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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근로자와 동종·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사용사업주의 근로자가 없는 경우, 법원이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가 합리적으로 정하였을 근로조건을 정할 수 있다고 본 사례

2025.03.27.

노동팀 뉴스레터 제10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대법원 2025. 2. 13. 선고 2021다245542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한국도로공사법에 따라 도로의 설치·관리와 그 밖에 이와 관련된 사업을 위해 설립된 법인입니다.  원고 A, B는 피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외주업체에 고용되었고, 원고 C는 사업자등록을 한 개인사업자로서 피고와 직접 용역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들은 피고의 지사에서 상황실 보조, 당직 등(이하 위 업무를 통틀어 '상황실 보조', 위 업무를 수행한 사람들을 '상황실 보조원')의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원고 C는 용역계약이 종료된 후 용역업체에 소속되어 동일한 업무를 계속 수행하였습니다).


원고 A, B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이하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의하여 피고가 위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피고의 고용의 의사표시를, 원고 C는 피고의 근로자라고 주장하며 근로자 지위 확인을 각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아울러 원고들은 피고의 취업규칙 등에 의한 기본급 및 수당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2. 판결 요지


제1심은 원고 A, B가 피고에게 파견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피고가 파견법에 따라 위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고, 원고 C가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원고들에게는 피고의 현장직직원관리예규(이하 ‘이 사건 예규’) 중 ‘조무원’의 근로조건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19. 2. 15. 선고 2018가합15638 판결).  원심도 원고들의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의 인용액을 확대하는 것 외에는, 1심과 결론을 같이하였습니다(대구고등원 2021. 5. 26. 선고 2019나21690 판결


그러나, 대상판결은 원고들이 피고와 근로자파견 관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 부분은 그대로 수긍하면서도,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에게 적용할 근로조건에 대한 원심의 판단 부분이 위법하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취소하고 이를 파기환송하였습니다.


(법리)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은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해당 파견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이하 동종·유사 업무 근로자)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에 따르고(제1호), 동종·유사 업무 근로자가 없는 경우에는 해당 파견근로자의 기존 근로조건의 수준보다 저하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2호).  파견법에 따라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하였는데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동종·유사 업무 근로자가 없는 경우에는 기존 근로조건을 하회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가 자치적으로 근로조건을 형성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사용사업주가 근로자파견관계를 부인하는 등으로 인하여 자치적으로 근로조건을 형성하지 못한 경우에는 법원은 개별적인 사안에서 근로의 내용과 가치, 사용사업주의 근로조건 체계(고용형태나 직군에 따른 임금체계 등), 파견법의 입법 목적, 공평의 관념, 사용사업주가 직접 고용한 다른 파견근로자가 있다면 그 근로자에게 적용한 근로조건의 내용 등을 종합하여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가 합리적으로 정하였을 근로조건을 적용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파견근로자에게 적용될 근로조건을 정하는 것은 본래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가 자치적으로 형성했어야 하는 근로조건을 법원이 정하는 것이므로 한쪽 당사자가 의도하지 아니하는 근로조건을 불합리하게 강요하는 것이 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하더라도 파견근로자에게 적용할 적정한 근로조건을 찾을 수 없다면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 제2호에 따라 기존 근로조건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24. 3. 12. 선고 2019다222829, 222836 판결 참조).


② 조무원은 피고의 현장직군의 하위 직종 중 하나인데, 조무원으로 근무하는 근로자 중에 원고들과 동종·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③ 이 사건 예규는 경비원을 조무원의 한 유형으로 분류하고, 별표 6에서 “경비원(당직보조자 포함)”이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경비원이 실제 존재하였는지, 이들이 담당한 업무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는지 기록상 알 수 없고, 위 별표 6의 문구는 경비원의 임금을 다른 조무원과 달리 정한다는 취지이므로, 위 문구만으로 조무원의 기본급표가 상황실 보조원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다.


④ 상황실 보조원은 그 수행 업무의 특성상 적지 않은 야간·연장·휴일근로를 하여야 하는데, 이와 같은 형태로 근무하는 피고 조무원이 있는지는 기록상 확인할 수 없다.  그리고 근무형태가 서로 상이한 조무원과 상황실 보조원의 노동강도가 동일하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업무 내용상 상황실 보조원의 근로의 가치가 피고의 조무원의 그것과 같거나 그보다 높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⑤ 이러한 업무 내용, 근로의 가치, 근무형태, 임금구조의 차이에 비추어 보면, 파견법의 입법 목적과 공평의 관념을 고려하더라도, 합리적인 사용자가 원고들을 직접 고용하였다면 원고들에게 이 사건 예규 중 조무원의 근로조건을 그대로 적용하는 데 동의하였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⑥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예규에 '경비원'이 기재된 경위, 상황실 보조원의 근무형태의 특수성, 상황실 보조원과 조무원의 노동강도의 차이 등을 구체적으로 심리하여 이 사건 예규 중 조무원의 근로조건을 원고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하고, 만일 이 근로조건을 적용할 수 없다고 본다면 원고들의 기존 근로조건의 수준보다 낮지 아니함을 전제로 피고가 상황실 보조원을 직접고용하면서 합의한 근로조건이나 그 밖에 다른 적합한 근로조건이 있는지, 그 근로조건을 원고들과 피고가 합리적으로 정하였을 근로조건으로 볼 수 있는지 등을 심리 · 판단하였어야 하며, 그렇게 하여도 적용할 적정한 근로조건을 찾을 수 없다면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 제2호에 따라 기존 근로조건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 의무 이행 시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 결정 방법에 관하여, 법원이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가 합리적으로 정하였을 근로조건을 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최근 법리를 재확인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원청과 하청 근로자가 파견관계로 판단되는 경우, 원청의 사업장에 하청 근로자와 동종·유사 업무 근로자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원청은 기존 근로조건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정하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예상치 못한 재정적 부담을 안게 될 수 있습니다.  이에 원청인 회사는 하청 근로자들의 업무 실태를 점검하고, 원청과 하청의 업무와 근로조건이 보다 명확히 구분될 수 있도록 원 · 하청 간의 업무의 범위, 각 업무별 급여 조건 등에 관한 체계를 정비하는 등으로, 불법파견의 위험성을 예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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