행하는 수급인에게만 적용된다고 보면, 죄형법정주의의 엄격해석의 원칙과 다의적 해석이 가능할 경우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해석한다는 형사법의 기본 원칙에 반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상반되는 판결이 선고되고 있어 이 문제는 결국 대법원에서 정리돼야 할 쟁점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건설업'의 의미는 아래에서 설명하는 이유로 '건설업자'의 의미로 한정되기보다 '해당 건설공사'의 의미로 해석하는 편이 타당하다고 보인다.
2. '건설업자'의 의미로 한정되지 않는 이유
첫째, 위의 통영지원 2024고단484 판결이 지적한 바와 같이,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엄격해석의 원칙과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해석한다는 형사법의 기본원칙에 입각해야 한다. 물론 '건설업'의 사전적 의미는 '건설공사를 맡아 수행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경우'이다. 그러나 부칙 조항에서 건설업의 경우에 상시근로자 수 대신에 공사 금액을 기준으로 한 것은, 위의 안산지원 2023고단2772 판결이 설시한 것처럼 건설업의 특성상 상시근로자 수의 판단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건설업자, 즉 시공사나 그로부터 공사 일부를 하도급받은 전문건설업체의 상시근로자 수가 달라질 수 있는 점을 의미하기보다 개별 건설공사에서 공사일마다 출력 인원이 달라지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의미로 단언할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그렇게 해석될 여지는 충분히 있다. 만약 건설업의 의미를 건설업을 영위하는 자로 한정해 해석하려면 법문의 규정을 그와 같이 더 좁혀서 명시했어야 하나, 부칙 조항은 단순히 건설업으로만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건설업의 의미를 건설공사를 업으로 하는 경우로 한정해 해석하는 것은, 엄격해석의 원칙과 다의적 해석이 가능한 경우에는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해석한다는 형사법의 원칙에 정면으로 반한다.
참고로 고용노동부 역시 2021. 11. 배포한 '중대재해처벌법 해설 : 중대산업재해 관련'에서 위 부칙 조항에 관해, "건설업의 경우 예외적으로 사업 또는 사업장에 갈음해 개별 건설공사를 단위로 시행일을 규정했으므로 상시근로자 수에 관계없이 공사 금액이 50억 원 이상인 건설공사는 2022. 1. 27.부터 50억 원 미만인 건설공사는 2024. 1. 27.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둘째, 해당 부칙 조항의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 중대재해처벌법위반 사건 중에 처음으로 무죄가 선고된 대구지방법원 영덕지원 2024. 10. 16. 선고 2023고단226 판결에서는, 위의 부칙 조항에 근거해 문제된 건설공사의 공사 금액이 50억 원 미만이어서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봐 무죄를 선고했다. 해당 판결은 국회 본회의 회의록을 참조해 위 부칙 조항의 취지를 '영세사업자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준비기간을 충분히 두기 위해 유예기간을 두기로 한 것'으로 봤다.
이러한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앞서 본 것처럼 건설공사의 경우 상시근로자 수가 아닌 공사 금액을 기준으로 하는 특성에 비춰 '해당 공사의 규모'를 따져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해당 건설공사의 규모와는 무관한 건설공사를 도급한 사람의 상시근로자 수를 적용해 법의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위 부칙 조항의 입법취지에도 반한다. 특히 위 규정을 건설업을 영위하는 자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하면, 같은 공사 금액이더라도 건설공사에 관한 전문성이 높아 유해·위험 요인을 사전에 인지하고 개선할 능력이 있는 건설업자에게는 오히려 법 적용이 유예되는 반면에 건설공사에 무지한 비건설업자에게는 법 적용이 유예되지 않는 불합리한 결론을 낳는다.
셋째, 중대재해처벌법령의 다른 규정과의 체계적 해석이 요구된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9호 다목은 "건설업 및 조선업의 경우 도급, 용역, 위탁 등을 받는 자의 안전·보건을 위한 공사기간 또는 건조기간에 관한 기준"을 정하고 있는데, 중대재해처벌법령 중 위 부칙 조항과 동일하게 건설업의 문언을 사용한 규정은 위 규정이 유일하다. 해당 규정의 취지는 건설공사나 선박 건조를 도급·용역·위탁받은 자가 안전하게 공사 또는 건조를 할 수 있도록 도급·용역·위탁하는 자는 지나치게 짧은 공기를 정하지 않고 적정한 공사 기간이나 건조 기간을 정하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부칙 조항의 건설업의 규정을 건설업자로 해석한다면, 위의 시행령 제4조 제9호 다목의 규정 역시 동일한 문언으로 규정돼 있으므로 건설업자에게만 적용돼야 한다. 그런데 이와 같이 해석할 경우 건설공사를 도급·용역·위탁하는 것임에도 그 도급·용역·위탁하는 자 역시 건설업자여야만 한다는 결론이 돼 위에서 본 법령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함께 규정된 '조선업의 경우' 역시 조선업자에게만 적용될 수 있다고 한다면, 정작 건조 기간을 정하는 주체인 조선업자 아닌 발주자에게는 위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입법의 미비가 발생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산업안전보건법 제69조 제1항이 건설공사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발주자의 권한과 그러한 권한의 남용으로 인한 문제점을 감안해 건설공사 발주자(건설공사를 도급하되 공사의 시공을 총괄·관리하지 않는 자로서 일반적으로 비건설업자인 경우를 상정)에게 공기 단축을 금지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위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9호 다목에서 정한 '건설업의 경우'란 건설업자가 아님에도 건설공사를 도급·용역·위탁한 경우까지를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편이 타당하다(이는 필자의 소속 회사와는 무관하게 어디까지나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임을 밝혀 둔다). 그렇다면 동일한 문언으로 건설업의 경우를 정하고 있는 위 부칙 조항 역시 건설업자에 국한되지 않는 것으로 봐야 체계적인 해석이다.
3. 결어
앞서 본 것처럼 이 쟁점에 관해서는 법원의 판결 역시 엇갈리고 있어 어느 한 쪽의 견해가 타당하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위와 같은 이유에서 건설업의 의미를 건설업을 영위하는 자로 한정해 해석하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어 보인다. 향후 상급심 법원의 판단이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 본 칼럼은 김동현 변호사가 월간노동법률 2025년 5월호에 기고한 내용을 편집한 것입니다. https://www.worklaw.co.kr/main2022/view/view.asp?bi_pidx=378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