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정통상임금의 800%를 일정 주기로 분할하여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상여금은 재직조건에도 불구하고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2025.03.27.
노동팀 뉴스레터 제10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대법원 2025. 1. 23. 선고 2019다205879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선박 및 해양플랜트를 설계 ∙ 제작 ∙ 시공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진해공장에서 근무하거나 퇴직한 근로자들입니다.
피고 회사는 단체협약, 급여규정에서 정한 바에 따라 기본급과 직책수당, 가족수당, 복지수당 등 각종 수당(이하 ‘이 사건 고정수당’)을 기초로 ‘약정통상임금’을 산정하고, 이 약정통상임금을 통상시급 산정 기준시간으로 정한 240시간으로 나누어 ‘약정통상시급’을 산정하였습니다.
한편 피고 회사가 원고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한 노동조합 지회(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와 체결한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은 약정통상임금의 800%를 산정기준일(2월, 4월, 6월, 8월, 10월, 12월에는 해당월의 말일, 설과 추석에는 해당일 10일 전)에 각 100%씩 상여금으로 지급하도록 규정하였습니다(이하 ‘이 사건 상여금’). 다만, 이 사건 상여금은 ‘현재 재직자에게는 경력사원으로 2개월 이상 근속한 자, 경력사원으로 2개월 미만 근속한 자, 수습사원 등으로 구분하여 차등 지급되고, 인사대기자에게는 지급되지 않으며, 산정기준일 기준 복직자, 정직만료자, 보직발령자에게는 근무일수에 따라 일할하여 지급되도록 정해져 있었습니다(이하 ‘이 사건 재직조건’). 이에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상여금을 제외한 기본급, 이 사건 고정수당만을 기초로 약정통상임금을 산정하고, 이 약정통상임금에 따라 원고들에게 연장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지급하였습니다.
그러자 원고들은 (1) 이 사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상여금을 반영하여 약정통상임금이 산정되어야 하고, (2)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은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이하 ‘근로의제시간’)을 제외한 소정근로시간의 합계만을 고려하여 산정되어야 하며, (3) 휴일근로는 그 자체로서 연장근로에 해당하므로 휴일근로할증 50% 외에 별도의 연장근로할증 50%를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기초로 재산정한 연장·휴일 근로수당 및 연차휴가수당 등의 법정수당(이하 ‘이 사건 법정수당’)과 퇴직금 차액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제1심은, (i) ‘이 사건 상여금’은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하기로 정해져 있는 것으로서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라고 보기 어렵고, 그 지급조건의 성취 여부가 불확실하여 고정성도 결여된 것이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나아가 원고들이 이 사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연장근로수당 등의 추가 지급을 구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ii) 또한 ‘통상시급 산정 기준시간’에 관해서는 이 사건 고정수당에 근로기준법과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정한 유급휴일 임금도 포함되므로, 근로의제시간을 포함한 총 근로시간 수를 기준으로 통상시급을 산정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iii) 다만, ‘휴일근로’에 관하여는 휴일근로할증 50% 외에 별도의 연장근로할증 50%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창원지방법원 2016. 11. 17. 선고 2013가합4852 판결).
원심 판결은 원고들의 소 일부 취하에 따라 실효된 부분을 제외하고, 제1심판결의 결론이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부산고등법원(창원) 2018. 12. 13. 선고 2017나20077 판결).
그러나 대상판결은 이 사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 (법리) 통상임금은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한 임금을 말한다.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면 그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도록 정해진 임금은 그에 부가된 조건의 존부나 성취 가능성과 관계없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임금에 부가된 조건은 해당 임금의 객관적 성질을 실질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에서 소정근로 대가성이나 정기성, 일률성을 부정하는 요소 중 하나로 고려될 수는 있지만, 단지 조건의 성취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사정만으로 통상임금성이 부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통상임금은 실근로와 구별되는 소정근로의 가치를 반영하는 도구개념이므로, 계속적인 소정근로의 제공이 전제된 근로관계를 기초로 산정하여야 한다. 근로자가 재직하는 것은 근로계약에 따라 소정근로를 제공하기 위한 당연한 전제이다. ‘퇴직’은 정년의 도래, 사망, 해고 등과 함께 근로관계를 종료시켜 실근로의 제공을 방해하는 장애사유일 뿐, 근로자와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에 제공하기로 정한 근로의 대가와는 개념상 아무런 관련이 없다. 따라서 어떠한 임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부가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임금의 소정근로 대가성이나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0다247190 전원합의체 판결).
② 이 사건 단체협약은 이 사건 상여금에 관하여 약정통상임금의 800%를 산정기준일(2월, 4월, 6월, 8월, 10월, 12월에는 해당월의 말일, 설과 추석에는 해당일 10일 전)에 각 100%씩 지급하도록 정하였고, 그 지급조건으로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일 것’이라는 자격요건을 부가하고 있는바, 이에 대해 노사 양측 사이에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가 이루어졌거나 그러한 관행이 확립된 사실을 알 수 있다.
③ 약정통상임금의 800%를 일정주기로 분할하여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이 사건 상여금은 재직조건에도 불구하고 소정 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고정성을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로 전제하여 이 사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에는 통상임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최근 새로운 통상임금 법리를 제시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0다247190 전원합의체 판결)의 후속 판례 중 하나입니다.
다만, 통상임금의 법리와 별개로, 제1심과 원심은 피고의 신의칙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들이 이 사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연장근로수당 등의 추가 지급을 구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과거 대법원이 재직조건이 부가된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을 부정하고 근로자의 추가 법정수당청구가 신의칙에 위배되어 제한되는 요건을 제시한 바 있는데(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위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에 따라 피고의 신의칙 주장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그런데, 대상판결은 최근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을 긍정하면서도 신의칙 위배 여부에 대해서는 전혀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신의칙 위배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계속 중인 파기환송심[부산고등법원(창원) 2025나10329호] 사건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향후 재판부의 판단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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