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자료

간행물

근로자가 여러 회사에서 순차 근무하다 퇴직한 후에 폐암 등의 진단을 받은 경우, 그 진단 확정일에 가장 가까운 마지막 사업장 퇴직일 당시의 임금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이 산정되어야 한다고 본 사례

2025.05.28.

노동팀 뉴스레터 제12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3. 26. 선고 2024구단66641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는 망인 A(이하 ‘망인’)의 배우자이며, 망인은 B 광업소, C 공사 D 광업소(이하 ‘D 광업소’), E, 주식회사 F(이하 ‘F 회사’), G 건설 등 여러 업체에서 채탄, 방수 등의 작업을 수행해 왔습니다.  망인은 2010. 12. 17. ‘폐암’, 2020. 6. 10. ‘특발성 폐섬유증’, 2021. 3. 3. ‘섬유증을 동반한 기타 간질성 폐질환’(이하 합하여 ‘이 사건 각 상병’)을 각 진단받고, 2022. 3. 29. 폐렴 등으로 인한 급성호흡부전으로 사망하였습니다. 


원고는 망인이 업무상 질병으로 사망하였다고 주장하며 피고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하였고, 피고는 이 사건 각 상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하고 D 광업소를 적용사업장으로 보아 원고에 대하여 유족급여 승인 및 장의비 지급 결정 처분(이하 ‘이 사건 선행 처분’)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원고는 피고에게 평균임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적용사업장은 ‘G 건설’로 변경되어야 하고, 평균임금산정 특례 고시(고용노동부고시 제2015-77호) 제5조에 따라 퇴직 당시 평균임금이 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평균임금 정정 및 보험급여 차액 청구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2024. 6. 5.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각 상병은 모두 유해요인이 결정형 유리 규산 등 분진으로 인한 호흡기 질병이므로 「진폐 적용사업장 판단 요령 알림」에 따라 광원으로 종사한 사업장 중 최종사업장인 D 광업소를 적용사업장으로 판단함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평균임금 정정 불승인 및 보험급여 차액 부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을 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망인이 G건설에서 수행했던 방수 작업과 이 사건 각 상병 사이에도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이 사건 각 상병의 진단 확정일에 가장 가까운 마지막 사업장인 G 건설의 임금을 기초로 망인의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아,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관련 법리) 근로자가 여러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후 진폐 등 직업병 진단이 확정되어 평균임금을 산정할 때 그 기준이 되는 퇴직일은, 원칙적으로 그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들 중 직업병 진단 확정일에 가장 가까운 마지막 사업장에서 퇴직한 날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두60380 판결).


(ⅰ) 진단 시점과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직업병에 원인을 제공하지 않은 사업장에서 받은 임금을 기초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도록 한다면, 동일한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그 직업병 진단 직전에 근무한 사업장이 어디인지라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평균임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사업장이 달라질 수 있는데, 이러한 결과는 업무상 재해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라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의 목적에 어긋난다.


(ⅱ) 산재보험법은 업무상 재해와 평균임금 산정기준이 된 사업장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을 것을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산업재해보상보험 제도의 내용과 연혁 등에 비추어 볼 때, 진폐 등 직업병에 대한 적절하고 공정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려면,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을 평균임금 산정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합리적이다.


(ⅲ) 근로자가 직업병 진단일 훨씬 전에 직업병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최종 사업장을 퇴직하였더라도 산재보험법 제36조 제3항의 평균임금 증감 규정에 따라 그 퇴직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평균임금에 동일 직종 근로자의 임금변동률을 직업병 진단일까지 적용하여 최종적인 평균임금을 산정하기 때문에,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을 평균임금 산정의 기준으로 삼는다고 하여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의 보호에 미흡함이 생긴다고 볼 수는 없다.


(iv) 근로자가 직업병의 원인이 된 유해 요소에 지속적으로 노출됨에 따라 업무 능력이 저하되고 그 결과 마지막 사업장에서의 임금수준이 현저하게 낮아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임금액을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로 삼을 수 없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그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들 중 최종 사업장에서 지급받은 임금액이 근로자의 생활임금을 가장 사실대로 반영하는 것이므로, 이를 기초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이 평균임금에 따라 보험급여를 산정하도록 한 산재보험법의 취지에 부합한다.


(판단) 망인이 D 광업소에서 수행했던 채탄 작업과 이 사건 각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도 당연히 인정되지만, 아래의 점 등을 고려하면 망인이 G 건설에서 수행했던 방수 작업과 이 사건 각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ⅰ) 망인은 2001. 3. 15.부터 2003. 12. 13.까지 G 건설에서 방수 작업을 수행하며 이 사건 각 상병의 원인 물질인 ‘결정형 유리 규산’에 노출되었고, 그 기간이 약 2년 9개월로 짧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망인의 D 광업소 근무 기간인 약 8개월뿐만 아니라 총 광업소 근무 기간인 약 2년보다도 더욱 길다.


(ⅱ) 이 사건 선행 처분 당시 피고 산하 서울남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망인이 수행한 방수공 작업 과정에서 결정형 유리 규산 노출 가능성이 높고, 과거 탄광에서 작업 시 분진 노출력 등을 감안하면 이 사건 각 상병 모두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 점, 방수 작업 중 면처리 과정에서 특히 분진 노출이 많아 폐섬유증 등의 상병도 유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점, 망인의 근무력과 확인되는 작업 내용에서 결정형 유리 규산 등 유해인자 누적 노출량이 이 사건 각 상병을 일으킬 정도로 충분하여 발병과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이 사건 각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각 상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였고, 원고도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할 당시 이 사건 각 상병의 원인 물질 중의 하나로 망인이 방수 작업을 하며 노출된 다량의 결정형 유리 규산을 지목하였다.


(ⅲ) 망인은 G 건설에서 퇴직한 후 약 5년 6개월이 경과한 2009. 6. 11. 자 진폐 정밀진단에서도 ’정상‘이라는 판정 결과를 받은 바 있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근로자가 여러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후 진폐 등 직업병 진단이 확정된 경우 ‘그 평균임금 산정 시 기준이 되는 퇴직일’은 원칙적으로 그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들 중 직업병 진단 확정일에 가장 가까운 마지막 사업장에서 퇴직한 날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는 기존 대법원 판결의 법리를 재확인하였습니다(위 대법원 2018두60380 판결).  


진폐와 같이 유해 요소에 장기간 노출되어 발병하고 잠복기가 있는 직업병이 문제된 사안에서 산재보험급여를 산정할 때에는 해당 직업병의 진단 확정일을 특정하는 문제와 함께, 피재자가 근무한 복수의 사업장 중 어느 사업장이 직업병의 발병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최종 사업장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핵심 쟁점으로 부각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피재자의 직무 내용, 유해인자 노출 이력, 각 사업장의 작업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직업병의 발병 경과와의 관련성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상판결은 원고와 피고가 모두 항소하지 않아, 2025. 4. 15.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관련 업무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