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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법한 쟁의행위로 인한 생산량이 감소한 사정이 있더라도 이후 추가 생산을 통해 생산량을 회복한 경우에는 사용자에게 고정비용 상당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없다고 본 사례

2025.03.27.

노동팀 뉴스레터 제10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 부산고등법원 2025. 2. 6. 선고 2023나26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는 자동차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들은 원고 회사의 사내 협력업체에 소속된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지회인 A 비정규직지회(이하 ‘비정규직 지회’)와 그 소속 조합원들입니다. 


비정규직 지회는 2013. 7. 12. 원고 회사의 공장 라인을 점거하여 약 200분 이상 가량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시켰습니다(이하 ‘이 사건 쟁의행위’).  이에 원고 회사는 위법한 이 사건 쟁의행위로 인해 조업이 중단되어 고정비용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쟁의행위를 주도한 비정규직 지회 및 조합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상고심(대법원 2023. 6. 15. 선고 2018다21050 판결)에서 파기환송된 항소심의 판결입니다.  


가. 환송 전 제1심, 항소심의 판단


환송 전 제1심은 이 사건 쟁의행위가 위법하고, ‘불법쟁의행위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가 배상책임을 지는 배상액의 범위는 불법쟁의행위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모든 손해이고(대법원 1994. 3. 25. 선고 93다32828, 32835 판결 참조), 법리상 제조업체에 있어서 불법휴무로 조업을 하지 못함으로써 업체가 입는 손해에 대해서는 피해자인 회사가 증명책임을 지지만, 당해 제품에 결함 내지 하자가 있어서 판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등 특별한 사정의 간접반증이 없는 한 당해 제품이 생산되었다면 그 후 판매되어 당해 업체가 이로 인한 매출이익을 얻고 또 생산에 지출된 고정비용을 매출원가의 일부로 회수할 수 있다고 추정함이 타당하다(대법원 1993. 12. 10. 선고 93다24735 판결 등)’는 종래 대법원 판결 법리를 근거로, 피고들이 공동하여 이 사건 쟁의행위로 인하여 가동이 중단된 시간에 상응하는 고정비 상당의 손해를 공동하여 배상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울산지방법원 2017. 2. 9. 선고 2012가합6246 판결).


그리고 환송 전 항소심은 위 환송 전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인용하였습니다(부산고등법원 2018. 1. 31. 선고 2017나384 판결).


나.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한 쟁의행위가 종료된 후 제품의 특성, 생산 및 판매방식 등에 비추어 매출 감소를 초래하지 않을 정도의 상당한 기간 안에 추가 생산을 통하여 쟁의행위로 인한 부족 생산량의 전부 또는 일부가 만회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범위에서는 조업중단으로 인한 매출 감소 및 그에 따른 고정비용 상당 손해의 발생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 환송하였습니다(대법원 2023. 6. 15. 선고 2018다21050 판결).


① 종래 대법원의 추정 법리는 매출과 무관하게 일시적인 생산 차질이 있기만 하면 고정비용 상당 손해가 발생한다는 취지는 아니므로, 위법한 쟁의행위로 조업이 중단되어 생산이 감소하였더라도, 그로 인하여 매출 감소의 결과에 이르지 아니할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정이 증명되면, 고정비용 상당 손해의 발생이라는 요건사실의 추정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즉, 종래 대법원은 생산에 따른 판매 및 매출이익 발생의 추정을 복멸할 수 있는 일정한 간접반증 사유를 거시한 바 있지만(위 93다24735 판결 등 참조), 생산 감소로 인한 매출 감소 및 그에 따른 고정비용 상당 손해 발생의 추정을 복멸할 간접반증 사유도 충분히 상정해 볼 수 있다.


② 추가 생산으로 생산량을 만회한다고 하여 그에 비례하여 더 지출되지 않는 고정비용의 성격에 비추어 보면, 조업중단으로 일시적인 생산 차질이 발생하였더라도 그것이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하고, 쟁의행위가 종료 후 매출 감소를 초래하지 않을 정도의 상당한 기간 안에 추가 생산으로 부족한 생산량이 만회되었다면, 생산감소에 따라 매출감소를 주장하는 경험칙을 더 이상 적용할 수 없으므로 기존 법리의 추정이 복멸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③ 현대화된 기업환경에서 제조업체는 생산 차질에 대응해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생산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므로, 쟁의행위가 종료되고 근로자들의 참여로 쟁의행위로 인한 부족 생산량의 전부 또는 일부가 만회되면 그 전체를 살펴 손해 발생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고, 쟁의행위 종료 후 적시에 생산량을 만회함으로써 매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개연성이 있는 경우 법원으로서는 근로자에게 그러한 사정에 대하여 증명할 기회를 부여하는 등 필요한 심리를 하여야 한다.


④ 신의칙 또는 손해 부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불법행위의 피해자에게는 손해의 확대를 방지하거나 감경하기 위하여 노력할 일반적인 의무가 있는바(대법원 2003. 7. 25. 선고 2003다22912 판결 등 참조), 생산량의 회복은 손해를 경감하려는 사용자의 적절하고 합리적인 노력에 근로자들의 협력과 노동이 함께 더하여짐으로써 달성되는 것이므로 이를 오로지 사용자의 노력으로 손해가 회복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다. 대상판결(파기환송심)의 판단


대상판결은 위 대법원 2018다21050 판결의 법리에 근거하여 “이 사건 쟁의행위 이후 상당한 기간 내에 원고 회사의 생산관리체계를 통한 추가 생산으로 이 사건 쟁의행위로 인한 부족 생산량이 회복되었고, 이 사건 쟁의행위로 인하여 원고의 주장과 같은 고정비용을 회수하지 못한 손해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라고 판단하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 원고 회사는 기본적으로 고객의 주문에 따라 생산을 진행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자동차판매계약 체결부터 실제 인도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실제로 이 사건 쟁의행위로 인해 자동차판매계약이 취소되었다는 등의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②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해보면, 원고 회사의 생산관리체계를 통한 추가생산으로 이 사건 쟁의행위로 인한 부족 생산량 정도는 이 사건 쟁의행위 이후 상당한 기간 내에 회복되었다고 평가함이 타당하다.

  1.  원고 회사는 노사 합의에 따라 미리 설정된 범위 내에서 생산량이나 생산속도를 탄력적으로 조절하여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고, 이 사건 쟁의행위 직후에 노동조합과 추가 근무시간 운영 등에 대해 논의하였다. 
  2.  이 사건 쟁의행위로 인한 가동 중단 시간은 2012년 가동 계획시간의 0.1%에도 미치지 않는다.
  3.  이 사건 쟁의행위가 발생했던 2012. 8.경의 부족 생산량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4.  이 사건 쟁의행위가 발생한 공장에서는 2012년 연간 계획 생산량을 상회하는 자동차가 생산되었고, 특히 이 사건 쟁의행위 이후인 10~12월에는 월간 계획 생산량보다 많은 자동차가 생산되었다. 


③ 원고는 ‘원고 회사의 생산관리체계를 통한 부족 생산량 회복은 고정비용 상당의 손해 추정을 복멸할 사유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생산량 증가 등에 관한 별도의 노사 합의가 없었더라도, 이 사건 쟁의행위로 인한 부족 생산량 정도의 추가 생산 여력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  원고는 추가 생산이 이 사건 쟁의행위에 참여한 비정규직 근로자들만의 추가 근무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쟁의행위에 참여한 비정규직 근로자들만에 의한 추가 생산이나 부족 생산량 회복은 상정하기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원고 회사의 생산관리체계를 통해 부족 생산량이 회복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온전히 사용자인 원고 회사의 노력으로 인한 것으로만 볼 수는 없다.
  3.  원고가 추가 생산을 위해 발생한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 등 일종의 적극적 손해를 추가 지출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추가 생산을 통한 부족 생산량 회복을 부정하고 고정비용 상당의 손해 발생 추정을 계속 유지할 수는 없다.


3. 의의 및 시사점


위법한 쟁의행위로 인해 조업이 중단됨으로써 사용자가 입는 손해에는 매출이익을 상실하는 손해와 고정비용을 회수하지 못하는 손해가 있는데, 이중 고정비용에 관한 손해에 대하여 대법원은 위 2018다21050 판결을 통해 조업 중단이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경우 그에 따른 고정비용 상당의 손해 발생을 추정하는 기존의 법리를 유지하면서도, 쟁의행위 후 추가 생산을 통해 부족 생산량이 만회되는 경우에는 매출 감소 및 고정비 상당 손해발생의 추정을 인정할 수 없다는 새로운 법리를 제시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은 새로운 대법원 법리에 기초하여 실제로 사용자의 생산 중단의 정도, 쟁의행위 이후의 생산량 상승 정도 등을 살펴, 고정비용의 손해 발생 여부를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다만 위 대법원 법리는 생산 차질에 불구하고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생산관리체계가 구축되어 있는 현대 제조업체의 특성, 자동차와 같이 예약판매방식으로 판매되거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에 있어 생산이 다소 지연되더라도 매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 개연성이 있는 원고 회사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였으므로, 이러한 대법원의 추정 복멸의 법리가 제조업 이외의 산업 분야나 시장지배적 위치에 있는 않은 일반 제조업체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에 향후 쟁의행위로 인한 고정비 상당 손해배상이 문제되는 사안에서 법원이 어떠한 판단을 내리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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