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직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 혐의로 기소된 사안에서, 일용직 근로자들의 퇴직금청구권 발생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본 사례
2025.03.27.
노동팀 뉴스레터 제10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5. 2. 4. 선고 2023고단2031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물류센터의 위탁운영업체(이하 ‘A사')의 대표이사로서 인력공급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입니다. 고소인 6인은 직업소개업체를 통하여 A사와 일용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물류센터에 공급되어 일용직으로 근무한 사람들입니다.
고소인들은 피고인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였습니다. 고소인들이 일용근로계약 체결 및 종료를 반복한 총 기간과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기간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일용직 근로자인 고소인들의 퇴직금청구권 발생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특히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고소인들이 상당 기간 일용근로계약을 반복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고소인들이 A사와 체결한 근로계약은 계약서의 제목 및 내용, 임금 지급 방식 등에 비추어 일용근로계약에 해당한다. 위 근로계약서는 제목을 ‘일용직 근로계약서’로 정하고 있고, 계약기간이 근로계약일자 당일에 한정됨을 명시하고 있으며, 임금도 하루 단위로 계산하여 일당으로 지급하였다. 그 밖에 1개월을 초과하는 계속적인 근로관계를 전제로 하는 근로조건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다.
② 원칙적으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관계는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고소인들이 근로를 제공하는 날마다 개별적으로 성립하여 당일의 근로를 마치는 대로 각각 종료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③ 만약 이러한 계약관계가 매일 반복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일 단위의 일용근로계약의 체결 및 종료가 되풀이 되어 나타난 사정일 뿐이다.
다음으로, 대상판결은 예외적으로 일용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들의 근로형태가 상용근로자에 준하는 정도라면 퇴직금청구권의 발생 요건이 충족될 수 있으나, 아래와 같은 사정을 고려해 볼 때, 고소인들의 근로 형태가 상용근로자에 준하는 정도에 이르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므로, 고소인들의 일용근로계약이 상용근로자에 준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고소인들은 각 해당 일자의 일용근로계약에 따른 근로가 종료되기만 하면, (일용근로계약이 반복적으로 체결·종료되고 있는 주 또는 월간에도) 추가 시간을 활용하여 다른 회사에 지원하거나 일용직으로 근무하는 데 지장이 없었다. 실제로 고소인들 중 C, D는 A사뿐만 아니라 H사에도 근로를 제공하여 왔고, 이로 인한 불이익을 받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② 고소인들 중 일부는 A사와 일용근로계약을 반복적으로 체결·종료하던 중 개인 사정으로 수일간 근무를 하지 않았는데, 이는 상용근로자의 연차 사용과 질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직업소개업체나 A사가 예상 결근 기간이나 사유 등을 기록·관리하였다고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일용직 근로자들이 A사 또는 직업소개업체 측에 근로하지 않은 날에 대한 임금이나 각종 수당 등을 청구하였다는 자료도 없다.
③ 일용직 근로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도 직업소개업체가 장래 근로계약 체결이 보장된다는 구체적인 언동을 하지 않았다. 고소인들 역시 모집인원에 따라 물류센터에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을 인지하고 있었다.
④ 고소인들이 수행한 상품 상·하차 및 스캔 분류 작업 등 업무는 특별한 숙련도나 경험을 필요로 하지 않는 단순노무에 가깝고, 대체가능성이 매우 높은 작업에 해당한다.
⑤ A사는 근로계약 갱신 기준, 근무평정, 호봉, 경력 수당, 퇴직금 지급 등의 측면에서 일용직 근로자와 상용근로자를 비교적 분명하게 구분하여 관리하였다. A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근로자도 자신이 어떠한 직군에 소속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⑥ A사에서 반복적으로 일용근로계약을 체결·종료하던 일용직 근로자들은 해고, 사직 · 합의해지 등의 별도의 조치 없이 새로운 일용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방식만으로 근로를 종료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위 근로계약의 효력이 기간 만료로 당연히 소멸되는 것을 전제로 하였기 때문이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법원은 형식상으로는 일용직 근로자로 되어 있으나 일용관계가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어 온이른바 ‘명목상의 일용근로자’의 경우 상용근로자로 보아야 하고, 근로자가 1개월에 4, 5일 내지 15일 정도 계속해서 근무한 경우에도 상용근로자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1995. 7. 11. 선고 93다26168 전원합의체 판결 등).
대상판결은 ‘일용근로자가 상용근로자에 준하는지 여부’는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제목 및 내용, 실제 임금 지급방식, 근로자들이 수행한 업무의 형태, 회사의 운영 방식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단함으로써, 이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대상판결은 검사가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 계속 중입니다(수원지방법원 2025노1057호).
※ 본 소송은 율촌이 수행하여 승소한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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